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7)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말로 시작하는 시가 있다.
하지만 이 말은 서른을 지나보지 못한 놈들이나 하는 말이다.
서른 이후에도 잔치는 얼마든지 있다.
아니, 서른 뒤에는 퍼레이드가 기다리고 있다.
‘저는 세상을 바라보는 저만의 스타일이 있는데요, 아무리 생각해도 문체는 스킬의 문제인 것 같아요’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요. 자기만의 시선이 있다고 생각되면 이제 내가 좋아하는 문체만 찾아 연습하면 됩니다.
내 스타일의 문체를 찾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스스로 글을 쓰다가 찾아낸다.
남의 글을 보다가 찾아낸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글쓰기에서 오는 고민 중 대부분은 ‘많이 읽고 쓰기’로 해결됩니다.
이쯤에서 문체의 차이란 무엇인가를 한번 살펴봅시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말로 시작하는 시가 있다. 하지만 서른이 되고 보니 괜히 이 말에 시비를 걸고 싶어진다. 서른 이후에는 그냥, 서른 이후의 삶이 있는 것인데.
앞의 글은 에세이 워크숍 중 한 수강생분이 과제로 제출한 것입니다. 저는 이 글에서 두 명의 작가를 떠올렸습니다. 한 명은 마스다 미리고, 한 명은 사노 요코였어요. 마스다 미리는 쉼표가 있는 문장으로 유명한 작가이고, 사노 요코는 박력 넘치는 문체를 구사하는 분이지요.
일본의 대표 에세이스트인 그분들이 같은 주제의 문장을 썼다면 어떻게 표현했을지를 상상해봤습니다. 마스다 미리는 앞과 비슷한 느낌의 문장을 썼을 것 같아요. 하지만 사노 요코는 아마 이렇게 쓰지 않았을까요?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말로 시작하는 시가 있다. 하지만 이 말은 서른을 지나보지 못한 놈들이나 하는 말이다. 서른 이후에도 잔치는 얼마든지 있다. 아니, 서른 뒤에는 퍼레이드가 기다리고 있다.
둘 중 어떤 문장이 마음에 드시나요? 결국 세상과 남의 문장을 관찰하다 보면 자신의 성격과 가장 합이 좋은 문장을 좋아하게 될 것입니다. 네. 결국 문체라는 것은 나의 성격, 나의 안목을 반영할 수밖에 없습니다.
스스로 문장을 쓰다가 자신의 스타일을 발견한 경우에는 그 느낌을 쭉 이어나가면 됩니다. 남의 문장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발견했다면 그 사람의 문장을 반복적으로 필사하기를 추천합니다.
단, 한 가지 말씀드릴 부분은 아무리 열심히 필사를 해도 나의 본성을 버린 채로 남의 문장을 구사할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문체란 나의 성격, 나의 안목을 반영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도 그 문체를 구사하고 싶다면 내가 그 문체에 어울리는 주인이 되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