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블루 스카이 Aug 03. 2024

고립을 당하다

섬도 아닌데…

그래도 아는 사람이 하나는 있어야지. 둘 다 쌩 초짜니 청소만 한 것 같다. 첨부터 끝까지.

 바닥을 깔기 전에 청소를 하란다. 바닥에 이 물질이 있으면 잘 안 붙고 튀어 올라와서 안된다고 하며. 그래서 청소를 했다 쓸고 불고 쓸고 불고 그리고 마지막엔 청소기로. 그렇게 청소하고 검사를 받고 또 한 번 청소기로. 그렇게 청소를 했다 이게 바닥을 깔라고 하는 건지 걍 청소를 시키는지 모를 만큼 아주 많이.

 그렇게 Okay를 받고 남편은 접착제를 발랐다. 접착제를 바르고 바로 붙이는 게 아니라 꾸덕꾸덕 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붙여야 잘 붙고 잘 안 떨어진다고 해서 꾸덕해지길 기다렸다. 그리곤 이렇게 붙이라고 몇 장을 붙이더니 남편은 또 접착제를 바른다. 바닥재와 나를 남겨두고 바르고 또 바르고. 그렇게 계속 바르고는 꾸덕해지면 붙이라고 말하고 사라졌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랑 바닥재만 덩그러니.

나만 고립시켜 놓고 한컷을 찍곤 웃음만 남기고 유유히 사라짐.

검은 동그라미처럼 붙여야 한단다. 그래야 붙여 놓으면 이쁘고 잘 붙어 있는다고. 맞는 말이겠지?. 그리고 2번은 금방 접착제를 바른 곳

1번은 그 접착제가 말라 꾸덕해진 곳

색이 다르다. 느낌도 다르다.

1번처럼 되면 바닥재를 붙여야 한다. 검은 동그라미처럼 계단모양으로. 자르는 건 쉽다. 칼로 쓱 그어 구부리면 똑하고 잘린다.

 언능 붙여야 이곳을 벗어날 수 있다. 부지런히 최선을 다해서 하면 곧 곧 곧 나갈 수 있으리라. 암 생각도 없다 그저 붙이고 자르고 붙이고 또 자르고 붙이고.

 쌩 초짜임이 여기서 드러났다. 너무 많이 접착제를 발라 그들이 다 위로 밀려 올라온 것이다. 붙이는 시간보다 닦아 내는 시간이 더 길다. 그렇게 이곳을 벗어날 시간은 늘어만 간다. 바지 무릎과 장갑 낀 손과 양말 신은 발 모두가 접착제로 찐득거린다. 찐득거림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붙이고 바로 밀려 올라온 접착제를 닦아내야 한다. 그렇게 나는 붙인 건지 닦은 건지 모를 작업을 계속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그렇게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우야둥둥 끝이 보인다. 어서 이곳을 벗어나자.  아자아자~~

이전 06화 폭풍전야는 정말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