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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James Jul 29. 2024

옷 갈아입기에 대해 써라

2024.7.29.


의식주.

입는 것과

먹는 것과

사는 곳.

살면서 꼭 필요한

3가지라고 한다.

'식'과 '주'는 인정,

그런데 '의'는 비교적

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살다 보니 왜 '의'가 필수품에

포함되었는지 조금씩 알게 됐다.


옷을 입고 있는가.

대개 그럴 것이다.

옷은 왜 입을까.

몸을 보호하고

더위나 추위를 줄여준다.

맞다. 그뿐인가.

멋을 내고 체형을 보완해 준다.

소속과 지위도 드러낸다.

옷은 때와 장소에 따라

맞춰 입는 약속이고

갖춰 입는 격식이다.


옷은 기본적 기능과

사회적 기능을 갖는다.

전자는 당연히 중요하고

후자는 역시 중요하다.

기본적 기능은

몸을 보호하고 활동을 돕는다.

계절과 환경에 따라 입는 옷이 달라진다.

수영장에서는 정장이 아닌 수영복을 입듯,

한여름에 패딩을 입지 않는 것처럼.

사회적 기능은 뭘까.

우리가 외딴 무인도에서

혼자만 평생 사는 게 아니라면

살면서 사회적 기능은

그 가치의 무게가 더해진다.

공식 석상에서 잠옷이나 내복만

입지 않는 것처럼.

여기엔 '태도'가 깊이 연관된다.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기분이 바뀌고 자세가 달라진다.

외출할 때는 상황에 맞는 옷을 입고

집에 오면 편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옷이란 삶의 새로운 부분으로

들어가고 나가는

관문이자 과정이 된다.


우리는 살면서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한다.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도 한다.

사실 산다는 건 쉽지 않다.

마음대로 되거나

마음껏 하지 못할 때도 많다.

기분이 처지고 의욕이 가라앉기도 한다.

그럴 때 옷을 한번 갈아입어 볼까.

대단치 않아 보여도

모양새가 바뀌면 달라 보인다.

동작을 달리하고 관점을 새로이 한다.

쇼핑 목록에 옷이 빠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삶은 소중하다.

선물 같은 내 인생에게,

함부로 하지 않고

매너를 갖춰 친절해지는 일,

옷 갈아입기가 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살다 보면 아프고 힘든 일이 생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짜증도 나고 화도 폭발한다.

그런데 한 가지는 분명하다.

생로병사를 피할 수 없듯,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일어나 버린, 지나가 버린,

흘러가 버린 일을 돌이키려

애쓰기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노력하면 어떨까.

이제는 슬픔의 누더기를 벗고

기쁨의 나들이 옷을 입어보자.

갇힌 어둠에서 밝은 내일로

한걸음 길을 나서보자.

옷 갈아입기, 어쩌면 이 작은 행동이

흐린 밤의 음악회에서 울려 퍼지는

희망의 찬가가 될지도 모른다.

오늘은 뭘 입을까.

모두 힘내자.


옷 갈아입기에 대해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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