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시간에 당황하지 않고

회복의 시간을 즐기는 방법

by 그유정

7살 첫째 아이가 감기에 걸렸다. 한파가 아이를 제대로 꽉 안았다. 원래 아이는 만 6세가 넘어가니 면역이 꽤 강해져 가뭄에 콩 나듯 아팠다.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니 아이가 마지막으로 아팠던 시기는 작년 8월이었다. 5개월 만에 아픈 것이니 오랜만(?)에 아프긴 한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들과는 달리 정말 자주 아프다. 걸리는 병들도 폐렴, 독감, 장염 등과 같이 아주 지독하다.


부모님들은 다들 아프면서 크는 것이라고 너무 마음 쓰지 말라고 하신다. 하지만 열이나 눈이 뜨거워져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내 심장도 뜨거워져 가슴이 미어지고 미어진다.


그래도 강해져야 한다! 나는 두 아이의 엄마이고 수많은 아이들의 아픔과 싸웠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옛 명언이 있다. 아이들의 아픔을 즐길 수는 없지만 아이들이 아픔을 회복하는 그 시간은 즐겨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일단, 아이들이 아프면 아이와 나의 시간은 그대로 멈춰버린다. 세상의 시간은 똑딱똑딱 속절없이 흘러가버리지만 말이다.


그럼 우리는 멈춰버린 세상을 최대한 즐겨야 한다. 아이는 유치원에 갈 필요가 없다. 그리고 유튜브도 훨씬 더 자주 볼 수 있다. 달콤한 간식도 많이 먹을 수 있다.


나도 덩달아 시간을 멈춘다. 아이가 아프니 집안일을 좀 소홀히 해도 된다. 아이가 유튜브를 볼 때 옆에서 책을 읽거나 눈을 감고 누워 쉴 수도 있다. 그리고 간식도 같이 더 많이 먹는다(?) 아픈 아이를 집중해서 돌보려면 정말 많은 당이 필요하다. 진짜 그렇다고 한다. (EBS 채널, 호기심 딱지에서 봤다.)


아이가 언제까지 열이 날지 너무 걱정이 되어 불안감에 휩싸이려 할 때면, 초콜릿을 꺼내와 아이와 나눠먹는다.

“아플 땐 뭐든 잘 먹어야 한대. 목 아프니 녹여먹어 보자.” 달콤한 초콜릿과 함께 나의 불안도 꿀꺽 삼켜버린다.


열이 나 힘들어 침대에 누워있는 아이 옆에 나도 같이 눕는다. 누워서 거실에 흩뿌려진 장난감들을 흐린 눈으로 바라본다. 아- 어쩔 수가 없다. 아이를 챙기려면 나도 지금은 같이 누워 에너지를 충전해야 한다. 푹신한 침대와 말랑한 아이의 손이 포근하다.


누워서 부지런히 돌고 있는 시계의 초침을 바라본다. 나와 아이는 이렇게 멈추어 회복에 집중하고 있지만 시계는 열심히 돌고 있다.


얼른 아이가 좋아져서 나도 아이도 저 시계처럼 또 세상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야지. 지금은 달콤한 간식과 따뜻한 이불속에서 이 회복의 시간을 즐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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