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취준생LAB May 23. 2019

[취준생 일기] 떡볶이 같은 사람이 되려면 아직 멀었나

취준생 일기 세번째 이야기

우리 모두의 소울푸드 떡볶이


"떡볶이 1인분 포장이요."


결제 하자마자 시크한 종업원이 뻘건 떡볶이를 향해 국자를 들었다. 한두 번 휘적이자 오동통한 떡들이 국물에 입혀졌다. 난 멍하니 그 모습을 보고있었다. 포장용기, 떡볶이, 오뎅, 떡볶이 국물. 순간 나도 모르게 종업원에게 말을 건넸다.


"순대랑 튀김도 1인분씩 주세요"





그 날은 면접에 떨어졌다. 슬프다. 왜 떨어졌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는게 제일 슬프다. 분명히 면접관은 내게 부드럽게 질문 했었다. 그 훈훈한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하지만 결과는 차가웠다. 내가 말 끝맺음을 잘 못했는지, 제스처가 너무 현란 했는지, 끄트머리에 앉아서 인지, 부담스러운 눈빛을 보낸 건지. 누가 속 시원하게 얘기해준다면 고칠수나 있을 텐데, 그럴 수가 없어서 오늘도 분하다. 야속한 면접관들. 귀하와 함께 할 수 없는 이유를 말해줘야 개선을 할 것 아닌가!



집에 와서 떡볶이를 뜯었다. 동봉된 나무꼬치로 떡볶이를 눌렀다. 쏙 들어가는 게 참 맘에 든다. 다시 한번 국물에 푹 적셔 이내 입으로 집어넣었다. 씹어도 계속 쫀득한 식감. 얼얼한 매콤달콤한 맛. 집에서 하면 이 맛이 안 나던데, 참 중독성있는 맛이다. 분식집 아주머니도 이 한 접시를 위해 고군분투했겠지. 수 많은 피드백을 통해 남들은 찾지못한 '고춧가루와 설탕의 황금비율'을 찾아냈을 것이다. 이 동네 한 구석에서 시작된 가게가 이젠 전국에 널리 퍼졌으니, 그 황금비율은 고객이 잊지 못하는 맛이 되었다는 증거다.




10년전 먹던 떡볶이. 진짜 십년전 사진이다.



이번엔 옆에 놓인 순대를 하나 집어 떡볶이 국물에 담궜다. 생각해보면 떡볶이 국물도 대단하다. 튀김에도, 순대에도, 라면사리에도, 심지어 밥에도 어울리니, 사기적인 능력을 가진 소스다. 나도 이런 능력있는 존재가 되고 싶었는데. 갑자기 눈물이 맺힌다. 이번이 올해 몇 번째 면접이더라? 다음 결과도 광탈일까? 나는 능력있는 사람이 될 수 없는걸까? 앞으로 얼마나 더 면접을 봐야 스스로 피드백 할 수 있는 날이 올까. 그냥 직접적으로 내가 뭐가 부족한지 알려주면 안되나? 모든 독설에도 상처받지 않을 자신이 있는데. 그렇게 나만의 노하우를 쌓아 면접에 합격하고 싶을 뿐인데.


오늘도 떡볶이는 맛있고,


떡볶이 같은 사람이 되려면 아직 멀었나 보다.





이주의 인기 콘텐츠


1위 12. 면접에서 질문을 많이 받으면 합격일까?

2위 16. 압박면접 어떻게 극복할까?

3위 2. 1분 자기소개 한방에 끝내자!


취준생 LAB 매거진


1) 인사팀장의 관점을 알 수 있는 면접관 in 면접살롱

2) 자소서 10,000개를 평가한 인사팀장과 자소서 털기

3) 취준생 멘탈처방 으로 위로받고 가세요


취준생LAB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psho8290



작가의 이전글 2. 펫 푸드 영업 에세이(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