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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혜경 Sep 18. 2024

날개 없는 천사!

Angels Without Wings!

삶에서 우리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언제나 원한다.

특히 어려운 순간이 올 때는 갑자기 이 힘든 모든 상황이 종료되게 만드는 기적을 소망한다.

특히 가난하거나 병들어 아플 때나 위험한 순간일 때 그 소망은 더욱 간절해진다.


특히 우리 가족이 첫 선교지를 떠나면서 정규적으로 후원 들이 다 끊어졌었다.

가족들의 도움으로 겨우 시작은 했지만 매일매일 나는 기적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어려웠던 시간 들을 뒤로 하고 이제 다시 한번 더 일어나 걸어보려고 시작하고 있는 젊은 30대 초의 부부인 우리는 매일매일 기도로 버텼다.


언어도 힘들고, 무슨 기술이 있어서 직업을 얻을 수도 없고, 한국에 도움을 위해 연락할 만한 교회나 친구들이 그리 많지 않았기에 더 우리는  기도만 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뿐만 아니라 같이 훈련받고 사역하는 선교사들은 모두가 다 그런 상황들이었다.

  



어느 날 우리의 결혼기념일이었다.

남편이 아이들을 맡기고 우리 둘이 한국의 명동 같은 오차드 로드에 가서 아이쇼핑이라도 하자며 우리 둘은 버스를 타고 갔다.

그 길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들고 길을 걸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 화려하고 아름다운 싱가포르의 중심가를 부부가 걷고 즐기고 있는 것 자체가 이미 우리에게는 행복이었고 기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멀리서 마주 걸어오던 한 여인이 달려와서 우리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 아름다운 여인은 얼마 전 우리 훈련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이 되어 살고 있는 분이셨다. 

우리는 서로 반가워 잘 지내는지 이야기를 하며 대화를 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가


“혹시 두 사람에게 특별한 날인가요? 바빠야 하는 이 시간에 여기서 여유 있게 데이트를 하는 것 보니 혹시 결혼기념일 같은 날인가요?”

라고 묻는 것이었다.


그래서 남편이

"네 그렇습니다. 어떻게 딱 알았나요? 오늘이 우리 결혼기념일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와 그렇다면 너무 좋은 날이네, 나도 축하해 주고 싶어요, 저녁 식사를 내가 준비해 주고 싶어요.

그런데 나는 그 시간에 일을 해야 하니까 음 어떻게 하지?

오케이 그럼 내가 정해준 식당에 6시에 가세요. 나중에 당신에게 주소를 보낼게요.

그곳은 내가 좋아하는 곳인데.. 내가 연락해 두면 그분들이 다 준비해 두었을 겁니다.

사실 그 식당에 갈 때는 두사람다 최고 멋진 옷을 입고 가야 합니다.”

라고 말을 하였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걷던 우리는 잠깐 인사하는 동안 일어난 이 일과 들었던 대화들이 아직 소화가 되지 않아서 한참 동안 멍하니 회사로 다시 들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또한 뒤를 돌아보며 손을 흔들고 자신의 회사로 뛰어갔다.

우리 부부는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서 천천히 서로 이해한 것들을 이야기하며 확인하였다.


우리는 날개 없는 예쁜 천사를 만난 것이었다.



상황이 정확히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결론은 그녀가 보내준 주소로 예쁜 옷을 입고 저녁 6시에 가면 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안가 본 거리 이름의 주소와 어디서 어떻게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지 잘 설명을 한 메시지가 왔다. 급히 집에 와서 다시 아이들을 맡기고 그 자매가 말한 대로 옷을 이쁘게 차려입고 시간에 맞추어 버스를 타고 그 식당으로 갔다. 


아주 멋진 건물의 1층 나무가 많은 가든에 자리 한 프랑스 요리 식당이었다.

예약된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는 특별한 곳이었다.

들어가는 순간부터 너무 멋지고 조심스러운 곳이라서 많이 긴장되었다.

촛불이 반짝이는 테이블에 앉아 낯선 프랑스 요리와 마주한 순간, 우리는 마치 꿈속에 있는 듯했다.

우리를 위해 준비된 이 모든 것에, 감사함이 가슴속에 넘쳤다.

맛있고 처음 보는 달팽이요리와 큰 새우요리를 잔뜩 먹고 이제 디저트까지 배불리 먹고 나오는데,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나타나셨다.


"이 집 음식 맛있지요?

얼마 전 내가 이 집에 와서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었어요. 그래서 좋아하게 된 식당입니다.

사실 오늘 오후에 점심 식사하고 갑자기 하나님이 너 지금 밖을 나가봐라 네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선물 주어라 라 고 했어요. 그래서 비닐 커피 하나 사 들고 마시며 걷고 있는데, 당신 둘을 바로 만난 겁니다. 그래서 나는 하나님이 말한 사람들이 이 사람들이구나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물어보니 역시 당신들 결혼기념일이더군요.


하나님이 놀랍지 않습니까! 당신들의 결혼기념일을 위해 나를 보내다니!

이렇게 한국에서 온 선교사인 당신 부부를 섬기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정말 행복합니다.

그리고 이것도 하나님이 하라고 하신 일입니다. 이것을 받아 주세요.”라고 하면서 봉투를 건넸다. 


우리는 빨리 싱가포르의 영어 발음으로 화다닥 말하는 그녀에게


"고맙습니다. 세상에 하나님이 그러셨군요. 정말 이런 음식은 처음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갑자기 선물을 받게 된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정말 당신은 우리에게 천사였습니다.

매일 살아가는 것이 기적인 우리 부부에게 이렇게 화려한 시간을 보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그녀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남편과 둘이 떨리는 마음으로 그 봉투를 열었는데, 싱가포르 500불이 들어 있었다.


기적이었다. 1불이 귀한 우리 가정에 이렇게 갑자기 길에서 만난 그녀를 통해 큰 재정을 주신 것이었다.

누군가 하늘에서 우리만 따라다니는 조명처럼 따라다니며 지켜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한 사람의 순종으로 우리 부부는 기적을 맛보게 되었고,

그 기적은 우리 부부가 살아가는 매일의 삶에 믿음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날 우리 부부는 기도했다.

'하나님 우리도 누군가의 천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당신의 음성을 잘 듣고 순종하게 해 주세요.

우리도 날개 없는 천사처럼 당신의 심부름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주님 오늘의 천사였던 그녀를 축복해 주세요.'


 날개 없는 천사들이 만들어가는 작은 기적들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믿음의 원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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