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취준생LAB May 26. 2019

[취준생 일기] 더운 여름이 있어야 달콤한 과일이 맺고

취준생 일기 다섯번째 이야기




늘 수도권 낮 최고기온은 30도. 벌써부터 여름 분위기가 물씬이다. 취업 스터디 모임을 가는 도중, 사거리 신호등 앞에 멈췄다. 신호등은 아직 빨간색. 내리쬐는 햇살과 후덥지근한 바람이 가만히 서있는 날 괴롭혔다. 고작 10분 걷는 동안 몸과 마음이 축축 늘어졌다. 등 뒤 가방은 질척하게 달라붙었다. 책 3권이 이렇게 무거웠구나. 여름의 위력은 대단하다. 견디기 힘든 여름. 하지만 우리 엄마는 매 여름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셨다. ‘더운 여름이 있어야 달콤한 과일이 맺고, 곡식이 익지!


벌 써 덥 다.



그래, 더운 여름이 있어야 내가 좋아하는 수박이 더 달콤해지지. 어, 근데 내가 지금 수박 먹을 자격이 있나? 신호등 건넌 뒤 고개를 떨궜다. 8명이서 시작한 스터디에 현재 남은 인원은 5명. 3명은 스터디를 진행하는 동안 원하는 회사로 탈주했다. 단출한 5명, 인원이 줄어드는 만큼 파고드는 내용이 많아진다. 스터디 조원과 더욱 친밀해지는 것도 순기능. 하지만 사실은 나도 회사로 탈주하고 싶다.




여름은 무서운 계절이다. 작년 여름, 난 개보다 못한 사람이었다. 광탈의 연속을 겪고, 멘탈이 나가게 된 상태에서 여름이 닥쳤다. 시원한 독서실과 스터디 룸은 찜통인 바깥 날씨와 상극이었다. 결국 그 기온 차를 이겨내지 못한 몸이 병났다. 한껏 약해진 면역력은 눈병도 이겨내지 못해, 다래끼가 올라왔다. 광탈, 여름, 감기, 다래끼 4단 콤보에 나는 맥을 못 추었다. 여름 내내 쓸모없는 사람처럼 앓아누워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자신이 너무나도 싫었다.


그 뒤로 나는 한겨울의 매서운 칼 바람보다. 초여름의 후덥지근한 바람이 더 무섭다.

다가올 이번 여름에도 나는 모든 걸 버텨내야 한다.


햇빛을 받으면 당도가 올라가리



‘더운 여름이 있어야 달콤한 과일이 맺고, 곡식이 익지!’ 올해 찾아올 여름을 위해, 미리 머릿속을 긍정으로 무장해본다. 그래, 작년에는 앓아누웠지만, 그 경험을 토대로 올해는 잘 버틸 수 있겠지. 그렇게 소망하며 스터디 룸 건물 앞에 섰다. 이마엔 벌써 땀방울이 맺혔다. 정말 여름이 다가오는구나. 초여름 바람부터 잘 견뎌야겠다.





이주의 인기 콘텐츠


1위 12. 면접에서 질문을 많이 받으면 합격일까?

2위 16. 압박면접 어떻게 극복할까?

3위 2. 1분 자기소개 한방에 끝내자!


취준생 LAB 매거진


1) 인사팀장의 관점을 알 수 있는 면접관 in 면접살롱

2) 자소서 10,000개를 평가한 인사팀장과 자소서 털기

3) 취준생 멘탈처방 으로 위로받고 가세요


취준생LAB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psho8290






작가의 이전글 [취준생 일기] 아메리카노는 게으름의 대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