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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재훈 Dec 13. 2017

그로스 해킹이란 무엇인가?

바닥에서 시작하는 스타트업


그로스 해킹 도대체 뭔데?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그로스해킹이라는 단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아니 이젠 마케팅 분야뿐만 아니라 개발과 디자인 등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보고 한 번쯤은 사용해봤을 단어다.


그로스해킹(Growth Hacking)이라는 단어부터 보자. 성장과 해킹. 말 그대로 성장을 위해서라면 해킹을 해서라도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스타트업 정신을 잘 담은 단어다. 그로스해킹(Growth Hacking)이라는 단어는 2010년 션 엘리스가 블로그에서 처음 사용한 단어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핵심 지표를 파악하고 부넉하며 사용자의 흐름을 따라 개선해가며 시장을 확장시키는 마케팅 기법을 말한다.


스타트업을 준비하며 이런저런 자료도 찾아보고 관련된 책도 많이 읽었다. 그중에서도 올해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 바로 라이언 홀리데이의 '그로스해킹'이다. 얇고 가벼웠던 책. 하지만 그 내용만큼은 어떤 책 보다 진지했고 무거웠다. 예전 같았다면 한 번만 읽고도 지나쳤을 책이지만 나는 다른 상황이었고 이 책을 꼭꼭 씹어 흡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2017년 1월 한달 내내 들고다닌 두 권의 책


그로스해킹을 읽었던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내가 앞으로 스타트업이라는 길목에서 어떻게 제품을 기획하고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하는지 감을 잡고 싶었다. 다른 하나는 내가 쓰고 있었던 책에 대한 마케팅에 대해 도움을 얻고자 하는 이유였다. 그로스해킹에서 말하는 마케팅과 제품 개발은 거의 한 몸처럼 느껴진다. '그로스해킹'을 수도 없이 읽었다. 항상 손에 들고 다니며 몇 번을 읽었는지 모를 정도로 많이 읽었다. 오늘은 내가 '그로스해킹'을 읽으며 정리한 메모를 가지고 그로스해킹에 대한 개략적인 내용을 쓰려고 한다.



'그로스 해킹' 도해기법 정리


LSU(Lean Start-Up) : 시장에 대한 가정을 테스트하기 위해 빠른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것

MVP(Minimum Viable Product) : 최소 기능 제품

PMF(Product Market Fit) : 제품 시장 궁합


그로스해킹의 구조는 단순하다. 최소한의 가치를 지닌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어떤 것이 부족한지 어떤 기능을 빼면 좋겠는지 시장에 피드백을 받는다. 그리고 개선한다. 이게 첫 번째 LSU 사이클이다. 가장 처음 만든 MVP를 P1이라 하자. P1이 시장에 나오고 피드백을 받아 개선되어 보완된 제품이 P2이다. P2가 시장에서 다시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는 과정이 두 번째 LSU이다. 이런 식으로 LSU의 사이클을 반복할수록 Pn의 완성도는 높아지고 제품에 시장의 의견은 많이 반영된다. 다시 말하면 P1은 M(Market=시장)에서 원하는 요구를 충족할 수도 충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 만족시키지 못했다면 이에 따른 피드백으로 P2로 개선되고 다시 M에 들어가 피드백을 받는다.


처음 P1은 M의 니즈를 작은 부분만 충족시켰을지라도 LSU를 반복해 Pn이 되었을 때는 M의 요구를 거의 만족하게 된다. 이때가 되면 M=Pn이라 봐도 좋다. 이해가 되지 않으면 G-mail이 시장에 처음 나왔을 때를 생각해보면 된다. 처음엔 정말 이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만 있었다. 일단 시장에 내놓고 사람들의 반응을 봤다. 기존에 다른 사이트에서 제공하던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많다면 그 기능을 추가했고 불필요한 기능은 과감하게 빼버렸다. 지금은 G-mail과 Google의 다른 서비스까지 모두 연동해 가벼우면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출처 : https://alleciel.com/2015/04/29/dentsu-growth-hacking-1/

'그로스해킹'은 단순히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고객과 시장의 의견을 듣는 건가? 물론 아니다. LSU 한 사이클을 돌면서 Pn에 대한 피드백을 M에게 받을 때 반드시 PMF를 고려해야 한다. PMF는 제품과 시장이 얼마나 궁합이 맞는지 보는 것이다. 물론 LSU 사이클을 돌며 P1, P2, P3,... Pn으로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것이 제품과 시장이 잘 맞아가는 과정이지만 마케팅 요소를 더하기 위해서 빠뜨려선 안될 요소가 있다.


PMF의 핵심은 구전성(Virality)이다. P1을 시장에 내놓았을 때 이들이 단순히 P1을 인식하는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이 제품에 대한 가치를 느껴야 한다. 그 제품이 공유할 만한 가치를 지님과 동시에 구전성을 일으킬 도구와 캠페인을 제품에 추가함으로써 확산을 촉진시킬 수 있다.


구전성을 활용해 PMF(제품 시장 궁합)을 최대한 활용하고 시장에 누구보다 빠르게 확산시킨 드롭박스의 예를 보자. 드롭박스는 프로그램 데모 동영상과 소셜미디어에 마케팅을 함으로써 초기 이용자 집단을 끌어모았다. 계속해서 광고비를 들여 마케팅을 할 수 있었지만 드롭박스는 다른 선택을 한다. 바로 드롭박스 시작 페이지에 "무료 공간을 가져가세요(Get free space)"라고 쓰여있는 작은 버튼 하나를 붙여놓았다.


드롭박스 자체에 대한 가치도 느끼고 무료 공간을 많이 획득하고 싶은 소비자는 자신의 지인들에게 드롭박스를 알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드롭박스는 서비스 개발과 동시에 구전성을 정교하게 이용해 마케팅까지 성공해 시장을 금세 독점할 수 있었다.


책을 들고다니는 것도 모자라 빼곡히 메모한 페이지를 스캔해서 프린트하고 항상 들고 다니는 바인더에 꽂아두었다.

IT 분야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소스 코드를 변경하며 이러한 사이클을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제품을 개발하는 엔지니어와 마케팅을 하는 마케터의 업무가 양분화되어서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인 거 같다.

이러한 내용을 라이언 홀리데이도 그의 저서 '그로스해킹'에서 비슷하게 말했다.

‘그로스 해커’라는 직업은 실리콘밸리의 문화에 자체적으로 녹아들고 있으며, 이제 코딩(coding)과 기술적인 부분들이 위대한 마케터가 되는 데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그로스 해커는 마케터와 엔지니어가 결합된 형태(hybrid)로, ‘우리 제품의 고객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가’라는 전통적인 질문에 A/B 테스트, 랜딩 페이지, 구전 요소, 이메일 도달률, 오픈 그래프 등을 사용해서 답을 제시하는 사람이다. (중략) 지금까지의 마케팅 팀은 도태된다. 마케팅 담당 임원이 거느리는 테크 계열이 아닌 마케팅 팀과 교체된 그로스 해커는 엔지니어가 이끄는 엔지니어의 팀인 것이다.


사실 그로스 해킹은 IT분야같은 첨단 분야 뿐만 아니라 출판업이라는 전통적인 산업군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책에서 나온 사례를 보자. 먼저 기존의 방식처럼 원고를 작성하고 출판사에서 인쇄해서 책을 만드는 과정이 아닌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다.


저자 팀(Tim)은 아무에게도 끌리지 않는 크고 일반적인 책을 만들기보다 제품 시장 궁합을 활용하여 한 차원 높은 작업을 진행했다. 책의 각 장을 그 장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장점을 갖도록 구성했고, 정형화된 커뮤니티와 독자 그룹들에게 딱 맞게 집필했다. 심지어 장 안에서도 독자들에게 즉각적으로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아주 작은 단위의 내용들을 제공했다. 책을 집어 들고 무작위로 어느 페이지를 펼쳐보든지 간에 그 페이지에서 무언가 값진 것을 얻을 수 있기를 팀은 희망했다.
심지어 팀의 편집 작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최종 원고는 약 600페이지 분량이었지만, 초기 원고는 거의 800페이지에 가까웠다. 본능적인 육감이 아니라 철저한 방법론을 토대로 잘라내야 할 내용들을 추려내었다. 팀은 서베이몽키(SurveyMonkey)와 우푸(Wufoo) 같은 도구를 활용해서 가장 도움이 되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친구들과 동료들에게 질문했다. 책의 표지와 부제도 계속해서 테스트했다. 여러 테스트 독자들이 초기 원고를 읽고 동의한 것을 토대로 잘라내거나 추가해야 할 부분들을 결정했다.
그 결과 잠재적인 독자들에게 완벽하게 딱 맞게 만들어지고, 독자들이 알아서 퍼뜨리고 반응할 책이 탄생했다. 제품인 책 자체가 그렇게 쓰여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제품과 시장이 조화롭게 연결(Sync)된 것이다.


팀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TV와 라디오에 노출하는 대신 블로거를 활용했다. '월별 순방문자 수 10만명'이라는 KPI를 잡았다. 내용 자체가 독자들에게 맞춰져있기 때문에 블로거들은 기꺼이 팀의 블로그 포스팅을 자발적으로 홍보했고 더 많은 방문자를 이끌어 냈다. 팀은 5년간 매주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그의 제품인 책을 살만한 독자 층을 오랫동안 탄탄하게 확보했다. 5년동안 매주 글을 쓰고 10만명이 넘는 순 방문자수를 달성한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준비된 마케팅일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독자들에게 진입장벽을 낮춤과 동시에 구전효과를 극대화 시키려고 1억 7천만의 이용자들이 있는 비트토렌트에 책의 일부분을 무료 콘텐츠로 제공했다. 250쪽 분량의 책 본문과 인터뷰, 부록, 동영상, 사진들을 합쳐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 있게 했다. 고객들에게 돈을 주고 구매하기 전에 맛을 보라는 의미였다. 그리고 여기에 아마존에서 40%할인된 가격으로 책을 구매할 수 있는 링크를 걸어두었다. 얼마나 효과적인 결과를 만들었는지 알면 놀랄것이다.


2,000,000개 다운로드

1,261,152번 페이지 방문

880,009번 아마존 구매 페이지 노출

327,555번 팀 페리스의 웹 사이트 노출

293,936번 책 소개 영상 재생

아무 소통도 없고 아무런 정보도 없는 독자가 서점에서 2만원짜리 책을 집어서 살 확률과 5년동안 책의 내용을 보고 친구에게 전해 들었고 무료 체험판을 읽고 40% 할인까지 받아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책을 구매할 확률. 어느 것이 더 높은 확률인지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이처럼 그로스 해킹은 산업군을 막론하고 제대로만 적용한다면 기존의 방법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라이언 홀리데이는 이 사례 뒤에 이렇게 말했다.


출판업과 같이 전통적인 것에 대해서도 그로스 해커의 접근법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 안 될 것이 무엇이겠는가? 책을 스타트업과 같이 대한다면 다른 일은 누워서 떡 먹기나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그로스해킹.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이런 말이 나온다.


사실 그로스 해킹은 도구가 아니라 사고방식이다.

그로스해킹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과 형태 그리고 고객의 니즈를 함께 생각하며 서비스(제품)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이다. 그로스해킹은 지금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당신이 무엇을 할지 어떤 사업을 할지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 당신 자신의 플랫폼, 당신 자신의 네트워크를 만들기 시작해야한다. 당신이 시장에 제공할 서비스(제품)을 완성하고 그로스해킹을 생각하는 순간 이미 늦다. 무엇을 제공할지를 알지 못한다면 시장의 흐름과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며 당신만의 플랫폼을 만들기를 추천한다.

다음 글에서는 프로그램 기획 및 개발 단계부터 출시까지 그로스 해킹을 어떻게 적용했는지에 대해 글을 쓰겠습니다.



참고 자료 :

라이언 홀리데이의 '그로스 해킹'

요즘 유행하는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이란 무엇인가?



ps. 댓글로 이메일 남겨주시면 '그로스 해킹' 요약본 pd f파일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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