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친절한 James Dec 16. 2023

꼭 기억할 일을 써라

2023.12.16.


"아, 맞다... 깜빡했네."

미안한 당혹감을 응시하는 실망스러운 눈빛. 

또 잊었군. 왜 그럴까. 

까먹지 말고 제발 기억 좀 하자!

또 스스로에게 당부하는 헛말이 되었다. 


살다 보면 망각해선 안될 일이 있다. 

꼭 기억해야 하는 일, 무엇이 있을까. 

우선 기념일이 떠오른다. 

생일이나 기일처럼 생명의 처음과 끝을 기리기도, 

연애나 결혼처럼 만남의 시작을 기념하기도 한다. 

이런 걸 '개인적 기념일'이라 불러도 좋겠다. 

기념일은 인간관계에서만 한정되지는 않는다. 

각종 운동, 수립, 창립 등의 행사 기념일도 있다. 

그럼 이런 건 '공식적 기념일'이라 해도 되겠지. 

거국적인 날, 이른바 '빨간 날'은 잘 잊지 않는다. 


그렇다기보다 달력에 표시가 있고

누군가가 말해 주니까 아는 것 같은데. 

그럼 다른 기념일도 알림 설정을 해 두면 좋겠다. 

스마트폰 달력에 입력하고 '매년 반복'으로 저장한다. 

디데이 앱도 설치해 날짜를 등록해 둔다. 

그래도 몰라 노트에도 따로 적어둔다. 

이만하면 됐나? 한 가지 더 있다. 

매일 쓰는 숫자로 활용하기다. 

현관문 도어록 비밀번호는 뭐가 좋을까. 

내 삶에서 당신을 처음 만난 날, 

그리고 그대에게 처음으로 고백한 날,

이 두 날이 좋겠다. 출입카드만 쓰다 보면

잊어버릴 수도 있으니 가끔은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줘야지. 추억을 함께 소환하면서 말이야. 


인간은 실수를 통해 배운다는데

실수에서 교훈을 얻고 이를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사람은 잘 바뀌지 않는 존재라지만 

변해야 할 때가 있다. 

부끄러웠던 과거의 나와 헤이지게끔, 그리고

아름다웠던 지난날의 추억과 이어지게끔 말이다. 

꼭 기억할 일은 꼬옥 붙잡자. 

결혼기념일도 그렇고 혼인신고일도 그래. 

기억의 향기를 더할 꽃다발도 있으면 더 좋겠지. 

그리고 그때마다 편지를 써야겠다. 

마음을 담아 고마운 점, 미안한 점

한 점 한 점 찍어 건네줘야지. 

편지를 주고받을 때마다 눈물 흘릴지도 모르겠다. 

기쁨과 행복의 물방울, 내가 준비해 줄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