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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이퍼 Aug 27. 2020

Ep.19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

드디어 일을 구하게 되면서 일터 근처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첫 집을 알아볼 때  인스펙션 한 두 개 예약 잡는 것도 버거웠는데 지금은 큰 어려움 없이 하루에 네다섯 개도 거뜬히 집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서서히 멜버른 생활에 적응이 되어가는 것 같다. 



첫 집을 구하는데 많은 사연이 있었다.  제일 촉박했던 이유는 투숙 기간을 잘못 설정해서 2일밖에 머무를 수 없었다. 밖에서 자야 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숙소 주인의 배려 덕분에 이틀을 더 머무를 수 있었다.  그렇기에 집 상태를 따지기보다 바로 들어가서 살 수 있는 집을 알아봐야 했었다. 



 두 번째 집만큼은 제대로 된 집을 찾기 위해 나름 체크리스트를 준비했다. 


 - 최소 거주해야 하는 기간이 1달 미만인 곳 

 - 벙커 침대, 2층 침대가 아닌 곳 

 - 수납공간이 있는 곳 

 - 거실에 두 명 이상 거주하지 않는 곳

 - 집주인 or 커플이 거주하지 않는 곳

 - 부대시설이 있는 곳

  

첫 번째 집에서 불편했던 점들과 주변 친구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기준을 세워 집을 알아보니  빠르게 나에게 맞는 집을 고를 수 있었다.  이번 인스펙션을 통해 발코니 셰어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발코니를 개조해서 방처럼 꾸며 놓았는데 가격은 저렴했지만 옥탑방처럼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울 것 같았다. 특히 개인 전열기구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어떻게 사람이 살수 잇을까 의문이 들었다.   


 

집을 빼기로 한날 아침부터 분주하게 청소에 들어갔다.  본인이 사용한 침구류 및  사용한 구역  (화장실, 주방, 방  등)을 청소 후 집주인이 확인한다. 그 뒤 이상이 없다면 보증금을 돌려받고 그렇지 않으면 차감하는 구조였다. 종종 페이스북이나 호주 커뮤니티에 키를 반납하고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글을 읽어본 적이 있었다. 결론은 셰어 하우스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법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위치였기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도 하소연할 곳이 없었다. 순전히  보증금은 집주인의 양심에 달려있는 부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마무리는 깔끔하게 하는 것이 좋다.


다행히 첫 번째 집에서는 별문제 없이 보증금을 받았다.  




Docklands VIC 3008




두 번째 집주인(줄리아)은 너무 친절했다.  앞으로  머물게  될 공간, 집 규칙, 건물 부대시설 등을 보여주면서 멜버른에 거주할 때 알아두면 좋은 팁을 알려주었다. 집 컨디션도 좋았고 인스펙션을 보면서 체크리스트에 전부 만족하는 집을 처음 보게 되어 바로 거주 의사를 표현했다. 



새로운 집에 도착 후 하우스 메이트 들과 간단한 인사를 하고 난 후 짐을 풀었다.  

멜버른에 도착한 지 2달도 안된 것 같은데 언제 이렇게 짐이 늘어났을까? 

한 번에 짐을 이동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29인치 케리어를 가지고 2번 왕복했다. 이곳저곳에서 농장을 떠난 다며 받은 각종 음식, 소스들, 책 등 거절하지 못하고 받은 것들이 이사할 때 큰 짐이 되었다. 

지식은 나중에 쌓아도 괜찮으니 이사할 때 과감히 책을 버렸어야 했는데 그새 정이 붙어서 새로 이사한 집까지 들고 왔다.  하지만 결국 이틀 채 가지 못해 쓰레기 통으로 향했다.



앞으로 새로운 집에서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겠지?

 



CBD VIC 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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