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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Dec 06. 2016

눈 오는 날 아침 독일 주택 에서는..

눈 왔다

며칠간  눈이 내릴 듯 말듯한 날씨가 계속 되고 있었다.

지난 주말 에는 아침에 일어나니 밤 사이 몰래? 내린 눈이 온 동네 나뭇가지에 매달린체 얼음꽃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눈이 온듯 만듯 길가 에는 드문 드문 배추 위에 꽃소금 뿌려 놓듯 그렇게 찔끔찔끔 하얀 흔적만 남아 있었던 것이 다.


그래서

오늘 아침 남편이" 눈 왔다 "라고 이야기했을 때 에도 나무 위에만 조롱조롱 달려 있는 눈을 상상했었다.

그런데 막내의 빵 도시락을 싸다 말고 내다본 밖은 함박눈이 소복이 쌓여 길을 덮고 있었다.

하얗고 포근한 느낌...

나는 금방 내려진 향긋한 커피 위에 하얀 눈을 닮은 몽글몽글한 우유를 얹어 라테 한 잔 만들어 들

학교 가는 막내와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하기 위해

현관문을 열었다.

아.. 진짜 눈이다....

이렇게 눈 오는 날 아침은  마냥 마음이 말랑 해 진다.

남편의 다정한 한마디를 듣기 전 까지는 말이다.

"눈 엄청 쌓였다. 빨리 치워야겠네..."


이런.... 띠....

우리 집 큰길 이 시작되는 곳으로 이웃 들의 출근길 이자 학교, 유치원 가는 아이들의 통학로이며

시내로 나가는 이웃주민들이 수시로

 지나다니는 통행로 다.

그것은 이른 아침 이어도 눈이 왔다 하면 벌떡 일어나서 후딱 하니 눈을 치워 놔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왜냐하면  독일의 주택가에 눈이 와서 쌓이각자 자기 집 앞은 자기가 쓸고 닦고 치워 놔야 한다.

시유지 소속의 길 들은 눈 치우는 차들이 수시로

다니면서 치워 주지만 개인 주택의 앞 길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몫이다.

만약에,자기 집 앞의 눈을 그대로 방치? 해 두고 치우지 않아 길가던 사람이 넘어져 다치는 사태가 생긴 다면

전적으로 그 집주인 책임이다.

그러니 미적 거릴 시간 없이 눈이 와서 길에 쌓였다 하면 뛰어 나가 부지런히 치워야 한다.

이렇게 눈 오는 날 도 아침부터 허벌나게

조깅하시는 바지런한 분들 꼭 있다.

거기다 자전거 들도 타고 다니니 눈 쌓인 길이 빙판 되기는 눈 깜짝 할 사이다.


마음이 급해진 나는 몽글몽글한 커피의 여운을 뒤로하고 연장?을 챙기기 시작했다.

 미리 사다 쟁여 둔 소금을 찾아오고, 눈을 치우는데 쓰는 삽도 꺼내 들고...

목도리 칭칭 감고 방울 털모자 눌러쓰고

장갑 끼고 가뜩이나 작은 눈만  빼꼼히 내놓고는

전투 준비 완료~!

요 거이 빙판길 방지용 소금. 눈 위에 뿌리는 뿌려 뿌려 소금 되겠다. ㅎㅎㅎ 그 옆은 눈 치우는 삽

뽕짝을 흥얼 대며 집 앞 전체를 치워 대는 힘이 남아도는 미련한 아줌마 하나 ㅎㅎㅎ

요령껏 지네 집 앞만 싹 치우고 우아하게 들어 가신 이웃집 아낙네


독일의 눈을 치우는 삽은 옆으로 길고 넙적하게 생겼다.

흙 퍼대는 아래쪽으로 뾰족한 일명 삽질? 용도의 삽이랑 은 생긴 것도 다르고 삽머리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들기도 가볍다.

그래서 번에 무리 해서 들어 나르지만 않는다면 연약한 처자 들도 사용하기 힘든 것은 아니다.

그러니 튼실한 아줌씨 인 나는 눈 치우는 삽 쯤이야 가쁜 이 들고 다닌다.


길 가에 눈 들을 한쪽으로 쭈욱 쭉 밀어 대며

맹렬히 치워 대다 보니 또박또박 맞아떨어지는 박자에 흥얼흥얼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빰빠라 빠라 빠라 빰빰빰

역시 노동? 에는 국민가요 트롯이 최고여~

를 외치며 치우다 보니 어느새 우리 집 앞뿐만 아니라 이웃집앞 그리고 시유지 큰길 앞 까지

말끔히 치워 대고 있었다.


어쩐지... 지나다니던 행인 들이 유난히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하며 지나 가더라니....

얼어 죽을까 싶어 둘둘 말고 나와 눈만 간신히 보이는 웬 쬐깐한 아줌마가 길거리에서 크기만 저한 삽 들고 이상한 콧노래를 부르며 눈을 전투적으로 치우고 있다.

딴따라 따라 따라 딴딴 딴 오우 에에~ 해가며 가끔 몸도 이상하게 꿈틀 대 가며 길에 눈들을 미췬듯이 치워 대고 있으니 길 지나가던 사람들이 무서워서 라도 고마워요.. 하며 갔나 보다.


하얀 눈이 말끔이 치워진 길 위에 미끄럼 방지 소금을 깨뿌리듯 솔솔 뿌려 대며 흐뭇한 눈으로 보다 보니..

아까 같은 시간에 나와서 열심히 눈을 치우던 우리 옆집 아주마이는 이미 댁으로 들어 가신지 오래다. 

그 집 앞은 딱 자기네 땅만큼만 오려 내듯 치워져 있었다.


이것이 눈 덮인 길 가 에서도 설계 도면 없이 시유지와 사유지를 딱~구분할 수 있는 20년 넘게 주택에서 살며 눈을 치웠던 이웃집 아줌마의 내공 이였던
것이었다.

그래, 아무렴 어떠냐 우리 집 앞 길에서 넘어져 다치는 사람이 안 생기면 되는 거지...

눈 오는 날 아침 운동 한번 신나게 잘 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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