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윤히히히 Oct 28. 2024

나의 더 이상 채울 수 없는 잔

10.13

아 또 떠올려버렸다.

내가 깨트린 소중한 커피잔.



이 상실감을 어쩌지.



고베에서 샀다.

nikko company의 투명한 빛이 감도는

빈티지 커피잔과 소서.



정말 한심하게 깨져버렸다.

가장 아끼는 잔이면서

어떻게 그렇게 들고 갔을까.


어떻게냐면

한 컵 위에 소서를 올리고 그 위에 가장 소중한 잔을

올린 상태였다. 덜거덕 더러러 하면서

소서가 흔들렸고 커피잔도 별 수 있나

파르르르 떨더니

바닥으로 나뒹굴며 모든 것이 다 부서져버렸다.



나의 상실감을 어찌하란 말이냐.


아 채워지지 않는다.

어찌어찌 잊어보자.



내일 또 생각이 나겠지.















잔을 위한 여행













10.16

외국산 소금버터쿠키가 맛나다.


몰래몰래 세 조각 다 먹고 싶지만

에이 그러지 말자.


휴지에 한 조각씩 싸서

전해본다. 옆 자리 워리어들에게.


깨끗한 거예요.

주면서도 눈치 보는 종류의 인간이 나다.


아무렴 어떠하랴.


맛 좋다.

또 사 먹어야지.














그림은 글과 아무 상관없습니다













10.17

내 아이폰이 잠들어 있다.

어제 너무 많이 먹은 탓이다.


일어나. 이제.


아무리 등짝을 때리고

귓불을 잡아당겨도

이 일렉트로닉 멍청이는 대답이 없다.


사람들의 콜록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






 

여행이라는 글자 속 친구













10.22

아무도 저를 이길 수 없어요

왜냐고요

전 경쟁하지 않으니까요




이전 21화 흡 숨 참고 커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