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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중희
Dec 05. 2016
식겁한 날 이었다.
오랜만에 친구 에밀리를
만났다.
오늘 우리가 나누었던
이야기 들은 조금 무거운
테마였다.
얼마 전
그녀의 남편이 다니고 있는
태양열 회사가 불황을 맞아
대대적인
구조 조정에 들어갔고
아주 불안한 가운데 있단다.
예정 감축 인원 이
천명이 될 거라는데....
혹자는
지금 독일이 최대 호황이다 라고
하지만
안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물가는 계속 오르고
구조 조정에 높은 실업률이
지속되고 있는 도시 들도 많고
서민들 사는 것은
녹록지 않은 것이
여기나 저기나
매 한 가지 다.
단지 독일 사회는
사회보장이나
기타 서민 들을 위한
복지가 비교적 안정 적인 편이어서
표가 덜 날 뿐이다.
아직 어린 두 아이를 둔
에밀리는 유치원 보조교사로
반나절만 일을 한다.
만약 남편인 크리스티안이
직장을 잃게 되어 버리면
당분간 실업 수당은 받게 되겠지만
그럼 에도
여러 가지로 어려운 현실적 상황과
마주 하게 될 것이다.
독일에서는 전세라는 것이 없다.
그래서 세 들어 살 경우 매달 월세를 내는데
월세, 보험료, 생활비 기타 등등
돌아 서면 한 달
내야 할 것들이 줄을 선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크리스티안이 일해 왔던
태양열 분야의 회사를
이 근방에서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는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생크림이 가득 들어 있는
빈트 보이텔 (바람 주머니)
이라는 빵과 라테를 마시며
이런저런 재미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에밀리의 무거운 마음은
쉽사리 가벼워지지 않아
보였다.
나는 그런 에밀리
에게
"에밀리 미리 걱정하는 건
빌리지 않은 돈의 이자를 내는 것과 같데...
모든 게 잘 될 거야
~"
라며 바보스러울 만큼
환 하게 웃어 주었다.
집으로 오는 길에
동네 슈퍼에서
시장을 바리바리 보고
양손에 잔뜩 짐을 들은
나는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렇다.
뱃속에서 신호가 오고 있.었.다
꾸르릉~꾸르릉 쾅쾅~~
아무래도 아까 생크림을 너무
퍼먹어 댔던 것이야~
벌써
이마 에는 땀이 송글 송글
맺히고
등짝 에는 식은땀이 주르륵 흐른다.
독일의 작은 슈퍼들,
주택가 사이에서는
공중 화장실을 찾을 수 없다.
오마이 갓뜨~~
집 까지는 아직 한참 걸어가야 하는데
나는 이런 급박한 상황 속에서 도
울 남편이 평소에 좋아라 하는
장사익 님의 삼식이
라는 노래가 저절로 떠올라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시추에이션이 되어 버렸다.
장사익 님의 삼식이 노래 가사
소낙비는
내리구
요.
업은 애기 보채구요.
허리띠는
풀렸구
요.
광우
리는
이었구
요.
소코 팽이
놓치구
요.
치마폭은 밟히구요
논의 뚝은
터졌구
요.
시어머니
부르구
요.
똥오줌은
마렵구요.
리얼 버전
부슬부슬 비 오고요.
양손에는 짐 가득이고요.
뱃속 에선 난리 났고요.
집 까지는 멀~었고요.
걸음걸음 힘겹고요.
눈에 힘 빡 줬고요.
다리 힘 풀리고요.
(건널목 신호등 ) 빨간 불로 바로
바꼈
고요.
(옆집 아줌마) 겁나 반가이 인사 하구요.
(지금 상황 삼식이랑 ) 싱크로율 100퍼센트 구요
.
현관 앞에 정신없이
널브러져 있는
짐들 만이
조금 전 나의 긴박했던 상황을
리얼하게 보여 주고 있다.
휴우~
식겁한 날 이였다.
김여사
부슬 부슬 비 오구요.
양 손에는 짐 있구요.
뱃 속에선 난리 났구요.
집 까지는 멀~었 구요.
걸음 걸음 힘겹구요.
눈에 힘 빡 줬구요.
신호등 빨간 불 이
구요.
이웃집 아줌마 부르구요
삼식이 랑 똑같구요.
김여사
부슬 부슬 비 오구요.
양 손에는 짐 있구요.
뱃 속에선 난리 났구요.
집 까지는 멀~었 구요.
걸음 걸음 힘겹구요.
눈에 힘 빡 줬구요.
신호등 빨간 불 이
구요.
이웃집 아줌마 부르구요
삼식이 랑 똑같구요.
김여사
부슬 부슬 비 오구요.
양 손에는 짐 있구요.
뱃 속에선 난리 났구요.
집 까지는 멀~었 구요.
걸음 걸음 힘겹구요.
눈에 힘 빡 줬구요.
신호등 빨간 불 이
구요.
이웃집 아줌마 부르구요
삼식이 랑 똑같구요.
김여사
부슬 부슬 비 오구요.
양 손에는 짐 있구요.
뱃 속에선 난리 났구요.
집 까지는 멀~었 구요.
걸음 걸음 힘겹구요.
눈에 힘 빡 줬구요.
신호등 빨간 불 이
구요.
이웃집 아줌마 부르구요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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