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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May 20. 2021

#36.독일 동네병원의 코로나백신 접종


우리 속담에 미친년 널 뛰듯 한다 라는 말이 있다.

조금 격 하게 들릴 수 있으나 독일 날씨를 이보다 더 찰떡 같이 비유할 수 있는 말이 세상에 있던가? 싶게 딱 맞는 표현이다.


요즘 독일은..

동네 차이는 있으나 전국통계에서 코로나 감염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어 아이들도 다시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고(등교 시 코로나 신속진단 테스트를 해야 한다)

락다운으로 제한되어 멈춰져 있던 것들이 마치 동화 속에 등장하는 마법이 풀리는 장면처럼 하나둘 다시 풀리고 있다.

그 덕분에 만 14세 이하의 어린이 들은 신속 테스트 없이 밖에서 테니스 교실 같은 취미 활동을 할 수가 있다.


며칠 전 오후...

막내는 친구와 햇빛 쨍쨍할 때 테니스를 나갔다.

그리고 30분 후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전에 이미 일기예보에서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그날 오후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으나 그건 어디 까지나 일기예보 상에서였고 당장 햇빛 쏟아지는 마른하늘에서 그 비를 예상하기란 쉽지 않다.


불과 30분 전에 반바지 체육복 입고 테니스 가방 둘러맨 두 아이를 친구 엄마가 테니스 장에 데려다줬다. 그리고 30분 후에 하늘이 내려앉을 듯 시커매 지면서 천둥 번개 번쩍번쩍 하고 비 내리치는 테니스 코트 처마 끝에 서 있는 두 아이를 우리가 구조하듯 다시 데려 와야 했다. 고작 30분 만에 말이다.



이렇듯 짧은 시간 안에 이랬다 저랬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가 전형 적인 독일 날씨의 특징 중에 하나다.

그래서 한국에서 누군가 독일 날씨를 물을 때면...

나는 항상 이렇게 이야기하고는 한다. 미친년 널뛰듯 할 때가 많아요.


그런데...

코로나가 터지고 독일 정부는 이 미친년 널뛰듯 한 것이 비단 날씨 만이 아녔음을 입증이라도 해 주려는 듯 정신없을 때가 많다.

특히나 백신 정책은 일일이 열거 하기도 힘들 지경이다.

밖에서 보기에 독일은 코로나 비욘텍 화이자 백신을 직접 생산하는 국가 중에 하나라 백신 수급에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 또 그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빠르게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어 접종률도 올라가고 있으니 독일은 꽤 여유로워 보인다.


그러나 호수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오리 떼 들도 물아래에서는 미친 듯이 오리발을 휘저어야 하듯 안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난리도 아닌 것이 독일 백신 접종 상황이다.


방문자 명찰,우리병원 에서 백신 접종을 시작 하기 바로 전에 우리는 코로나 백신접종 센터로 견학을 나갔다.

우리는 독일의 동네 병원인 가정의 병원을 하고 있다.

독일의 의료는 주치의 시스템으로 되어 있어 환자들의 거의 모든 기본적인 건강문제를 가정의 병원에서 책임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기에 서류는 으찌나 또 많은지... 해도 해도 일이 끝이 없다 그런데 거기에 코로나 백신 접종까지 맡겨졌다.

일반 진료 사이사이에 백신 주사를 뽑아내는 것부터 모든 백신 접종의 절차를 해 가며 일을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아예 일주일 중에 두 번은 코로나 백신 접종만 하는 날로 만들어 놓고 동료 가정의 병원 들과 번갈아 가며 일반 환자 진료를 본다.

예를 들어 우리가 화요일, 수요일 백신 접종하는 날 우리 환자들 중에 급한 사람들은 동료 병원이 맡아 진료해주고 반대로 그 병원이 목요일, 금요일 백신 접종을 할 때 우리가 그 환자들까지 맡아 진료한다.


그러니 눈코 뜰 새가 없다. 거기에 진료 시간 내내 쏟아지는 백신 접종 상담 전화는... 퇴근 하고도 귓가에 가열차게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때도 있다.

며칠 전 저녁 뉴스를 보니 다른 지역 가정의 병원이 소개되며 요즘 백신 접종에 관한 인터뷰가 다뤄지고 있었다.

그 병원은 전화뿐만 아니라 코로나 백신 상담 건으로 이메일이 하루에 천통이 넘게 온다고 했다.

그거 보고 우리 병원 메일을 공개시켜 놓지 않길 잘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랬다면 우리도 만만치 않았을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백신접종센터 안에는 백신으로 주사를 만들어 내는 실험실이 따로 있다.그실험실로 견학을 가기 위해 위생 가운과 머리,신발 등에 위생캡을 착용했다.삭발 분장 아님주의!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독일 동네병원에서 백신 접종을 하며 가장 어려운 점이 백신 수급의 문제다.

방송에서는 독일 정부에서 동네병원으로 백신 수만 병을 공급한다고 떠들어 대지만 실제 접종을 하고 있는 가정의 병원들에게 그 수급이 원활하지가 않다.


예를 들어 지난주만 해도 우리 병원도 비욘텍 화이자 4병 밖에 못 받았지만 2병밖에 받지 못한 병원들도 많았다.

왜냐하면...

또 어찌 바뀔지 모르나 모멘트 에는 각가정의 병원으로 (의사 1명 기준) 2차 접종자를 위한 백신 외에 새로 1차 접종을 위해서는 2병 만을 지급하고 있어서다.

백신 1병당 6명 분.. 잘하면 7명 못하면 5명 분의 백신 주사가 나온다.

우리 병원 같은 경우 4병이라 해도 6주 전에 1차 접종을 끝낸 2차 접종자를 위한 2병 새로 1차 접종자를 위해 2병이었다.

말인즉슨 우리의 그 두껍고도 긴 대기자 명단의 환자들 중에 지난주 1차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연락을 받은 환자가 12명뿐이었다는 이야기다.


안 그래도 매일 언제쯤 자기 차례가 오는지 묻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그중에는 친절히 묻는 사람들도 있지만 더러는 왜 자기가 이렇게 오래 기다려야 하는지 분통을 터트리며 화를 내는 환자들도 있다.

그 때문에 어느 병원에서는 백신 차례를 빨리 받지 못해 격분한 환자들이 협박도 서슴지 않고 공격적으로 나와서 백신 접종을 포기한 병원들도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코로백신접종 만을 위한 백신접종 센터 에서는 하루 수백개 에서 천개 단위의 백신 주사를 만든다.갯수는 다르나 그과정을 우리병원 에서도 셀프로 해야 해서 전과정을 견학 했다

이런 이야기를 해도 사실 칠순이 훌쩍 넘으신 울 친정 엄니도 아직 백신 접종을 못 받고 계신 마당이라 "그래도 백신 접종을 많이 받고 있으니 여기보다는 났잖아"하신다.


이제 독일에서는 6월 7일을 기점으로 고연령과 기저질환자 들을 우선순위로 접종하기 위해 나누었던 기준점이 없어진다.(**이미 베를린과 몇 개의주는 없어졌다)

그리고 가정의 병원뿐만 아니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등 주사가 가능한 모든 병원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행할 예정이다.

한마디로 나이, 질환 그 어떤 것도 상관없이 누구나 백신 접종대상이 되는 것이며 어느 병원이던 코로나 백신 주사를 놓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바꿔 말해 모두가 백신을 맞겠다고 병원으로 헐레벌떡 뛰어 올 것이고 병원 들은 지금보다도 더 어려워질 백신 확보를 위해 박 터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독일 정부는 독일사람들이 제일 주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인 여름휴가 시즌에 맞추어 마치 기획 상품을 내어 놓듯.이런것들을 내어 놓았다.

휴가 때 들고 갈 수 있도록 1/2차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친 사람에게 전자 칩 카드를 주네 하며 떠들어 대고 있다. 또 여름휴가를 위해 아스트라제네카를 1차 접종 후 2차 접종을 9주에서 12주 지나서 했던 기존 텀을 4주에서 6주로 줄여 주겠다고 광고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여름휴가를 가기 위해 백신 접종을 서둘러 받겠다고 난리부르스를 당기게 할 이유를 던져 준다. 아무래도 이번 여름은 범상치 않을 것 같다. 상상 만으로 벌써부터 더워지고 뒷골이 당겨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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