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DAUM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써서 올리고 이것을 다시 네이버 블로그로 퍼 넘기고 이것을 또다시 페이스북으로 복사해 붙이고 카톡방에 있는 여러 친구들과 밴드에도 블로그 콘텐츠를 연결한다.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읽히는 대상이 된다는 것 또한 글을 쓰게 하는 힘이 됨은 틀림없다.
하지만 이 조회 수가 함정이다.
매일 조회수가 몇 회가 나왔지는 수시로 들여다보게 된다. 조회수 중독이다. 유튜버들이야 조횟수와 구독자수가 곧 돈이니, 눈에 불을 켜고 조횟수와 구독자 늘리기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그저 일기 쓰듯이 써서 자기만의 일상을 정리하는 도구로 글을 쓴다고 하면 만인에게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기가 쓴 글을 공개한다는 것은 자기의 감정과 자기가 해석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고 공감하고자 하는 이유다. 이 과정이 돈과 연결되면 금상첨화일테지만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DAUM브런치스토리만 해도 그렇다. 올해부터 글의 하단에 '응원하기' 메뉴가 붙어 글을 읽고 괜찮았다고 생각되면 작가의 창작활동에 대한 감사와 격려의 의미로 돈을 지불해서 응원할 수 있게 했다. 그런데 글을 읽고 돈을 낼 정도면 보통 감동으로는 어림도 없다. 보통 브런치스토리에서 '응원하기' 메뉴를 통해 돈을 받은 경우는 가까운 친구가 불쌍하고 애처로워서 적선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 글을 통해 돈을 받는다는 것은 거의 일어날 수 없는 확률이 우연찮게 벌어지는 세런디피티 현상과 진배없다.
나만해도 그렇다. DAUM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1년 2월 말부터니 3년 반 조금 지났다. 그동안 올린 글이 어제까지 928개다. 전체 조회 수는 86만 2,500회 정도이고 구독자는 574명이다. 그동안 최고의 조횟수를 기록한 글은 올해 3월에 썼던 '정년퇴직하면 이렇게 살아라(https://brunch.co.kr/@jollylee/871)'라는 것으로 12만 6천 회를 넘게 읽혔다. 조회수 2위의 글은 역시 올해 4월에 쓴 '퇴직자의 허세, 6개월치 점심약속(https://brunch.co.kr/@jollylee/880)'이라는 글로, 9만 8,000회를 넘었다. 3위로 랭크된 글은 2022년 8월에 썼던 '어머니가 차려주신 아침밥상(https://brunch.co.kr/@jollylee/530)'이 7만 8,600회 정도 조횟수를 기록했다. 최고 조회수 순위가 그렇다는 것이다. 보통은 하루에 300회 미만으로 읽히고 있지만 지금까지 받은 응원댓글 및 응원받은 금액은 달랑 2건에 2천 원이 전부다.
조횟수의 중독에 빠지면 콘텐츠의 질(quality)에 소홀해지는 함정에 빠진다. 어떤 주제, 어떤 내용을 쓰면 조회 수가 많을지 알아차리게 된다. 유튜버들이 점점 자극적으로 영상을 만들고 맨트도 거칠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글도 마찬가지다.
글이 조횟수에 집작 하게 되면 군중의 관심사인 예쁜 여자, 멋진 남자, 애완견, 애완묘, 맛집, 그리고 멋진 프로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여행 탐방 콘텐츠로 가는 경우가 많다. DAUM 브런치스토리 홈페이지 첫 화면을 차지하고 있는 콘텐츠들의 모습이 모든 걸 대변해주고 있다. 글 쓰는 사람의 관심사와 읽는 사람의 관심사가 일치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중의 콘텐츠 소비 패턴을 읽는 것도 중요하다. 트렌드에 따른 정보가 담겨있는 콘텐츠는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작가는 남들이 보지 못하거나 보지 않는 현상을 보고 이를 글로 드러내는 사람이다. 수단이 글일 뿐이다. 말로 하는 사람도 있고 사진으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고, 음악과 그림으로 하는 사람도 있다. 글이라는 수단은 일관성 있는 문맥과 맥락을 유지해야 하기에 좀 더 정교하고 정밀해 보일 뿐이다.
우선순위를 헷갈리면 안 된다. 글을 잘 쓰면 구독자와 조회수가 늘어나는 것이지, 조회수 늘리기 위해 글을 잘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순위가 바뀌면 글이 산으로 간다. 글을 통해 무엇을 잃고 있고 무엇을 얻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그리고 방향이 잘못되었으면 바로잡아야 한다. 끊임없이 성찰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