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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CP May 07. 2024

스P살(18) 텍스티 첫 편집자 충원!

2024년 5월 1주 이야기

요즘 저의 고민은 어떻게 일을 적절하게 배분하는가입니다. 텍스티 전체 차원에서도 그렇고 제 개인적으로도 그렇습니다. 텍스티는 현재 총 다섯 명의 멤버가 실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소설IP를 제작하는 프로듀싱 파트에 두 명, 책을 제작하고 유통·마케팅하는 출판 사업 파트에 두 명이 배치되어 있고 저는 소설도 제작하고 두 파트를 총괄하는 동시에 IP수출 업무를 사실상 혼자 담당하고 있습니다. 수출 업무를 혼자 담당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해당 업무 중 일부 업무에 대해서는 이런 일까지 내가 직접 챙기는 게 맞는가 하는 현타가 오는 순간들이 종종 있는데 그것이 제 선택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모드로 임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텍스티가 저의 개인적인 자기 계발 혹은 트레이닝 목적이 아니라 최대한의 퍼포먼스를 내줘야 하는 '사업'이므로 고민이 지속되는 것입니다.

두 파트의 친구들을 IP수출 업무에 참여시키지 않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제로섬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IP수출 업무에 참여하는 만큼 그들이 본래 챙겨야 할 업무에 대한 기회비용을 잃게 되겠죠. 이미 두 파트는 현재 진행하는 업무만으로도 버거워 보이고 당연히 텍스티로서는, 제 관리 업무 차원으로서는 그 업무들이 잘 되는 것 또한 중요하기에 어떻게든 그냥 제가 안고 가는 것입니다. 저를 조금만 더 갈아 넣으면, 도저히 못 하겠다 싶은 정도가 아니기도 하고요. 아직은요, 하하.


그래도 IP수출 업무가 점점 늘어나면서, 리더로서의 관리 업무가 아닌 실무자로서의 제 담당 파트인 소설IP제작에 전보다 더 시간을 쓰기 어려워진다는 점은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텍스티의 본질은 '좋은 소설'을 매력적인 책 상품으로 가꾸어 텍스티스럽게 알리고 퍼뜨리는 것인데, '내가 과연 좋은 소설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는가.'라는 질문에 빠지게 된 거죠. 아니라고 생각했고, 내부 논의를 거쳐 텍스티 론칭 후 처음으로 편집자를 충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충원이 되면 프로듀싱 파트 관리 및 업무 지원에 시간을 조금은 덜 쓸 수 있을 테고 그 시간을 빼와서 제 담당 작품의 프로듀싱에 배분하려 합니다. 또 주 PD, 부 PD 2인 프로듀싱 체제로 일하는 시스템에 완성도와 유연함을 더할 수 있을 것이고요.


그래서,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채용을 진행 중입니다. 잡코리아, 사람인 그리고 북에디터, 퍼블리랜서 등 출판계 구직 사이트 혹은 커뮤니티에도 공고를 올려두었습니다. 혹시 관심이 있으시거나 주변에 추천하실 만한 분이 계시다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



요렇게 충원 공고를 정리하고 게재한 것이 지난주 가장 중요한 업무라 할 수 있고요, 저를 가장 분주하게 만든 것은 역시 위에 언급한 대로 수출 업무였습니다. 함께 일하는 에이전시를 통해 오퍼를 전달받고 조건을 협의하고 피드백하는 업무는 설레는 기분 속에서 해당 국가의 출판 시장의 사이즈와 특성을 스터디할 수 있는 기회라 여기고 즐겁게 진행하는데, 수출 건수가 쌓이고 본격적인 계약 수순으로 들어가게 되니 제 부족한 영어 실력 때문에 미치겠더라고요. 계약서 정도를 검토하는 것은 번역기 돌리고 의미가 도무지 해석이 안 되는 부분만 에이전시에 문의를 하면 되는데, 영미·유럽권 같은 경우에는 너무 생소한 원천세 감면을 위한 행정 서류들을 에이전시에 혹은 현지 공공기관에 직접 우편 발송해야 하는 경우들이 있어서 이것에 대한 처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그래서 느리게 처리되는 와중에 계속 서류들이 날아오고요. 정말 생소한 말들이 많아서 번역기로 돌려도 번역 퀄리티가 미흡해서 해석이 안 되는 것인지, 원래 어려운 말들인 것인지 그것을 판단하는데도 시간과 에너지가 상당히 들어가더라고요. 계약서처럼 문서당 질문이 하나에서 세 개 정도면 에이전시에 문의를 하겠는데, 문서 전반이 이해가 안 되는 것 같은. 하여 타 팀의 지원을 받고 에이전시 담당자 분과 통화도 하고 그야말로 시간과 에너지를 꾸역꾸역 들여서 밀린 업무들을 지난주에 싹 처리했습니다. 뿌듯. 또 어떤 새로운 서류와 절차들을 맞이할지 모르겠지만 뭔가 한 사이클 돈 기분이라 지지난 주에 비해서는 수출 업무에 대한 부담이 좀 줄기는 한 것 같고요.

 

영국 원천세 감면을 위해 서류를 부치고 나서 받은 송장. 요것 때문에 우체국 두 번 갔다는...ㅎ


그리고 가장 기쁘게 한 소식은 근로자의 날에 찾아왔는데, 그거슨 바로 『편지 가게 글월』이 예스24 오늘의 책에 선정된 것입니다. 오늘의 책 효과의 강력함은 『수상한 한의원』때 맛을 본 터라 초반 판매에 있어 조금은 마음의 부담을 내려두어도 되겠다고 안심할 수 있었고 MD님께서 이번에도 우리 책을 긍정적으로 봐주셨구나, 제가 가진 않은 미팅에서 출판 사업 파트 친구들이 잘 이야기를 나누었구나 하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왼쪽은 PC버전, 오른쪽은 모바일 버전.


그치만 '오늘의 책'으로 올라갔다고 해서 모든 책이 다 잘 팔리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실제 저희 지표로 확인해 봐도 그렇더라고요.『수상한 한의원』때에 비해서는 많이 아쉬운 수치가 나왔습니다. 그에 대한 분석은 나름 있는데 다 가설일 뿐이고 10권 정도는 책을 내봐야 무엇의 효과가 어떤 것이고 그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정리될 것 같으니 일단은 실망하기보다 꾸준하게 책을 잘 알려가는데 집중하려 합니다. 읽으신 독자분들의 평은 무척 좋을 뿐 아니라, 기획 당시 정확하게 의도했던 반응이 나오고 있어서 이 작품에는 확실히 힘이 있고 점점 붙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기도 하고요.


이제 오늘부터 온라인 독서 모임 그믐에서 독자분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게 될 텐데 그 활동을 통해 그 힘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고, 향후의 홍보마케팅에 있어 어떻게 포인트를 잡으면 될 지에 대한 영감과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가 됩니다. 편지와 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니 관심 가신다면 한 번 놀러와 주세요.

  

아, 그리고 기쁜 소식이 하나 더 있었네요!

『수상한 한의원』이 윌라를 통해 오디오북으로 론칭되었는데, 이틀 만에 1위에 오르더니 윌라 담당자님 피셜 "근래에 없었던 폭발적인 반응"으로 연일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1위를 지키고 있는 것도 놀랍지만 댓글을 보면 정말 재밌게 들으셨다는 댓글이 수두룩하고 어떤 댓글들은 간증 같은 것들마저 있어서 놀랍고 신기하고 즐겁습니다. 저도 물론 들어봤는데, 아무래도 오컬트 힐링 코미디를 표방하는 작품답게 오디오북에서 장점이 잘 살아나는 것 같아요. 주인공 승범과 귀신들의 대사 티키타카가 재미있고 후반부 들어서는 울림마저 주는...




정말 재미있다고 하니, 여러분들도 한 번 들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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