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함께 운동을 시작 한지 두 달째로 접어들었다.
아직 눈부신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그것도 운동을 한 것이라고 입맛이 더 돌아 체중이 1.5kg가량 더 늘어난 것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우리는 일주일에 최소한 두세 번은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운동을 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 시간들 중에 쉬는 시간이 더 길다는 게 함정이지만 말이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는다. 그래도 좋아지고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평소 근육 통이 잦은 편이다. 갱년기 라 몸 구석구석 결리고 아프다 여기저기 눌러서 아픈 곳을 찾느니
안 아픈 곳을 찾는 게 빠르다.
생활할 때 자세도 매우 좋지 않다. 병원일 할 때도 컴퓨터 업무가 많아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 그 시간 동안 목이 앞으로 나오고 등이 굽는 일명 거북목 자세가 될 때가 많다.
또 주방에 서서 요리할 때도 급하게 일할 때가 많아 나쁜 자세로 있어도 이것만 볶아 놓고, 저것만 썰어 두고.. 라며 자세를 바로 잡는 것을 미뤄 둘 때가 더 많다.
자세를 의식하기 어려운 잠을 잘 때는 어떠한가
갱년기라 숙면을 취하지 못한 날들이 종종 생긴다. 돌보아야 할 어린아이가 있는 것도 아니건만
새벽녘에 한두 번씩 깬다
화장실을 다녀온 적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지만 중간에 깨서 시간 확인이라도 하고 나면
잠이 홀딱 깨 버리기도 한다.
그러니 마치 잠에서 깨지 않은 것처럼..
비몽사몽 간에도 어떻게든 자야 해! 잠이 보약인데! 라며 전투적으로 다시 잠을 청한다
웅크리며 뒤척이며 안 좋은 자세로 자다 보면 팔다리 어깨가 딱딱하게 뭉치기 마련이다.
고무판처럼 굳은 근육들로 인해 목 근처가 뻑뻑하고 어깨 뻐근하고 허리 당기고 하는 게 일상이다.
그런데 운동을 시작하고부터는 새벽에 깨는 날도 적어지고 그에 따른 근육통도 확실히 줄었다.
나는 그게 운동 앞뒤로 하는 스트레칭의 도움이 크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내게 우리가 다니고 있는 피트니스 센터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을 꼽으라 하면
그 첫 번째가 스트레칭 룸이다라고 하겠다.
일층 구석진 곳에 자리하고 있지만 이층에 화려한 운동 코너들에 비해
사람들이 몰리지 않고 늘 조용한 곳이다.
통유리로 되어 있어 밖이 그대로 내려다 보이는 뷰는 덤이다.
이곳에서는 다섯 가지의 종류 다른 스트레칭 기구들이 놓여 있다.
운동을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들이야 알아서 몸을 풀고 시작하겠지만
운알못인 내겐 정말 유용한 곳이다.
워낙 몸치에 운동치라 몸이 통나무 같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트레이너가 알려준 스트레칭을 벽 잡고 하다가도 이게 맞나? 한다
마음과 달리 움직이는 몸뚱이 이다 보니
버벅 대도 고쳐줄 사람도 없다
뻐둥뻐둥한 몸으로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면...
나보다는 조금? 더 유연한 남편이 잘난 척하며 이렇게 해야지 저렇게 해야지 참견을 한다
그러나 저도 틀릴 때가 많으니 나도 틀려 너도 틀려 그럼 누가 아나?.
그렇게 헤매던 것을 생각하면 이렇게 하나하나 친절히 부위 별로 스트레칭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방은 땡큐 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피트니스 센터에 도착해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나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스트레칭 룸 에서 하는 스트레칭이다.
기구에 맞춰 팔, 다리, 등허리, 어깨, 온몸에 거쳐하는 준비 운동을 기구에 맞춰 설명문 보며 열심히 한다.
운동 잘하는 사람들이 보면 뻑뻑한 몸뚱이를 어찌할 바 모르며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 어딘가 불편해 보일지 모르지만 스스로는 아주 만족하며 움직인다.
옛날옛적에 다른 피트니스센터에서 어느 퍼스널 트레이너가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지가 가르쳐 준 대로 욜라리 스트레칭하는 내 모습을 보고는 아주 조심 스레 요로코럼….
"혹시 어디 편찮은 곳이 있으세요?"
우쨌거나 어디서 났는지 모르게 우두둑 뚜두둑 하는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알싸하게 근육이 펴지는 느낌이 전신을 짜르르 감싸게 몸을 움직인다.
이렇게 1. 준비운동을 10분 에서 15분가량 한다.
그리고 2. 러닝머신 위에서 아직 뛰지는 못하지만 빠른 속도로 걷는다.
처음 러닝머신 위에서 스타트를 누르자마자 움직이면 꿈틀하고 놀라기 일쑤였는데
이젠 4 정도의 중간 빠르기로 걷고 있어도 힘들지 않으니 운동의 효과라고 볼 수 있겠다.
물론 그렇게 한참을?(10분에서 15분가량) 걸어도 달달이 빵 하나 먹은 만큼의 칼로리도 소진하지 못하니 아직 갈길이 멀긴 하지만 그래도 이거이 어딘가
그 후에는 위층에 있는 egym으로 향한다.
*egym 전에는 러닝머신은 10분에서 15분가량이 적당 하다고 한다.
위층 왼쪽 면을 차지하고 있는 egym은 종아리와 다리를 위한 기구 2개 (앞, 뒤로) 팔 과 어깨를 위한 것 2개
그리고 배와 등 허리를 위한 것 2개 해서 도합 6개의 근육과 코어를 위한 운동기구들이다.
보통 운동 기구 들은 각자 팔다리에 길이에 따라 앉은키 또는 키에 따라 직접 맞춰서 작동하도록 되어 있다
남녀 또는 운동해온 연차 따라 다르겠지만 무게 또한 각자에 맞게 맞춰 놓고 시작해야 한다
앞에 먼저 그 기구를 사용한 사람이 키가 큰 사람이라면 내 숏다리가 닿을 리 없고
무게도 20kg 도 간신히 드는 내가 50kg 면 움직이지도 못한다
이렇게 저렇게 맞춰 가며 운동하다 보면 제대로 내 몸에 맞춰 놓고 움직이는 게 맞나 싶다
너무 무게를 무리해서 올리고 하면 어딘가 탈이 나기 십상이고 너무 적은 무게로 움직이면 운동이 됐나 안됬나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운동하다 말고 트레이너를 찾아다닐 수도 없다
그런 고민을 한방에 해결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이 egym이다
트레이너와 하루 테스트를 하고 각각 지정해서 저장해 두면 언제던 기계가 알아서 몸에 맞춰 준다
어떻게 냐면 바로 요렇게~~!
회원 카드를 들고 기계에 로그인하면
준비 운동은 했니? 문구가 뜬다. 독일어를 그대로 직역하면 몸은 따땃하게 데웠니?이지만 준비 운동을 했는지에 대한 물음이다.
그려 후끈 달아올랐구먼~!라고 혼잣말을 하고 나면 그렇다면 시작해도 돼!라는 문구가
마치 광고 문자처럼 화면에서 흘러간다
그런 후에 내 이름이 적혀 있는 베이식 프로그램이 화면 가득 뜬다
거기에 스타트만 눌러 주면 기계가 알아서
내 짧은 팔다리에 맞춰 주고 무게까지 설정해 준다
그렇게 화면에 60초 광고 후에 가 아니라 준비하고 있다가 지그재그 로 된 파란 화살표 방향에
맞춰 몸을 움직여 주면 된다.
타이밍도 몸동작도 맞게 움직였다면 파란색 화살표 안에 동전들이 하나둘 뾰로롱 하고 사라지면서
점수를 내어준다
만약 타이밍이 너무 늦었거나 빨라도 화살표 안 노란 동전은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지나간다.
그러면 점수는 없다
그러니 그 동전을 먹기? 위해 겁나게 집중해서 할 수밖에 없다.
노란 동전은 마치 어린 시절 오락실에서 하던 오락처럼 묘하게 승부욕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 바퀴 돌고 나면 30분은 지나간다.
그러고 나서..
다시 스트레칭 룸에 가서 10분 에서 15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 준다.
쉬는 시간과 씻는 시간 빼고 순수하게 운동을 한 시간만 계산해 보자면 하루에 1시간 15분 에서 1시간 30분 일주일에 이틀에서 삼일을 가니까 세 시간 에서 네 시간 반 가량은 운동을 한다.
운동으로 7일에 서너 시간 이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몸 아끼며 소파와 한 몸일 때가 많던 사람들이 이게 어딘가 그리고 루틴이라는 것이 생겨서 언제 가고 가서는 어떻게 하고 라는 플랜들이 생겼지 않은가
어떡하든 가지 않아도 될 핑계를 찾지 않고 점점 운동 시간을 늘려 야지 하는 마음이 드니 나로서는 장족의 발전인 셈이다
많은 것이 그러하지만 특히나 운알못들을 위한 운동은 무리하지 않게 몸에 맞는 루틴이 정말 필요하구나 싶다.
그래야 그만두지 않고 지속 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