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오직 나 자신
"그래도 대기업인데..."
회사에서 편의점 창업 컨설팅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입니다. 통상 편의점 창업의 문을 두드리시는 분들 중 대부분이 주부 또는 이제 막 정년퇴직을 하고 창업을 알아보는 남성분들입니다. 아무래도 창업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다 보니, 그래도 대기업 브랜드를 찾게 되고, 편의점 운영과 관련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더라도 "그래도 대기업인데 안 좋은 자리를 소개해주겠어?"라는 생각입니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이제부터 그 이유를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회사의 이익 구조와 저와 같은 일반인의 이익 구조가 다름을 아셔야 합니다. 우선 회자는 막대한 자본력이 있고, 회사가 여러 행사들을 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많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점포가 많을수록 납품받을 수 있는 물량은 많아지고, 그만큼 여러 업체들이 편의점 회사에 납품하기 위해 1+1 또는 2+1과 같은 행사를 해주는 것입니다. 즉, 일반인 기준에서는 회사가 굳이 별로인 자리를 오픈하겠어?라는 생각을 할 때에 그 별로라는 기준은 운영하는 점주의 수익 기준이겠지만, 회사의 별로의 기준은 점주의 수익이 아닌 회사의 수익 기준입니다. 회사는 로열티 배분을 통해서 꾸준히 수익을 가져가기 때문에 설령 점주 수익이 악화되더라도 장기적으로 회사가 손해를 입지는 않습니다. 물론 회사가 양수도 이후 지원금을 보조해 주는 경우는 본사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다수의 점포에서의 이익으로 충분히 충당 가능하기 때문에 매출이 좋지 않아도 점포를 운영해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흔히들 지나가면서 보이는 편의점을 보고 "그래도 장사가 되니까 저렇게 운영하고 있는 거겠지"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시는데, 엄청난 적자가 아니고선 쉽게 폐점을 하지 않고, 멀쩡하게 운영되어 보이는 것 같은 그 점포는 계속해서 점주가 바뀌어 가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회사가 고의적으로 매출이 저조할 점포를 개발하여, 예비창업자를 모집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예상매출보다 훨씬 낮게 나오는 점포들이 적지 않고, 그렇게 매출이 나오지 않더라도 회사는 예상매출은 예상매출일 뿐 확정 매출이 아니므로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계약서에 명시해 놓습니다.
회사가 억대의 금액을 들여 시설 및 집기를 지원해 주기 때문에 회사 또한 수익이 나지 않았을 때 손실이 크지만, 시설 인테리어 업체들이 다 회사 오너의 친척등과 연계된 사람이 대표로 있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의 손실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가령 회사에서 지원한 인테리어비가 2억이면 외부에서 그 공사를 했을 때 더 저렴할 것입니다. 그래서 가끔 편의점 점주들이 운영하는 점포에 테라스를 설치한다던가 할 때, 청구되는 비용 등이 외부업체에서 알아본 비용보다 비쌀 것입니다.
편의점 업계에서 점포 수는 절대적인 경쟁 지표이기 때문에 숫자 싸움을 치열하게 하는 것이고, 그 치열한 오픈 경쟁 파트를 맡고 있는 직원들은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신규 오픈 자리를 알아볼 것입니다. 그렇다면, 상황에 따라서는 매출이 잘 나오지 않을 것 같지만 어느 정도 기본은 나올 것 같다고 밀어붙여서 오픈하는 경우도 없다고 배제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대기업이 철저히 이익만을 추구하지는 않습니다. 때에 따라선 대외적인 이미지 때문에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대기업은 철저한 이익 추구 집단이고, 점주 수익은 사실상 별 관심이 없습니다. 해당 점포에서 발생하는 본사 수익이 그들의 관심사이고, 당연히 점포 매출이 낮으면 점주가 12시간 15시간 근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야간 미영업의 경우에도 점주 수익상 야간 미영업을 하는 게 맞음에도 부단하게 24시간 운영을 설득하는 것이고 24시간 미운영시 기본적으로 지원되는 혜택들을 제공하지 않는 것입니다.
지난 챕터에서도 언급했지만, 편의점 창업을 알아보신다면, 그리고 명색이 대기업인데 일부러 망하는 점포를 오픈하겠어?라고 생각하셨다면 그런 생각은 과감히 버리시고 현실적인 눈으로 바라보셔야 함을 알려드립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회사가 생각하는 수익의 기준이 점주가 가져가야 할 수익과는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아셔야 합니다. 철저하게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서로의 조건을 비교해 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맞는 것이지 대기업이라는 이미지로 온전히 믿어버리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고, 추후에 굉장히 큰 후회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이 믿으셔야 할 것은 대기업이 아니라 여러분의 눈과 정확한 정보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