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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May 16. 2024

서울아트책보고

서울아트플랫폼

5월 6월 #사적인사과지적인수박 이름으로 대형책과 소형책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기간| 2024.05.01(수)~06.30(일)
장소| #서울아트책보고 북카페 앞 열린공간
참여 예술가|바랜서가 @barengrim 사적인사과지적인수박 @watermelonbookdance 쟈니마을도서&굿즈 @jannie_village 쿠미상점 @kumikum2 한땀씩수놓아만든노리데이 @soonori_studio 해막 유니버스 @haemak_photo




대형책은 아래 다섯 권이다. 커다랗고 귀엽다.


「우리는 평생 배고프다」

「비트코인보다 여자친구」

「연애는 다음 생에」

「독립출판, 내가 하지 말라고 했지?

「불효자의 불끄기 대작전



소형책은 좀 많다. 사실 더 많은데 이것만 가지고 나왔다. 구독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매월 신작이 나온다.


「고양이산」

「CAT MOUNTAIN」

「뜻밖의 휴가」

「손해 보기의 미학」

「나는 돌멩이」

「이러려고 영화관에 왔어요?」

「미친듯 떨리던 바람이 이제 잠잠해졌어」

「극한추석」

「자기계발서를 읽어야 할 1가지 이유 그리고」

「나는 어떤 과일을 사랑하는가?」

「CAT DRAWING RISOGRAPH」

「THE TRIP」

「미르와 큼큼이 2022」

「회전문서재 2022」

「고양이와 지렁이」

「대형책과 고양이 마케팅」

「고양이가 그걸 알려주었다」

「너라는 ㅇㅈ」

「ㅇㅈ을   가르친다는 건 싸우자는 거지

「ㅇㅈ이 살았다고 한다」

「집요한 ㅇㅈ」

「비성장주의자」

「대기업=소파」

「부재중통화 118통」

「손해 보기의 미학」 미니미니북

「추상화 아니고 초상화」 미니미니북


고양이산

빠이
고양이산의 전설, 필요 이상으로 귀여운 고양이 동화책.
아이들은 귀여운 그림과 극적인 서사를 즐길 수 있고, 어른은 그 안에 숨겨진 의미를 유추하며 읽을 수 있다.
979-11-976691-5-6
7천원
가장 사랑받는 책.


CAT MOUNTAIN

빠이
고양이산의 영어버전.
7천원


뜻밖의 휴가

이정현
휴가 계획이 없던 직장인은 어디로 떠나는가, 무작정 휴가 에세이.
979-11-976691-8-7
6천원

책 속으로

넥타이를 맨 사람들과 함께 지하철을 기다리며 어깨가 우쭐해졌다. 돈을 벌러 나온 사람들 사이에 돈을 쓰러 나온 나란 사람. 보통 갑과 을의 관계가 그렇다. 착각도 잠시 공항에 가까워질수록 지하철엔 여행 가방과 캐리어가 늘었고 금방 북새통이 되었다. 놀이공원도 아닌데 출국장은 여기저기 늘어선 줄로 미로를 만들었다. 참고로 코로나는 한 5년쯤 뒤에 지구를 습격한다. 아무튼 난 인파를 비집고 들어가 마일리지를 쌓던 항공사 부스를 찾았다. 아무 데나 빨리 갈 수 있는 거 한 장만 주세요.
공항에서 많은 일이 있었지만 중요한 내용은 아니니 생략한다. 이 책은 미니북이다. 정신 차리고 쓰지 않으면 분량을 훌쩍 넘겨버릴지도 모른다. 아직 본격적인 얘기는 시작도 안 했는데 삼분의 일이나 썼다니 용두사미의 조짐이 보인다. 결국 난 한 가지 교훈을 얻고 공항을 빠져나왔다. 쿨하게 해외여행을 떠나는 건 절차상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이런 성수기에는.


손해 보기의 미학

이태원댄싱머신
손해 보는 성향에 대한 역사적 분석, 고증 에세이.
우리가 알고 있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배운 거랑 살짝 다르다.
979-11-976691-7-0
6천원

책 속으로

항상 손해 보는 성격이 있다. 내꺼 니꺼 따지기 싫어서 그냥 주어버리고 마는 성정. 어머니가 그랬고, 내가 그렇다. 어린 시절을 떠올려 봐도, 어머니가 뭘 내꺼라고 주장하는 걸 본 기억이 없다. 하다못해, '내가 이럴 줄 알았다, 내가 그래서 하지 말자고 했잖아' 라는 식의 말도 들어본 적 없다. 항상 남에게 양보하고 남에게 공을 돌렸다. (유일하게 자신의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할 때는 메뉴 고를 때 뿐이다. 회, 회를 먹자! 그래서 항상 회를 먹었다.) 따뜻하게 표현하자면, 관대하고 너그럽다. 차갑게 분석하자면, 회피적 성향이거나 안정적 성향이다. 오늘은 아이스아메리카노 마셨으니까 차갑게 간다. 어머니는 회피적 성향일까, 아니면 안정적 성향일까.


나는 돌멩이

이리아
반짝이는 유리가 되고 싶었던 아이의, 돌멩이 에세이.
979-11-976691-9-4
6천원

 책 속으로

흘러왔고 흘러간다. 지금도 흘러가고 있고 미래에도 끊임없이 흘러갈 것이다. 흘러감에 끝은 없고 눈을 감고 기억이 사라질 그날에서야 우리는 흐름을 멈춘다. 아니 어쩌면 또 다른 흐름을 타고 가는 것일지도.
흐름 속 단 하나의 반짝거리는 유리가 되고 싶었다. 아니 사실 되어야 하는 줄 알았고 그것이 당연했지. 주위의 흘러가는 모두의 눈은 반짝. 내 눈도, 모래알도 반짝. 모든 것이 반짝. 내 옆으로 굴러오는 하나의 자갈과 하나의 모래는 자신들의 몸을 깎으며 나를 뒤따르며 반짝. 우리는 모두 반짝. 과거. 현재. 미래 나는 아마 항상 반짝.


이러려고 영화관에 왔어요?

깐난
오로지 영화와 나만 있어야 할 그 순간에 강렬하게 끼어드는 존재가 있다.
극장에서 만난 악당에 대한 추억, 관크 에세이.
979-11-93333-01-3
4천원

책 속으로

어둡고 조용한 극장에 앉아 내 눈 한가득 오로지 영화만 담는 시간은 정말 짜릿하다. 불행히도 그 경이로운 순간을 악 소리가 날 정도로 부숴버리는 것들이 있다. 일명 관크. 다른 사람의 관람을 방해하는 놈들. 역사가 깊은 전남친을 길에서 마주쳐도 괜찮을 나인데 관크들은 아무런 서사 없이 나타나는 주제에 내 평정심을 깨뜨린다. 아무리 훌륭한 영화여도 아무리 좋은 기술을 탑재한 상영관이어도 영화를 같이 보는 ‘누군가’가 잘못 걸리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관크에 관한 에피소드는 끝없이 생성되고 업데이트 되는 중이다. 심지어 TV 뉴스에 데뷔한 관크도 있다. 심각한 사례는 매우 많지만 내가 직접 만난 자들 중에서도 소수만 골라봤다.


미친듯 떨리던 바람이 이제 잠잠해졌어

정담아
소중한 관계를 돌보는, 용기 내어 보내는 편지 에세이.
979-11-93333-02-0
4천원

책 속으로

서울행 비행기에는 잘 탔니? 나는 이제야 방을 치우고 처음으로 이곳 제주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있어. 물론 혼자이지만 여전히 네가 남기고 간 흔적들이 꽤 많아. 그것들을 쓸어 내고 네가 까맣게 잊고 흘리고 간 물건도 챙겨두었어. 다 정리를 하고 나니 밀려오는 허기를 채우려고 냉장고를 열었어. 어젯밤 네가 삶아 둔 달걀은 내가 좋아하는 반숙으로 딱 알맞게 아주 잘 익었고, 네가 우겨서 샀던 사과는 살짝 맛봤던 그것보다 훨씬 달콤했어. 네 덕에 든든하게 차 오른 배를 두드리며 이 편지를 쓰고 있어. 지금 밖에는 매서운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어. 네가 지나는 하늘은 평온하니? 내가 앉아 있는 이곳은 아주 평화로워. 네가 콜록이던 인센스 스틱 향만이 존재감을 드러낼 만큼. 그 고요함 속에서 수많은 흔적을 남기고 간 너를 떠올리고 있어.


극한추석

마리뮤
명절은 문명의 충돌이다. 예상치 못한 심심함의 충돌, 추석 에세이
979-11-93333-03-7
4천원

책 속으로

몇 시간째 작은방에 갇혀 있다. 점심식사 후 설거지까지 말끔히 마친 다음 작은방에 들어왔으니 한 세 시간쯤 지났을 것이다. 남편 밥에 누가 수면제라도 탔던 걸까? 그는 여태 코를 골며 자고 있다. 남편은 본인의 천둥 같은 코골이에는 꿈쩍도 하지 않으면서 주변의 작은 기척에는 바로 깨버리는 예민한 인간이라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도록 누워서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다. 부동산 카페에 들어가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동네 게시판 글을 쭉 훑고, 구독하고 있는 브런치 작가의 밀린 글을 정독하고, 간만에 인스타도 들어가 친구들이 올린 여행사진이나 아이들 사진을 빠짐없이 챙겨 봤는데도 남편은 물론이고 시부모님의 기척은 없다.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밥을 준비하고 분주히 집안일을 하신 어머님이 낮잠을 주무시는 것은 이해가 가고도 남으나 시댁에 와서 기껏해야 식탁에 반찬 좀 나르고 내가 설거지할 때 옆에 와서 조금 거드는 일 말고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남편은 왜 여태까지 일어나지 않는지 정말 의문이다.


자기계발서를 읽어야 할 1가지 이유 그리고

김베르
읽지 말아야 할 이유에 대한, 자기계발 에세이
979-11-93333-04-4
4천원

책 속으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읽은 자기계발서는 2007년에 출간한 그 유명한 「시크릿」이었다. 그 당시 도대체 시크릿이라는 책의 시크릿은 무엇인지 궁금해서 읽게 되었고, 그 내용에 크나큰 충격을 받고 그 뒤 다시는 '자기계발서'라는 카테고리는 쳐다도 보지 않았다.


나는 어떤 과일을 사랑하는가?

mopo
과일과 사랑에 빠지고 권태를 겪고 새로운 과일을 만나는, 문란한 과일 편력 에세이.
979-11-93333-05-1
5천원

책 속으로

여름이 되니 단연코 수박이 생각난다. 사실 수박은 거의 완벽하다. 달달한 맛과 충분한 수분, 아무리 먹어도 충분한 양. 수박 한 통이면 여러 가족이 행복할 수 있다.


CAT DRAWING RISOGRAPH

화려한 색상의 고양이 그림 모음집.
7천원
글은 없고 드로잉만 모았다. 다 만들고 생각해보니 글도 넣을걸 그랬나 하는 의문이 든다.


THE TRIP

Some trips are taken to avoid its destination.
979-11-93333-06-8
6천원

저자의 말

저는 어렸을 때 엄마가 심부름을 시키면 어떻게든 집에 늦게 들어가려고 애썼어요. 일부러 집 앞에 있는 슈퍼를 두고 멀리 있는 마트에 가기도 하고, 돌아오는 길도 최대한 돌고 돌아서 시간을 끌었죠. 늘 물건들이 부서져있고, 저에게 소리를 지르고 때리는 엄마가 있는 집이 너무 싫었거든요. 어떻게든 멀리 돌아서 가다가도 도저히 귀가를 미룰 수 없는 시간이 되었을 때의 그 절망적인 기분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런 저를 봐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이 원망스러울 때도 있어요. 그래서 그 시절의 저를 누군가가 멀리서 지켜보는 것 같은 시선으로 그림을 그려보았어요.


미르와 큼큼이 2022

수박와구와구
사랑이 가득 담긴 고양이 사진집.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잠옷 사진이 특징이다.피사체의 동의 없이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당사자는 매우 민망해 한다. 짧은 글도 실었다. 누구나 글을 읽고 나면 이 사진집을 더 좋아하게 될 거라 믿는다.
9천원
책은 미니북치고 조금 큰 편이다.

책 속으로

아마도 너는 나를 만나려고 버려졌고, 나는 너를 만나려고 아팠나 보다. 이런 걸 묘연이라고 하는 거겠지. 내 곁에 와줘서 고맙다. 미르


회전문서재 2022

이태원댄싱머신
독립서점 회전문서재의 2022년 기록.
서점 인턴이 만든 사진집이다. 마지막에 서점지기의 짧은 글이 들어있다. 그외에는 전부 서점 사진이고 고양이가 같이 찍힌 사진도 몇장 있다. 표지에 굳이 고양이 사진을 넣고 만들었다.
7천원
서점 인턴이 기록용으로 만든 미니북인데, 이걸 돈 내고 살 필요가 있을까.


고양이와 지렁이

이태원댄싱머신
제목이 곧 내용. 근데 웃기다.
이 미니북은 제본하지 않았다. 그래서 촤악 펼쳐진다. 책처럼 넘기며 다 읽고 나서 펼치면 한장의 종이가 된다. 멋진 그림이 나온다.
5천원

책 속으로

지금은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자그마한 친구고 많이 먹는 편도 아니다. 그래도 요리를 하려고 하면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가스레인지를 켜는 소리는 기가 막히게 잘 듣는다. 불을 켜는 순간부터 상을 다 차릴 때까지 따라다니면서 울어댄다. 응, 알았어, 금방 줄게. 왠지 쫓기는 기분으로 서둘러서 요리를 하게 된다.



대형책과 고양이 마케팅

이태원댄싱머신
대형책을 찍다가 고양이도 같이 찍었다. 사실상 홍보용 책자.
그 사진 모음이다. 당연히 대형책에 들어있는 문구도 일부 인용했다
5천원
홍보용 책자를 돈 내고 사는 호구, 아니 호기로운 독자를 기다린다.

책 속으로

이후 나온 책은 무조건 고양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 어떤 홍보 사진도 고양이 마케팅을 이길 수는 없었다. 고양이는 귀엽기 때문이다. 고양이의 귀여움은 정의할 수도 없고, 측정될 수도 없다. 정확히 어떤 주술적 효과를 가지는지도 모르지만, 넋 놓고 보게 된다. 이제 책이 얼마나 팔리는지는 내 알 바 아니다.



고양이가 그걸 알려주었다

수박와구와구
애정을 적당히 담은 에세이. 지식은 살짝 부족한 백과사전. 어이없음에서 나온 고양이 비판서.
깍뚝북이다. 다른 미니북은 꼬깜북이라 부른다. 추운 겨울 곶감처럼 쟁여놓고 하나씩 빼먹는다는 뜻이다. 이거 하나만 깍뚝북이다. 일단 이름은 귀엽게 붙이고 만들었는데, 이걸 계속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반 꼬깜북이 30페이지에서 38페이지 정도인데, 이건 100페이지다. 직접 손으로 만들기 때문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꼬깜북은 한시간에 두세 개도 만들지만, 이건 몇시간 걸려서 하나 겨우 만든다.
3만원
제발 아무도 사지 않았으면 하는 책.

책 속으로

고양이는 단맛을 못 느낀다. 단맛을 느끼는 수용채 Tas1r2 가 결여되어있다. 포유류는 대부분 단맛을 느끼는데 고양잇과만 못 느낀다. 고양이의 삶은 꿀맛일것 같은데, 그 달콤함을 못 느끼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사실 고양이는 맛 자체를 잘 못 느끼는 편이다. 대신 향을 잘 느낀다. 그래서 향이 풍부한 음식을 좋아한다. 집사의 발 같은 거 말이다.
개와 달리 고양이는 육식이다. 타우린과 아르기닌을 스스로 합성하지 못한다고 우기기 때문에 집사는 어쩔 수 없이 비싼 캔이나 살코기를 제공하게 된다. 하지만 고양이가 항상 그렇듯, 내키면 채소도 먹는다. 단호박, 고구마, 당근도 먹고, 기다란 풀도 자주 뜯어먹는다. 고양이가 냥냥 거리며 풀을 뜯어먹는 광경이 너무 평화로워서 귀리, 보리, 밀을 베란다에서 재배하고 있다. 인간이 땡볕에서 밀짚모자를 쓰고 (실제로 쓰지는 않는다) 캣그라스에 물을 주는 장면은 역전된 먹이사슬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너라는 ㅇㅈ

꽃기린
ㅊㅅ문고
ㅊㅅ문고는 매번 다른 ㅊㅅ을 활용해서 미니북을 만든다. 이책은 우주와 애정이다. 힘들었던 시기, 그러나 애정으로 뭐든 이겨낼 수 있었던 시기의 이야기다.
5천원



ㅇㅈ을 가르친다는 건 싸우자는 거지

꽃기린
ㅊㅅ문고
5천원

책 속으로

세 번째로 느림. 너의 나이에 비해서, 너의 두뇌 회전력에 비해서 내가 기대하는 것보다 느리다. 나는 비교를 원래 좋아하진 않지만, 너를 대부분의 다른 친구들과 비교해 보자면 10년은 늦다. 일반적인 사람과 다른 ‘사업’이라는 경험을 갖긴 했지만, 그로 인해 취업을 늦게 한 것도 그렇고. 운전을 무려 35살에 시작한 것도 그렇다. 전적으로 네 말을 신뢰해 보자면, 나를 만나기 전엔 ‘모태 솔로’ 였다는 모양새도 그렇다. 네 말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 몰라라’식 주장을 하는 것도 느린 삶의 속도에 부합한다.

그런 너와 반대로 나는 이기적인 ‘토끼’ 같다. 거북이를 닮은 너에 대해 길게 설명했으니, 내가 토끼 같은 건 조금 더 간단히 설명한다. 일단 ‘토끼’처럼 하얗다. 그리고 뭉실뭉실 귀여운 토끼처럼 ‘귀여움’은 덤이다. 하지만 ‘도’와는 거리가 멀고, 너보다는 성격이 많이 급해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고 싶은 거라면 거북이 간이라도 꼭 빼내야 직성이 풀린다. 그리고 동화 속 토끼처럼 내가 ‘손해’ 보는 건 정말 너무나도 싫다. 심지어 너와의 다툼에서 나는 작은 배려도 보이지 않는다.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나는, 아무리 봐도 영악하다.



ㅇㅈ이 살았다고 한다

지속가능한월급루팡
ㅊㅅ문고
ㅊㅅ문고는 매번 다른 ㅊㅅ을 활용해서 미니북을 만든다. 이번엔 요정, 용지, 외제, 아점이다. 미니북 자체가 작은데 글은 더 짧아서 다셋 꼭지나 담았다.
5천원


집요한 ㅇㅈ

지속가능한월급루팡
ㅊㅅ문고
5천원

책 속으로

처음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자꾸 뭐가 나는 걸까.
여드름은 꽃피는 봄의 산타처럼 뜬금없이
그리고 집요하게 찾아왔다.

주위에는 오지랖이 넘쳐났고, 밀려오는 조언을 받아들여 병원을 찾아갔다.

바르는 약, 먹는 약, 스테로이드 주사, 스케일링, 레이저...
돈은 좀 들지만 방법은 아주 많았다.
항상 배가 고팠고, 여드름약도 씹어먹을 나이였다



비성장주의자

꽃기린
표지는 세트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나중에 총 4권이 완성되고 나면, 멋진 바다 그림에 쏙 들어갈 예정이다.
5천원

책 속으로

그렇다면 세상이 우리에게 강요하는 ‘성장’은 어떤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성장’하는가? 스스로 ‘어제의 나보다 잘하고 있다’고 칭찬하지 못할 바엔 성장하지 않는 게 낫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가며, ‘나는 오늘도 여기까지 밖에 못하고 있구나’ 라는 자괴감을 커다랗게 키워갈 바에는 ‘성장’은 ‘개’나 줘버려야 한다.
아니 고양이가 먹게 하자.
‘성장'은 어디서부터 오염되었을까. 그러나 그 곳이 어디인지는 중요치 않다. 지금 모두가 이 ‘성장’ 패러다임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패러다임을 바꿀 수는 없으니, 그럼 그냥 이 패러다임에 흔들리지 않는 건 어떨까. ‘비성장주의’에 발을 담글만한 이유가 될 수 있을까.
이 세상은 ‘성장! 성장!’을 외치면서 ‘노예! 노예!’만을 양성한다.


대기업=소파

꽃기린
#행복한곰비욘 이라는 동화책을 읽고 저자는 대기업을 떠올렸다고 한다. 사람들이 부러워하지만 곰에게는 불필요했던 소파. 그래서 대기업을 떄려친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위 동화책도 이 미니북만큼 매력적이다.
5천원



부재중통화 118통

꽃기린
불안을 항시 가지고 다니던 꽃기린의 에세이.
5천원

책 속으로

검지 끝으로 엄지손톱을 쓸어 본다. 손톱 끝에 거친 나의 불안이 걸린다. 내 손톱은 30대 중반인 지금도 여전히 톱니처럼 거칠다. 7살 때부터 나는 예상치못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혹은 불안을 만날 때마다 자연스럽게 손톱을 입에 가져다 대었다. 손톱을 앞니로 물어뜯을 때마다 부모님은 딸이 ‘애정결핍’인가 심히 걱정하셨다. ‘애정결핍’이라는 단어로 시작된 나의 불안은 사춘기를 지나 20대에 들어서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되려 더 큰 폭발을 맞았다. 한없이 나를 안전하게 보호해줘야 하는 보호자의 죽음을 10대에 경험한 것도 큰 원인이었다. 보호자뿐만이 아니라, 곁에 있는 모두가 어느 날 갑자기 나를 떠날 것만 같은 불안을 나는 발목에 차고 다녔다.



손해 보기의 미학

이태원댄싱머신
손해 보는 성향에 대한 역사적 분석, 고증 에세이.
이미 꼬깜북으로 만들어서 출시했던 책인데 더 작게 인쇄해서 바느질했다. 더 튼튼하고 오래보기 좋다.
표지는 여러가지지만, 내용은 같다.
2만원



추상화 아니고 초상화

이태원댄싱머신
한때 떠오르던 신예 작가였던 이태원댄싱머신은 너무 떠올라서 업계를 떠나버렸다.
그때 그렸던 초상화 몇개로 지금 대형책 표지를 돌려막기 하고 있다.
가만히 두기 아까워서 작은 책으로 만들었다. 일종의 도록인 셈이다.
실로 한땀한땀 꿰맸다. 표지는 다 다르지만, 내용은 같다.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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