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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Nov 27. 2023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버려라

오늘부로 피트니스센터에 다니기 시작한 지 딱 1년이 되었다. 등록하고 3개월 동안은 월 10회씩 트레이너의 개인 PT를 받으며 운동기구 사용법을 같이 익혔다. 그 이후로는 혼자 벤치프레스와 같은 근력운동과 러닝머신유산소 운동을 각각 40분씩 1시간 반 정도를 해왔다. 그 시간이 쌓여 세월이 되고 그 세월은 1년이 되었다. 


1년 치 운동 시간을 대충 눈대중으로 짐작해 보니 적어도 일주일에 3일 이상은 다녔다. 피트니스센터를 다니기 시작했던 초기부터 5개월 간은 퇴근하자마자 운동을 하다가 건강검진 이후로 운동시간을 저녁식사시간 이후로 바꾸는 게 좋겠다는 내과의사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식사 후 저녁 8시부터 2시간씩 헬스클럽을 가는 것으로 조정을 했다.


1년 동안 피트니스센터를 다녀본 결과는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 피트니스를 시작할 1년 전 당시 체중은 72Kg 정도였는데 오늘 아침은 68.2Kg이다. 여름에는 64Kg까지 체중을 뺐었는데 다시 조금씩 느는 느낌이긴 하다. 그래도 예전처럼 똥배 나오진 않았으니 근육으로 전환된 듯하여 위안을 삼고 있다.


1년 동안 콜레스테롤 수치와 LDL 수치 및 혈액 관련 건강 수치도 모두 정상범위로 내려놓았다. 나름 운동효과를 봤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년 동안 어디 아파 본 적이 없고 감기 한번 걸린 적 없으며 아직까지 코로나에 걸려 본 적도 없다. 이만하면 성공적으로 피트니스센터에 잘 다녔다고 자평할 수 있다.


결국 운동도 습관이고 생활이 되어야 한다. 운동도 시간 날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 내서 해야 한다. 하루의 일과 중에 반드시 해야 하는 것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


나름 운동 좀 해봤다는 사람들조차, 지속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공감할 것이다. 하루 이틀만 집을 나서지 않아도 하기 싫어진다. 운동을 가지 않아도 되는 온갖 핑계를 가져다 붙여 기필코 안 간다. 춥고 바람 불어 가기 싫고 비가 와서 신발 젖을까 가기 싫고 내일 아침 중요한 회의가 있는데 피곤하면 안 되니 오늘 운동을 하지 말고 내일 하는 것으로 미룬다. 그렇게 미루어진 운동은 영원히 다시 하지 않는다.


무조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아야 한다. 피트니스센터에 비싼 등록비를 내고 가입을 한다. 그래도 며칠 가고 말 테지만 말이다. 치사하고 유치하다고 할 수 도 있겠지만 피트니스센터에 근육 빵빵 멋진 남자 회원과 몸매가 드러나는 스키니 타이즈를 입은 예쁜 여자 회원을 보러 간다는 목표라도 세워야 한다. 어떻게든 피트니스센터를 드나드는 유인책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피트니스센터를 가는 이유를 찾다 찾다 안되면 샤워라도 하러 가서 집의 물세라도 아끼겠다는 신념을 불태워야 한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등록비를 날림과 동시에 근력도 잃고 삶의 활력도 잃는다.

사실 운동도 간절해야 하게 된다. 건강검진 결과 심각한 숫자들을 마주하고, 운동하지 않으면 그 숫자조차 무의미해질 수 있음을 경고받고 나야, 화들짝 놀라서 어떤 운동을 시작할까 두리번거리게 된다. 꼭 피트니스센터에 가서 근력운동을 할 것까지는 없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운동을 찾아 시작하면 된다. 등산을 가거나 조깅을 하거나 테니스를 시작하거나 줄넘기, 푸시업을 하거나 요가를 하거나 다양한 몸 움직임이 있다. 무엇이 되었든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런데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기 위한 조건이 있다. 반드시 숫자로 세야 한다. 운동한 날짜를 숫자로 세고 운동한 시간을 숫자로 세야 한다. 매일매일 체중을 달고 변화의 기울기를 눈으로 봐야 한다. 숫자로 보면 확실해진다. 좋아지고 있는 것인지, 나빠지고 있는 것인지, 항상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인지를 알게 된다. 그래야 운동의 강도를 조정할 수 있고 지금 하고 있는 운동이 나에게 맞는 것인지도 확인할 수 있다. 숫자로 세지 않으면 금방 잊히고 나태해진다. 반드시 운동 진행 과정과 효과는 숫자로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자극이 되고 목표가 되고 이루고자 하는 의욕이 된다.


운동을 한다는 것은 건강에 대한 '여유', 룸(room)을 키우는 것이다. 근육을 키워 감당할 수 있는 힘의 여유를 갖는 것이고 그로 인해 면역력도 높일 수 있는 여유를 갖는 일이다. 비틸 수 있고 버티는 동안 싸울 수 있는 체력을 유지하는 일이다. 


그렇다고 지나쳐서도 안된다. 모자라도 문제다. 운동이란 그런 녀석이다. 아주 애매한 '적당함'이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되 그보다는 조금 더 과한 듯 남는 상태. 그것이 적당한 운동량이다. 애매하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도전했다 판판히 나가떨어진다. 애매함을 확실함으로 바꾸고 꾸준히 유지하는 힘이 바로 경쟁력이다.


역시 운동에도 정답은 없다. 자기의 신체 능력에 맞는 종류를 선택하고 꾸준히 해나가는 수밖에 없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운동을 재미있고 활력 있는 운동으로 바꾸는 능력, 그것은 '재미있다' '재미있다' 최면을 거는 일이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날 풀릴 때까지 며칠 쉬자는 핑계는 건강을 위한 운동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무조건 나서야 한다. 그래야 겨우 유지되는 게 건강이라는 선물이다. 건강이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그냥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힘든 만큼 소중히 간직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 자신을 위한 일이고 나아가 가족과 내 주변을 위한 일이다. 날씨가 쌀쌀하다고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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