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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이 떠나는 진짜 이유? 직장보다 팀장이 더 중요하다

AI 시대도 다정한 리더가 이긴다

by 준작가

CHRO는 귀, CFO는 눈, CMO는 입, COO는 코이다.

- CHRO : 조직 내 구성원의 목소리를 귀로 듣는다

- CFO : 재무 데이터의 눈으로 기업을 본다

- CMO : 브랜드와 메시지를 입으로 전한다

- COO : 내부 운영상의 냄새를 코로 감지한다


팀장은 팀에서 귀, 눈, 입, 코 모두이다. 그래서 팀장이 건강하면, 조직도 건강해진다.

좋은 팀장은 단순한 손, 발의 역할로 관리하는 역할을 넘어 회사와 팀원들을 잇는 가장 중요한 브릿지가 된다.

- 팀장의 귀 : 팀원들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그들의 반응과 고민을 조직에 전한다. 그래서 팀장의 경청 능력은 조직 문화의 질을 높인다.

- 팀장의 눈 : 펌의 방향성을 팀에 잘 어울리게 해석하여 팀의 성과를 읽어낸다. 현장의 변화를 가장 빠르게 스캔하고 팀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주시한다.

- 팀장의 입 : 구성원들에게 방향성을 말하고, 조직의 목표를 명확하게 강조한다. 펌의 메시지를 쉽게 풀어 전달하고, 팀장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조직의 동기부여와 실행력을 높인다.

- 팀장의 코 : 팀 내 징조와 위기로 흘러가는 분위기를 가장 먼저 감지한다. 구성원의 사기가 떨어지려는 순간을 알아차리고 대응해야만 한다. 조직이 아직 인지하지 못한 이슈를 발견하고 해결한다.


내가 배우고 싶은 사람이 나의 팀장이라면, 그건 행운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에게 끌린다. 그리고 그 부족함을 채우는 방식이

지식이 아니라 ‘태도’일 때, 그 만남은 단순한 업무 관계를 넘어 삶의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내가 함께했던 한 팀장은 그런 사람이었다.

그녀에게서 배운 건 전문 지식이나 일하는 요령이 아니었다. 대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가짐, 누구를 대하든 변하지 않는 겸손, 그리고 말보다 먼저 배려가 전해지는 의연한 태도였다.


그건 책으로 배운 리더십이 아니었다. 그녀의 생각과 철학, 일을 대하는 관점과 사람을 대하는 가치관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그녀의 언행은 하나의 철학이었고,

그 철학은 팀의 문화가 되었다.


나는 그때 처음 깨달았다. 리더십은 스킬이 아니라 결이라는 걸 말이다. 그 결이 깊고 곧을수록, 그 아래 있는 사람들은 편안하게 뿌리내릴 수 있었다.


그녀는 내가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정표를 남겨주었다. 그것은 어떠한 리더십 매뉴얼보다 명확한 나의 북극성이었다.


다음 세 팀장의 사례들을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상황을 그려보자.


팀원들은 팀장을 롤 모델로 보고 자신의 미래를 상상한다.

A팀장은 20년 한 분야의 깊은 경력으로 실무적 전문성도 높고 회사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어느 날 아침 M팀원은 A팀장이 상사의 커피를 직접 사다 챙겨 주고, 임원 미팅 후에는 상사의 노트북과 가방을 대신 챙겨서 자리까지 가져다주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인간적으로 배려를 잘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A팀장은 저녁 회식 자리에서 팀원들에게 "너희들도 높아지려면 윗사람을 잘 모셔야만 해."라고 강조했다. 그 순간, M팀원은 자신이 A팀장의 가방을 주섬주섬 챙겨주는 모습을 상상해 보며 미래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팀장이 되면 결국 저렇게 살아야 되는 거구나.'

A팀장은 퇴사하겠다고 찾아온 M팀원에게 말했다. "요즘 MZ세대는 참 끈기가 없는 것 같아."

M팀원은 속으로 생각했다. '팀장님, 성과를 내더라도 결국은 높은 사람들에게 잘 보이는 게 더 중요한 거라면, 저에겐 여기서 오래 있는 게 의미가 없을 것 같아요.'


팀장은 조직문화를 '체감할 수 있는 현실'로 만든다.

B팀장은 회사가 유연한 문화와 근무 형태를 강조하는 게 마땅치 않았다. 팀 구성원 모두를 의심하지는 않았으나, 몇 명이 특히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팀원들을 향한 고삐를 더욱 잡아당겼다. 이러한 B팀장의 운영 철학으로 인해 팀원들은 팀장에게 보고하고 승인하는 절차를 과도하게 요구받았다. 팀원들은 팀이 지시하는 대로만 해야 하는 수동적인 조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경영진이 강조했던 회사의 핵심 가치 보다 팀장의 마인드로 비롯한 태도가 팀원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팀 구성원들은 만족할만한 연봉, 우수한 복지 혜택이 있었음에도 회사를 떠나는 고민을 하였고, 다른 부서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목했다. 팀장이 만든 체감 할 수 있는 현실의 조직문화는 팀원을 떠나게도, 머물게도 한다.


팀장은 팀원의 커리어 성장 기회를 결정한다.

Z팀원은 본인 전공과 경력을 살려 시스템 프로세스 개선을 맡아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고 본인 또한 해당 분야로 성장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유사 기회가 있거나 지원이 필요할 때 자진해서 참여했다. 그 결과 성과 또한 좋게 나왔고 팀 동료들 또한 Z팀원의 강점을 익히 알고 있었다. Z팀원은 C팀장에게 이러한 성과와 본인의 관심을 수 차례 어필했지만 메인 과제를 맡을 기회는 좀처럼 얻기 힘들었다. C팀장은 팀원들의 강점과 성과에 대해 조직에 공유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본인의 역할과 책임은 팀의 업무 목표 달성이 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R&R 분배와 스케줄 체크만 주목했다. Z팀원이 어떤 프로젝트를 맡게 될지, 어떤 피드백을 받고 어느 분야로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권한은 C팀장이 갖고 있었으나, 이는 후순위였다. Z팀원은 비슷하게 입사했던 동기가 다른 팀에서 주요한 과제를 맡고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 이직을 알아보기로 결심했다. 이처럼 팀장이 팀원의 성장을 막으면 팀원은 더 나은 기회를 찾아 떠나게 된다.


다음장에서는 '팀장이 만든 조직문화가 팀의 성과를 결정한다'라는 주제로 조직문화와 성과와의 관계에 대해 함께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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