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8)
모두가 비슷비슷한 일상을 살고 있는데
누구는 작가가 되고 누구는 독자가 됩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라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메일을 종종 받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나요? 모두가 비슷비슷한 일상을 살고 있는데 누구는 작가가 되고 누구는 독자가 됩니다. 그리고 유명하다는 글을 읽어보면 재미있기는 한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본 이야기가 많습니다.
소소한 일상이라고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낯설게 보기’라는 스킬만 장전하면 별것 없는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멋진 소재를 낚아 올릴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이미 수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정보성 책들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세상에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정보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자존감에 대한 책을 예로 들어보죠. 정신과 의사가 쓴 자기계발서도 있고, 조금 더 말랑말랑하게 읽을 수 있는 상담에세이도 있고, 자존감을 높여주는 짧은 말로 구성된 그림에세이, 필사 책도 있을 수 있고, 유명인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 어떤 습관을 가졌는지를 엮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들은 근본적으로 ‘자존감’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어떻게’그리고 ‘어디까지’ 전달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새롭게, 낯설게 보일 수 있습니다.
오늘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날씨에 대한 글을 쓰고 싶다고 가정해보지요.
오늘 날씨가 정말 좋다. 어디로든 떠나고 싶다.
이렇게 쓰면 본인이 고민한 것처럼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되어버립니다. 그런데 이렇게 써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날씨 정말 개좋다. 아무 개가 아니라 ‘잘 빗어 윤기가 흐르는 긴 털을 흩날리며 햇살을 만끽하는 우아한 대형견’ 같은 느낌의 ‘개’좋다.
평범한 일상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시각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새롭고 재미있게 꾸밀 수 있습니다. 단, 이것은 연습하지 않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스킬이기 때문에 꾸준히 주변을 관찰하고 글을 쓰셔야 합니다. 남들이 찾지 못한 포인트를 드러내는 것, 그게 바로 ‘낯설게 보기’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