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키운 상추,허브 넣어 만든 샐러드
김자까네 텃밭을 소개해요
아직은 선선하던 초봄 어느 날이었다. 우리는 이번에도 정원에 꽃을 심고 텃밭을 만들기 위해 주말마다 꽃상가에 갔다.
예전 같으면 욕심을 내서 한 번에 세일품목을 쓸어 온다던가 왠지 그날따라 예뻐 보이는 것들을 바로 장바구니에 담아 오고는 했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어느 것은 제때 심지를 못해 화분에서 쌔들쌔들 말라 갔고
또 어느 것은 조금 시든 채 꽃밭이나 텃밭에 심겨서 맥을 못 추고 사라져 갔다.
이제는 딱 그날 심을 양만 담아다가 하루 일과를 마치듯 가져온 모든 것을 제자리에 심는다.
그러니 꽃이나 채소나 훨씬 싱싱하게 잘 자랐다.
거기다 이번에는 꽃상가에서 일하고 있는 전문 가드너에게 흙과 거름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다른 해 에는 정원용 흙 한 가지 사다가 물티플로 꽃도 심고 채소도 심고 했는데..
역시나 맞는 흙을 넣어 주고 거름을 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했다.
처음에 돈도 더 들고 신경도 더 쓰이는 것 같았지만 지나고 보니 그렇지도 않았다.
가령 토마토는 토마토용 흙을 넣어 주고 장미는 장미용 흙 그리고 허브들은 허브용 흙 또 채소 텃밭은 채소용 흙으로 꽃 들은 꽃 전용 흙으로 각기 나누어 몇 가지 흙을 장만했더니 처음에 비용이 조금 더 들었지만
효과 면에서 달랐다.
그리고 각각의 흙과 거름으로 나누어하다 보니 나중에는 자연스레 맞는 흙을 쓰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토마토도 호박도 어찌나 쑥쑥 잘 자라는지 가격대비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허브 텃밭은 매일 따다 음식에 넣어 먹고 샐러드 해 먹고 해도 언제 그랬냐는 듯
내일이면 또 수북하게 돋아 났다.
마치 신데렐라의 요술할멈이 요술을 부리듯이 말이다.
이번 우리 텃밭에는 작년에도 잘 자라 주었던 딸기, 파슬리, 바질, 양파, 파, 토마토, 콜라비, 상추, 고추, 고수 외에 루꼴라, 바닐라 바질, 레몬그라스, 호박, 고구마, 플라워콜, 셀러리, 딜, 명이, 피망들을 추가해서 각각 심었다.
텃밭의 식구들이 늘어난 셈이다.
장소도 채소에 맞춰 햇빛이 많이 필요한 토마토 들은 정원 앞쪽에 심었고 상추들과 허브 들은 나무 그늘 아래 중간중간 햇볕이 드는 곳에 플라워콜과 콜라비는 직사광선을 피해 나무 그늘로 들여놓았다가 돌려놓았다가 할 수 있는 곳에 심었다.
그 덕분인지 이번 텃밭 농사는 풍작을 예상해 본다. 짝퉁 농부이지만 호박잎이 무럭무럭 자라고 토마토가 쑥쑥 크는 것을 보니 벌써 마음이 설렌다.
뿐인가 딸기는 작년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조롱조롱 많이도 매달리고 있고 하얀 꽃 너머 초록색 피망도 예쁘게 나오고 있다.
농부님네 들이 아마도 이런 맛에 그 힘든 농사일을 짓고 계신 게 아닐까 싶다.
돌아 서면 하나씩 꽃을 피우고 열매 맺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저절로 힐링이다.
큰 바구니 하나 들고나가 몇 분이면 수북해지는 우리 집 텃밭에서 루꼴라, 상추, 파슬리, 딜, 고수 등을 따다가 어느 더운 날 저녁을 샐러드로 먹기로 했다.
자주 가는 빵집에서 "오늘 저녁은 샐러드 먹으려고 해요 추천해 주실 빵 있나요?"
라고 했더니 정 많은 아주머니 직원이 "아 요거 강추 에요 내가 먹어본 빵 중에 샐러드랑 아주 찰떡궁합
이지 뭐예요!"라고 하며 납작한 빵을 보여 주었다.
이름도 재미난 후추방석 겉은 바삭하고 속은 말랑 하며 건건한 소금기와 후추향이 한데 어우러져
푸른빛 도는 허브들이 많이 들어간 샐러드에 정말 잘 어울렸다.
빵 반죽과 겉에 후추가 많이 들어가고 생긴 게 납작하니 방석 같아서 후추방석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우리 집은 평소에 저녁은 늘 한식으로 밥을 해 먹는 것을 고수했는데 가뜩이나 갱년기로 조금만 더워도 헥헥 대는 나는 특히나 낮에 온도가 쭉쭉 올라가는 날이면 지쳐서 저녁에 불도 켜기 싫을 때가 많기 때문에 샐러드는 아주 딱 맞는 메뉴 되겠다.
입맛 까다롭고 고기파인 막내도 풀떼기만 가득한 샐러드를 오케이 했다.
요즘 근육 키우기 전에 체중 감량을 먼저 한다고 다이어트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이때는 기회다 싶어 이틀에 한 번은 샐러드와 빵으로 저녁을 대신한다.
덕분에 체중도 1.5킬로나 빠졌다 이거이 왠일인가 말이다 그냥 1.5킬로는 별개 아닐 수도 있지만 웬만해선 저울이 끄덕도 하지 않는 내게는 이보리슝년에 어쩐 일이래 하며 물개 박수를 칠수 밖에 없다.
새 둥지 샐러드 만드는 법
남편이 딱 보니 생긴 게 우리 동네 나무 위에 새 둥지를 닮았다고 해서 우리 집에서는 이 샐러드를 새둥지 샐러드라 부른다.
우선 올리브유에 길게 자른 닭가슴살을 약간의 후추 소금 뿌려서 구워 내고 훈제 연어가 있는 날엔 훈제 연어도 놓아두고 모자렐라치즈, 아보카도, 오이, 토마토, 빨간 무, 섞어 담아 두고
노란 옥수수와 빨간 강낭콩 그리고 우리 집 텃밭에서 바로 따온 유기농 상추들과 바질, 고수, 딜, 루꼴라 등의 허브를 골고루 푸짐하게 담아 두었다.
이렇게 접시에 각각의 채소들과 허브 그리고 닭가슴살과 연어 등을 구분해서 놓고 각자 원하는 채소들을 골라 담는다.
그러면 요렇게 푸짐한 새둥지 샐러드 완성~!
요기다 내추럴 푸어 요구르트 3큰술, 코코넛밀크 1큰술, 간장 1작은술, 레몬즙 1작은술, 에 *단맛이 조금 더 필요한 분들은 꿀 1작은술 넣고 잘 섞으면 드레싱 완성~!
사실 코코넛밀크의 단맛과 신선한 채소의 단맛이 어우러져 꿀이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이것은 옵션!
텃밭에서 방금 따온 허브들은 마트에서 산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맛을 지녔다.
여리고 야들야들하며 루꼴라, 고수, 딜은 향 자체가 다르다.
입안 가득 신선한 향긋함이 몰려들던 몸도 마음도 초록초록 하던 저녁이었다.
To 애정하는 독자님들..
텃밭의 우리 초록이들 보며 가까운데 계시면 나눠 드리고 싶은 마음 한 바구니입니다.
대신에 싱글싱글한 독일의 텃밭 기운을 가득 담아 글을 전합니다.
다음 글에서 만나요~!
뭔 글이 나올지는 주인장 마음입니다.ㅎㅎ
어차피 김자까의 브런치는 일상의 잡다구리니까요
더운 여름 상큼하고 시원하게 건강 히들 지내시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