<걱정말아요 / 2015 / 디지털>
42번째 겨울을 보냈고, 43번째 겨울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어느 지인은 말했습니다.
“당신은 앞으로 얼마나 많은 봄을 만날 수 있을까요?”
앞으로 이 겨울도 얼마나 남아있을까요?
참 많이 남았을 것 같았는데 몇 번 남았을까 생각하니 이 겨울 참 추워서 밉다가도 미워할 수가 없습니다.
2017년을 돌아봅니다.
그 어느 때보다 고마운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몇 년간 홀로 그림과 대화했다가 나를 찾아오는 사람손님들이 조금씩 생겼습니다.
홀로 그림과 대화하며 깨달은 것은 사람이 그립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를 찾아오는 그 손님들이 더 고마울 수 있었습니다.
오지의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처럼, 제 마음 속에서도 그들에게 무엇을 하나 더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더 들었습니다.
일부러 나를 찾아준 사람에게 고맙고, 그 사람의 소중한 시간에 좋은 추억 하나를 선물로 줄 수 있는 것이 고맙습니다.
<A man singing the world of fantasy / 2009 / 캔버스에 아크릴>
기타선생님과 어느날 가게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마침 가게 주인이 생일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저녁을 먹고 계산하고 문밖을 나서려는데 기타선생님께서 갑자기 멈춰 제 기타를 빌려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가게를 다시 들어가서 생신 축하드린다며 한곡 연주합니다. 주인식구들은 너무나 기뻐했습니다. 3곡의 연주로 갑자기 공간은 흥겨움으로 가득해졌습니다. 좋은 추억만큼 값진 선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 스승을 보며 저 또한 인생의 선물 하나를 받습니다.
와인 소믈리에 형님을 따라 찾아간 와인집에서 사장님과 사모님 스케치를 해주었을 때 그들 또한 소중하게 가게 한편에 그 그림을 장식해두었습니다. 좋은 추억 하나가 장식되었습니다.
<혼자 오셨나요 / 2016 / 종이에 아크릴>
만남은 서로를 바라보는 마음일 것입니다.
당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조심스럽게 알아가는 일...
<adieu 2017, welcome 2018 / 2017 / 디지털>
그리고 늘 내 곁에 있어준 고마운 사람, HJ에게 ‘사랑한다’고 전합니다.
말을 하지 않지만 그녀의 눈빛에서
“당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늘 생각하고 있어요.”
라는 말이 느껴집니다.
그럼 저 또한 같은 눈빛이 되어 바라보게 됩니다.
다가올 2018년에 바라는 게 있다면 2018년 또한 내가, 그리고 내가 가진 고마운 재능이 누군가의 좋은 추억으로 존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7. 12. 22
-jeongjongh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