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안이가 반성문을 쓰고 있어요.
낮에 누나가 하는 모든 것에 너무 심하게 샘을 내는 바람에
엄마한테 꾸중을 듣고 빈방에 들어가서 반성하는 중이에요.
뭘 잘못했는지 곰곰이 생각해서 적어오라고 했지요.
겸사겸사 엄마는 숨을 좀 돌려야 하죠.
라고 생각하는 찰나에
어째 금세 반성문을 들고 오셨네요.
“엄마~ 반성문 써 왔어요”
“벌써!?? 어디 보자”
순간 웃음이 나올뻔했답니다.
대체 번호는 왜 달고 온 거야.
또 반성문은 왜 이리 심플하니~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고
근엄하게 다시 한번 말해 줍니다.
“주안아. 이건 아니다”
“그럼, 뭔데요?”
“주안이 네가 떼쓰고 큰소리친 건 맞는데
이거 때문에 혼나는 거 아니야.
주안이가 무엇 때문에 큰소리치고 떼썼는지
주안이 마음을 찬찬히 살펴봐.
다시 가서 곰곰이 생각해서 반성문 써와”
빈방에 들어가길래
이번엔 제대로 쓰겠거니 했는데
금방~ 또 나오더랍니다.
“엄마~ 반성문 다시 써 왔어요”
“또 벌써!?? 어디 봐~”
그 번호는... 참 대쪽같이 적으시네.
또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걸 겨우 참았답니다.
주안아~ 반성문 참 일목요연하다.
어휴~ 이제 그 심각한 표정 그만 풀어라.
그래도 반성의 핵심은 짚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