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로 하는 독서모임

김유진 <뽀뽀의 힘>, 윤동주 <산울림> 중에서

by 아시시


독서토론 기록이 뜸했다. 꾸준히 하고는 있었지만, 아이들 결과물을 잃어버려서 미루게 되다 보니 한 달 즈음 놓쳐버렸다. 그래서 오늘은 마음 단디 먹고 이렇게 기록을 하려 한다.




시에 관심이 생겼다. 딸아이는 동시에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의 주제책은 동시집이었다. 지난 시간에 아이들과 창비출판사, 김유진의 <뽀뽀의 힘> 동시집을 각자 읽었다. 읽은 동시 중에서 마음에 드는 동시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교 수업 시간, 낭독에 대해 배우기는 했겠지만, 줌 수업으로 인해 얼마나 제대로 된 낭독을 했겠나 싶어서 직접 낭독을 해 보기로 했다.


읽은 동시 중 마음에 드는 동시를 골랐다. 그리고 한 명씩 순서대로 낭독을 했다. 최대한 동시의 느낌을 살려 읽기로 했다. 발랄한 동시에 맞게끔 BGM을 틀어주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문어의 꿈’을 방해되지 않을 정도의 크기로 틀었다. 아이들의 낭독을 녹음하며, 멋지게 마쳤다…라고 생각했으나.. 알고 보니 ‘녹음은 전혀 되지 않았음’을 독서모임이 끝난 후 알게 되었다.


얘들아, 다시 하자… 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나의 기록을 위해 아이들에게 다시 한번 하자고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이들은 지금 독서모임을 즐겁게 노는 시간으로 즐기고 있는데, 강압의 의미로 다가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GraphicMama-team님의 이미지 입니다.





일주일이 지난 이번 시간에는 윤동주의 [산울림]을 준비했다. 아이 A는 동시집이 없었기에 내가 낭독을 해 주겠노라고 말을 했다. 오늘의 활동은, 동시를 들은 후 동시의 내용에 대해 질문을 하며 자유로이 이야기하는 시간이다.

아이 A: 이모! 잠깐만요, 저 동시 받아 적을래요~

나: 어? 이걸? 생각보다 좀 길 텐데..

아이 A: 괜찮아요. 받아쓰기한다 생각하고 적을래요~

나: 그럴래? 그래, 멋지다! 딸, 너도 노트 준비하고 같이 적어봐~!


이렇게 해서 시작되었다. 우리들의 받아쓰기.

편하게 동시에 대해 말하고 싶었는데, 한 명의 아이로 인해 동시 받아쓰기 시간이 되었다. 친구 둘이 함께하니, 그것도 아이 입에서 먼저 말을 하니, 쓰기 싫어하는 나머지 아이도 군말없이 열심히 쓰기 시작했다. 그 좋은 필사를..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하니, 나는 기쁜 마음으로 낭독, 아니 받아쓰기에 쓸 내용을 서너 번씩 불러주었다.

필사는 작가들이 더 나은 단계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치는 과정이기도 하다. 필사는 초등학생에게, 더 나은 어휘력, 맞춤법, 손의 소근육 발달, 집중력 등등.. 좋은 점이 너무 많다.


나: 우와, 너희들 초등학교 3학년이라고 이렇게 긴 글을 써 내려간 거야? 글씨는 어쩜 이렇게 이쁘니, 정말 최고다!


라는 칭찬과 함께 질문하기에 들어갔다.

오늘은 질문 딱 한 개씩만 받을게. 동시를 들으면서, 혹은 읽으면서 어떤 점이 궁금하니?


질문 목록이다.

1. 아이의 성격은?

2. ‘개째’는 무엇을 의미하는 단어일까?

3. 근데 왜 60점 일까?

4. 만돌이는 흰 종이를 받았을까?


질문을 바탕으로 짧고 굵게 모임을 가졌다(이미 필사한 것으로 오늘의 모임은 이미 월척을 건졌다).

시를 읽어준 후, 전체적인 느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재미있는 표현을 찾아보았다. 각자의 질문을 바탕으로 그 숨은 의미를 찾아보며, 유추해보는 활동을 했다. 시의 특성상 함축적인 표현을 헤아려보려고 하니 작가의 의도와 달리 전혀 다른 해석을 해 보기도 하고 다양한 생각을 토해내는 시간이었다. 막상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을 말해 한바탕 웃어 넘어가기도 했다.

오늘 읽어준 윤동주의 시는 (동시라 함은 짧거나 반복되는 낱말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문장(산문시)이라 당황하는 아이도 있었으나, 함께 모여 수다 떠는 기분으로 아이들은 이 시간을 즐겼다. 이 시간을 나누고 떠뜨는 마음으로 즐거워해주는 아이들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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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의 이미지는 Pixabay로부터 입수된 愚木混株 Cdd20님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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