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고미숙 「한국의 근대성, 그 기원을 찾아서」
... 이 시대는 일개인의 주의로 살기를 구하는 것은 도저히 되지 못할 시대가 아닌가 하물며 오늘날 한국은 풍우가 회명하고 마귀가 횡행하여 민족의 쇠망함이 눈 한 번 깜짝일 동안에 있나니 이 날이 과연 어떻게 급급한 날인가. ... 동포의 경우가 이렇게 비참하게 됨은 무삼 일인가 그 까닭이 많으나 개인주의가 제일 큰지라 그러므로 오늘날 한국의 비참한 현상을 지은자도 곧 개인주의라 할 것이며 ...
_대한매일신보 「자기 일신을 위하여 살기를 구하지 말지어다」 1909-11-21 논설
... 이렇게 하면 인종이 자연 번성할 것이어늘 이제 이렇게 인종의 번성함을 구하지 아니하고 멀리 다른 나라와 통혼하는 것으로 구하고저 하니 또한 그르도다 그 더욱 놀랄 자는 청국과 일본과 서국에 유학하는 자와 혹 가서 사는 자 흔히 외국 계집을 다리고 있는 자 많으니, 오호라 외국계집을 취하는 날은 곧 애국심을 죽이는 날이라 하노라
_대한매일신보 「내외국인의 통혼을 금할 일」 1909-01-10 논설
우리 나라의 땅을 차지했던 종족이면 그들이 어떤 종족인 것도 묻지 않고 모두 우리의 조상으로 인정하며, 우리 나라의 토지를 관할했던 종족이면 그들이 어느 나라 사람인가를 생각하지 않고 이를 모두 우리 나라의 역사에 넣고 있으니 그 어리석음이 어찌 이와 같은가
_신채호 「독사신론」
어찌보면 청일전쟁에서 러일전쟁 사이, 곧 1894년에서 1905년까지 약 10년 동안은 열강들의 힘의 공백기라고 볼 수 있는데, 이때 외세의 역학관계를 적절히 이용했더라면 조선은 위로부터의 혁명에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선의 지배층은 러시아와 일본 사이의 적대적 긴장을 활용하기보다 러시아에 완전 밀착함으로써 개혁의 기회를 상실했을 뿐 아니라, 일본을 자극하는 결과만 낳고 만 셈이다. 민비는 이러한 맥락에서 시해되었다.
_고미숙 「한국의 근대성, 그 기원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