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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Mar 25. 2020

#9.코로나 19, 지금 독일 병원에서는...

독일에서 코로나 선별 진료소란?

우선 독일 병원 이야기에 앞서 한국과 독일의 코로나 선별 진료소 차이점에 관해 간단히 설명하고 시작해야겠다.

한국은 열이 나거나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이 있을 때 혹시나 코로나가 아닐까? 할 때 환자 들은 일반 병원이 아닌 코로나 선별 진료소로 정해져 있는 보건소, 병원 등으로 문의하고 직접 가서 그곳에서 보호복과 보호 마스크를 착용하고 계시는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고 필요시 코로나 검사를 받는 것으로 안다. (그 방법도 매우 다양하게, 자동차, 공중전화 부스 등등...)


그런데 독일은 선별 진료소라는 것이 한국과 다르게 되어 있다. 조금 더 자세하게 예를 들자면...

열이 나고 기침이 있고 목이 아픈 환자가 시나? 할 때 독일에서는 가장 먼저 연락을 취하고 가야 하는 곳은 각자 다니고 있는 가정의 병원이다.(주말, 공휴일 그리고 밤 시간 제외, 이때는 ÄBD라는 곳이 따로 있다.)


우리 병원 현관문, 기침, 열 콧물 등 코로나 19 유사증상이 있으면 병원 전화부터 해 달라고 공고문을 문과 초인종 바로 위에  붙여 놓았어도 무조건 벨부터 누르고 본다

독일 의료 시스템은  주치의 시스템으로 가정의 병원에서 환자 개인의 모든 진료 사항을 관리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코로나 19 감염 의심증상 환자가 가정의 병원에서 진료 후에 의심 소견이 나오면 선별 검사소로 연락을 하게 되어 있다.

(앞글 들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독일에서는 환자가 코로나 19 확진자가 많이 나온 위험지역? 에 다녀왔거나 코로나 19 확진자와 직접 접촉이 있는 사람에 한해서 검사를 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거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가정의 들이 코로나 19 감염 의심 환자로 소견을 내어도 검사대상으로 선택? 되지 못한다.)


그렇게 독일의 선별 진료소는 코로나 검사만 하는 곳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선별 검사소라는 말이 사실은 더 적합하다.

그렇다면 여기서 눈치 빠른 분들은 이미 느끼시겠지만 독일에서는 환자가 코로나 검사를 받기 전에 먼저 전반적인 진단을 받아야 할 내용상의 선별 진료소는 일반 가정의 병원이 되는 셈이다. 그것도 아무런 보호 장비? 도 없이..


이건, 마치 사극 드라마에 나오는 전쟁터 장면에서 말 타고 갑옷 입고 칼 든 장수 들이 뒷전에서 각 잡고 서서 "진격하라!!" 한마디만 하면 보기에도 추워 보이는 얇디얇은 옷 입고 창인지 막대기인지 후줄그레 한 거 들고 우르르 열라 뛰어 나가는 일반 병사 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지금 독일의 가정의 개인 병원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코로나 19 와의 전쟁 속에서 가장 감염 위험이 높은 곳 중에 한 곳이 되었고.... 그럼에도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셀프로....

병원 출입구를 중심으로 왼쪽에 환자대기실 오른쪽에 안내 접수 사무실이 있다. 60년도 훨씬 넘은 옛날 병원이라 입구부터 접수처가 넓게 트여 있지 않아 가림막 설치가 용이했다
독일 가정의 병원 들의 자구책


독일은 오늘 확진자 수가 3만 명이 넘어갔다 지금 현재 3월 24일 기준으로 30,105 명이다.

얼마나 더 빠른 속도로 숨은 감염자가 확산되고 있을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도 독일 보건 당국에서는 가정의 병원들에게 되도록 코로나 19 감염 의심 소견서를 내지 않아 줄 것과 환자를 선별 검사소로 바로 이송하지 말아 줄 것 등을 거듭 당부했고 검사소에서 검역하는 것을 자발 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독려했다.(얼마나 검사를 많이 한다고 검사소가 혼잡해지지 않도록 이라는 말에 힘주어서 말이다. 거기다가 자발적인 참여 언제? 평일 아침 9시부터 13시까지 딱 일반 병원 진료 시간에... 왜냐하면 지금 검사할 의료진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는 다음번에 ÄBD와 함께...)


어쨌거나 지원해 주는 것은 쥐뿔도 없으면서 협조해 달라는 것은 겁나 많은 보건당국 과는 별개로 독일의 가정의 병원 들은 어떻게든 자구책을 각자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병원만 해도 매주 새로운 방법으로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처음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도 확진자들이 나오기 시작한 3월 12일 기준으로 볼 때, 남편이 정했던 진료 매뉴얼 은 우리 병원 진료실 세 개 중에 하나를 코로나 19 감염 의심 또는 감기 환자들 전용으로 사용하고 환자 대기실은 다른 질환의 환자들에게만 허용하고 각자의 자동차에서 기다리게 하는 등 최대한 다른 환자들과의 접촉을 막는 것에 있었다.

급변하고 있는 독일의 코로나 19 상황


그런데 이제는 병원 근처 만 명이 넘는 직원이 소속되어 있는 폭스바겐 자동차 회사에서도 확진자가 나왔고, 동네마다 확진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그 진료 방침도 대폭 수정되었다.


뻥 뚫린 접수처에 가림막을 하기 위해 아크릴 판을 주문했는데 2주가 걸린다 했다. 가정의 병원이라 사정 설명했으매도.... 이 상황에....
주문 제작되는 아크릴판 기다리다 , 재료상에서 아크릴판 사다가 직접 붙였다  밖에서 보면 비주얼 큰 차이 없다. 안쪽에서 보면 택배용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는 건 비밀!
코로나 때문에 생겨난
비상사태 진료 방법들


요즘 병원에서 환자들 에게 자주 듣는 소리 중에 하나가 "나는 목이 조금 아프고 기침 좀 나는 그냥 감기에요 코로나가 아니라"


그런데... 그걸 어떻게 아느냐는 말이다. 일반 감기, 독감, 코로나 19, ...열, 기침, 콧물, 거기에 오한이나 인후통 또는 근육통 등을 동반하는 거의 흡사한 증상들을 가지고 있다.

증상 만으로는 이 사람은 그냥 감기, 저 사람은 몸살감기 그 사람은 독감, 요 사람은 코로나 19라고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람에 따라 증상에 차이가 있을수 있어,경미 하거나 아예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하니 검사 해 보는 것이 아니고서는 그누가 확신 할수 있겠는가?


그래서 지금 독일의 대부분의 가정의 병원들이 코로나 19 감염으로 부터 의료진과 다른 환자들을 지켜 내기 위해 비상사태 진료 방법들을 모색 하고 있다.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에서 의료진이 감염 되면 의료 붕괴가 올수 있고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고령의 환자 들이 감염 되면 사망으로 이어질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많은 병원 들이 사용 하고 있는 것이  환자들을 아예 병원 안으로 들이지 않고 진료 하는

1.전화진료 다.

예를 들어 전화로 환자의 증상 등을 체크하고 접수받아서 순서대로 의사와 전화 통화로 진료를 하고 그 후에 작성된 병가와 처방전등은 우편으로 보내거나 환자의 보호자가 찾아가는 방식이다.


또는 동료 가정의 병원 중에는 젊은 환자들이 많아 2.영상진료도 병행하고 있는 곳들도 있다.

환자와 의료진이 넷상에서 서로 캠을 켜고 모니터를 통해 서로의 얼굴을 보며 진료하는 형식이다.


그런데 우리 병원처럼 환자의 80프로가 60대 이상 환자들일 경우는 영상 진료는 불가능하다. 독일의 많은 노인들이 인터넷과 무관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병원 에서는 진료비를 내지 않고 의료보험 카드를 기계에 긁는다 신용카드 긁듯이,그러면 컴퓨터 안에 환자 진료 기록 칸 안에 초록색 불이 켜진다.감염우려로 일회용 비닐 사용중..

그래서 우리 병원 처럼 노인 환자들이 많은 경우 의료진이 병원 밖으로 나가서 직접 진료 하는 3.야외 진료병행 하는 경우들도 있다.

주로 전화로 진료 가능한 사항은 전화로 하지만 부득이 환자를 직접 보고 청진기로 진찰해야 하는 상황의 환자 들과 전화 연락도 없이 불쑥 병원 초인종부터 누르고 보는 환자들 중에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으로 온 환자들은 어쩔 수 없이 야외에서 진료해야 하는 요즘이다 말그대로 비상사태 이므로.... 다행히 우리 병원 앞 주차장이 넓은 편이고 요즘 감사하게도 날씨가 좋아서 야외에서 거리 유지하며 진료가 가능하다.


마스크 쓰고 장갑 끼고 전화기 귀에 대고 환자 기록 차트 옆에 끼고 병원 안과 밖을 쉴 새 없이 종종 거리며 다니다 보면,야외에 서서 목이 아프다는 환자의 목을 들여다 보고 청진기로 진찰하며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히는 남편의 모습눈에 들어 온다.


어쩐지 예전에 재밌게 보았던 태양의 후예 라는 드라마에서 나오던 재난상황의 장면들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 당장 골절에 피 철철 흐르는 급한 환자 들만 나오지 않았다 뿐이지 ,비상사태로 인한 야외 진료라는 것과 드라마 상에서는 지진으로,실제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감염 위험으로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아슬아슬한 상황이라는 것이 지극히 닮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 각자 주변 상황에 맞춰 자기 자리에서 판단 하고 최선을 다해서 자신을 그리고 가족과 이웃을 지켜내야 한다는 사실 또한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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