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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아 Apr 01. 2023

글 쓰는 이의

자존감



내가 어리거나 젊어 조금 더 활기 있던 시절에는 삶의 형태 또한 훨씬 단순하여서, 원하는 일이나 계획했던 일이 무리 없이 따라와 주었다. 한 가지 예로 유치원 입학시험에만 떨어져 보았지 그 이후의 시험에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직장을 구할 때나 이곳에서 직장을 구하는 일도 순조로웠다.


글 쓰는 일도 마찬가지여서 등단도 그리 어렵지 않게, 등단 이후에 신문에 고정 칼럼을 얻는 일이나 기타 원고청탁도 쉼 없이 있었다. 흔히 해외의 문인은 발표지면이 없다고들 하는데, 잡지마다 해외 문인들을 양념처럼 끼워주는 추세여서 오히려 덕을 본 셈이다.


그래서 가까운 이들은 나를 무척 재수 좋은 사람으로 인정하곤 한다. 친한 문우들도 복이 많다고 부러워한다. 그러나 나는 그걸 ‘운’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잘 쓰지는 못해도 늘 글에 진심을 다했다.


허접해도 매일 쓰기에(그렇다고 매일 쓰는 글이 다 작품이 되는 건 아니다) 그걸 바탕으로 퇴고나 윤색을 하므로 항상 글 준비가 절반은 되어있는 셈이다. 페북을 통한 댓글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어 첨삭을 하면 내 의도보다 훨씬 좋은 글로 재탄생되기도 한다.


글에서 자존심보다는 자존감을 더 귀하게 생각한다. 공감 가는 글을 위해서는 남의 의견도 적극 수용하는 것이다.


“Pride tries to be the best, self-esteem does its best.”

자존심은 최고가 되려고 하지만 자존감은 최선을 다한다. 대체로 자존감이 약한 사람들이 자존심이 세다고 들었다.


글 쓰면서 진정으로 어려운 것은 스스로를 높이 평가하되, 다른 사람들보다 높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는 것이다.


하브루타 교육을 강의하시는 Hannah Chung 사모님이 유대 엄마들의 자존감 교육을 잠깐 언급하셨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 글을 읽고 자존감을 생각해 보고 나의 글쓰기도 돌아보게 되었으니 도처에 스승이 계시다. 감사하다.


https://youtu.be/RZOjuynqxB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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