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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준생LAB May 25. 2019

[취준생 일기] 아메리카노는 게으름의 대가

취준생 일기 네번째 이야기




"나는 매일 열심히 공부하는 취업 준비생이다.’


거짓말이다. 가슴에 손을 얹어보자. 어떻게 사람이 매일 12시간 이상 공부할 수 있겠는가? 눈이 침침해질 정도로 공부를 하다 보면 싫증 난다. 싫증이 나면 사람이 해이해지기 마련이다. 그런 해이 속에 게으름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그래도 여전히 나는 취준생이었다.



나는 아메리카노와 친한 사람은 아니었다. 고등학생 때만 해도 ‘연아 커피’ 밖에 몰랐다. 달달한 믹스커피는 그때 마실 수 있는 최고의 일탈 음료였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난생처음 아메리카노를 입에 댔다. 아니 무슨 이런 맛이 있어? 도대체 이 쓰디쓴 검은 물을 사람들은 왜 마시는 것일까. 이해할 수 없었다. 카페인은 믹스커피나 커피우유로 보충하면 되지. 그렇게 나와 아메리카노의 사이엔 가까워질 틈이 없었다.



밖에선 항상 휘핑을 추가한 단 커피를 마셨다.


게으름은 데드라인에 영향을 미쳤다. 내일 오전까지 제출해야 하는 스터디 과제를 놓고, 6시간 동안 뇌와 씨름했다. “언제 할 것인가. 하기는 죽어도 싫은데” 머릿속에서 과제에 대한 부담감을 지우겠다고 핸드폰을 들었다. 그게 화근이었다. 봐야 할 영상이 너무 많았다. 나름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최신 영상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시계를 보니 과제 제출까지 6시간까지 밖에 남지 않았다. 제출하지 않으면 벌금 5000원인데, 돈도 안 버는 주제에 공돈을 날리게 생겼다. 그것보다 성실한 스터디 조원을 볼 면목이 없으니 어쩌면 좋아.



자, 스탠드를 켜고 과제에 집중해보자.



이럴 때 처방은 단 한 가지다. ‘아메리카노를 마시자’ 서랍 안에 잠들던 인스턴트커피를 꺼냈다. 얼음을 가득 채운 컵에 검은 물을 완성시켰다. 한 모금 들이켜자, 정신이 확 깬다. 이래서 사람들은 아메리카노를 찾는 건가 보다. 다시 끔 노트북을 켰다. 기업에 관한 정보를 긁어모으기 위해 인터넷을 열자, 눈이 벌써 피로해진다. 다시 아메리카노를 들이킨다. 한 줄 한 줄 기업 정보를 워드에 붙여 넣었다.


그렇게 밤은 깊어오고, 앞으로 과제 제출까지 남은 시간은 세 시간. 다행히 과제는 다 완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아메리카노가 많이 남았다. 이렇게 나와 아메리카노는 가까워지고 있는 건가.



게으름의 대가는 쓰다. 아메리카노가 쓰다.


나는 오늘도 게으름의 대가로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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