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그림에세이
부끄럽게도 나는 마흔이 돼서야
처음 김장을 했다
매번 받기만 하던 내가
부모가 되어서일까
이제야 철이 들어서 일까
올해는 꼭 도와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막둥이를 데리고 찾은 엄마집
아이에게 사탕 하나 쥐어주고
나는 장갑을 끼고 본격적으로 김장을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 하는 김장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허리는 아프고 머리는 흘러내리고 옷은 김치 범벅이 되었다
그렇게 2시간이 넘는 김장일 마치고
고단함과 함께 한편으로 미안함이 가득 밀려왔다
‘아, 이 힘든 일을 엄마는 그동안 묵묵히 혼자서 다 하셨구나.’
바쁜 생활 속에서
내가 가진 것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함을 잊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바로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
내가 함께 하는 사람
나를 둘러싼 이 모든 것들이
가장 소중한 것임을 다시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