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의 연금술사, 예전에 어렸을 때 손바닥 치면서 자주 따라 하곤 했습니다. 등가 교환의 법칙이라는 말이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으면서 무언가 멋있어 보이는 말이니 따라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막 내뱉어 보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제는 그때보다 몸도 머리도 어른이 되었고, 지금 다시 접한 등가 교환의 법칙이라는 단어는 꽤 함축적인 단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무겁게 들리는 단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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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애매한 것을 놓는 것.
단순히 하나를 포기한다고 하면 그냥 포기하면 되지 싶지만, 대게 포기의 상황에서 우리가 고민하게 되는 이유는 내가 가진 것 중에 매력적인 것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겠죠. 나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예를 들어 애매한 능력 같은 것이 그렇겠습니다. 객관적으로 타인보다 잘하는 능력인 것 같기는 한데 그렇다고 이걸 밀고 나가자니 뭔가 애매한 능력. 이런 능력을 포기하자니 아깝지만 그렇다고 계속 갖고 가자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으로는 앞으로 이 능력이 발전될 지 아니면 그 자리일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잡고 나가는 것이 있겠고, 두 번째 방법으로는 그냥 놓아버리는 거죠. 딱 여기까지인 능력인가 보다 아쉽고, 내가 투자한 돈도 많지만 어쩌겠어 하고 놓아버리는 겁니다. 단순히 놓아버리는 것이기에 두 번째 방법이 쉽겠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막상 해보면 어렵고 절대 한 번에 놓이지 않습니다. 열정적으로 짝사랑했던 누군가를 단번에 잊어버리지 못했던 그 날들처럼, 무언가 다시 찾아보게 되고 다시 건드려보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출처 : 네이버 블로그 블루 페이지
2. 애매한 그것을 대체할 새로운 선택
그만두어야 겠다라고 생각하면 그것을 대체할 다른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애매한 대상으로 돌아가지 않게 됩니다. 마치 엘릭 형제가 어머니의 인체 연성에 실패한 이후, 형인 에드워드가 다시 어머니를 되살리는 행동을 하지 않는 대신 동생의 몸을 되돌리겠다는 결심을 하고 여행을 하는 것처럼요. 동생의 몸을 되찾을 수 있는 현자의 돌이 에드워드에게는 어머니라는 강력한 목표를 대체해줄 선택이었던 셈이죠.
물론 새로 한 선택이 이전의 목표만큼 나를 완전히 충족시키기는 어렵습니다, 어머니의 따뜻한 미소를 기대했던 엘릭 형제에게 그것을 대체할만한 것을 찾기란 쉽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결국 형제는 대체할 대상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현자의 돌을 찾으러 떠난 여행길에서 만나게 된 인연들을 통해서 말이죠.
출처 : 투디갤
3. 새로운 인연을 선택한 에드워드 형제
인체 연성을 하는 과정에서 잃은 팔다리를 오토메일이라는 기계 의수로 대체하게 되면서 엘릭 형제는 윈니 가족과 인연을 맺게 됩니다. 현자의 돌을 효과적으로 찾기 위해 국가 연금술사가 된 형은 직장 안에서 로이 머스탱, 휴즈, 호크아이와 알게 되기도 하죠. 또 연금술 실력을 쌓기 위해 이즈미 부부 밑으로 들어가 수련을 하게 되면서, 부모의 존재를 대신 느끼기도 하죠.
삶을 지속하게 된 동기가 다소 슬프긴 해서 '덕분에'라는 단어를 쓰기 모호하긴 하지만, 그래도 과거의 슬픈 사건 덕분에 에드워드 형제는 자신들을 끔찍이 생각해주는 인연들을 만나게 됩니다. 마치 어머니라는 존재를 포기한 대신 그 만큼의 따뜻함의 양을 여러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보상받은 것처럼 보여요.
선택을 거듭해나가면서 삶의 소중한 가치를 하나씩 깨달아 나간 엘릭 형제. 이 형제와 비슷한 대상이 바로 어린 왕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출처 : YES24
4. 어린 왕자는 선택과 포기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어린 왕자는 다른 행성은 어떻게 사나 궁금해서 행성 여행을 시작했죠. 때로는 고독한 왕을 만나고, 또 어떨 때는 술주정뱅이, 사람들의 박수를 요구하는 예능인 등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러다 더 알고 싶다는 호기심에 자신이 살던 곳을 포기하는 선택을 하고 지구로 내려오게 됩니다.
그 이후에도 선택의 순간들은 계속되었습니다. 길들임의 개념을 알려준 여우와 관계 맺기를 선택하고, 이후에는 헤어짐을 다시 선택합니다. 장미가 만발한 들판에서 어린 왕자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장미가 아닌, 자신의 행성에 핀 단 한 송이의 장미를 가치 있게 생각하기로 선택하죠. 그리고 결말마저도, 더는 비행기 조종사와 함께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별로 돌아가는 선택을 합니다.
어린 왕자의 이야기가 아름답게 느껴지고 지금에도 여운을 가질 수 있는 건 이런 선택과 포기가 여러 상황에 걸쳐 포개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만약에 어린 왕자가 자기 별로 안 돌아갔으면 결말이 지지부진했을 겁니다. 감동이 없었을 거에요. 그리고 어린 왕자라는 존재가 이렇게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았을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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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티스토리 한량총수
5. 포기했기에 포기한 대상이 가치 있게 느껴지는 것이다.
새삼 이런 생각도 드네요, 내가 포기 했던 그 일이 또는 그 사람이 혹은 그 재능이 포기했기에 가치를 지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요. 만약에 내가 포기하지 않고 그것들을 계속 잡고 갔다면 이만큼 그 대상을 생각하고 아쉬워할 일은 없었을 거에요. 모든 것은 끝이 있기에 아름답다는 말이 이런 의미일까요, 끝이 있기에 우리는 그 대상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내 안에서 다시 그 대상을 떠올리게 되나 봅니다. 그리고 그 대상은 내 안에서 다시 태어나고요.
포기 또한 선택입니다. 포기는 우리가 선택한 것을 빛나게 해줍니다. 포기라는 선택을 하는 순간 우리는 무척 힘들고 괴롭습니다만, 그 이후에 맞이하게 될 새로운 순간들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포기는 즐거운 것, 그리고 기대라는 동전의 뒷면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