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주로 남자에게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생각보다 주변에 많이 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로 사람을 판단한다.
어느 작가를 만난 적이 있다.
그 분과 친분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아는 지인을 통해 얼굴을 두어번 본 적이 있어서 알고 있는 사이라고 말할 수는 있는 사람이었다.
웹소설, 웹툰 쪽은 아닌 다른 창작 업무의 영역을 하는 분(자세히 밝히지는 못하는 점 이해 바란다)이기에, 볼 때마다 인사만 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그 사람과 친한 사람은 나와 같이 일을 하기에 그 사람의 이야기를 종종 듣긴 했다.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의 원작을 각색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고 한다.
하나는 아니고 동시에 많은 작품을 맡아 계약금으로 꽤 많은 돈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꽤나 자신감 있는 편이라 했고, 항상 당당했다고 한다.
그런 면은 가끔씩 마주치는 나한테도 보였기에 나는 그 사람이 정말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술자리에서 그 사람이 내 이야기를 했다는 말을 듣고 조금은 생각을 달리 하게 되었다.
나는 당시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SM3를 타고 있었다.
그리고 명품을 좋아하지 않아, 집에 명품이 단 하나도 없다.
사실 꾸밈에 대한 비용을 거의 지불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보세를 입지는 않지만, 크게 부담가지 않는 3~10만원 이내의 브랜드만 입고 다닌다.
2013년식 SM3가 주차된 주차장에서 내가 탄 자동차를 본 그는 당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가는 길을 배웅하며 굉장히 친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 뒤 나를 보며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그 작가, 월 300은 벌어요?"
"네?"
"아니, 잘 나가는 작가는 아닌 것 같은데. 옷도 좀 그렇고, 차도 그렇고요."
내가 직접 들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 당시 그에게 들었다는 사람 이야기로는 그런 내용의 대화였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황당했지만, 그러한 사람을 몇 차례 더 겪고는 결국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차로 사람을 판단하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중에 들은 바로는 그 사람은 계약금으로 받은 1억 중 6000여만원을 외제차 구입을 하는데 썼다고 한다.
왜 그렇게 많이 썼는지에 대해 물었더니, 업계 사람들은 다 외제차를 타고 다니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각색한 작품이 방영이 된다면, 추가적으로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으니, 괜한 걱정 할 것 없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하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 그의 소식은 더 이상 듣지 못하고 있다. 그가 맡은 작품들 또한 아직 방영이 되지 않았고, 방영된다는 소식도 없었다.
입봉도 하지 못한 그는 왜 그렇게 차에 집착했을까.
그 시간에 작품에 집중했으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았을까.
안타깝지만 차는 신분을 나타내지 않는다.
성공한 사람들은 차나 시계, 명품들에 관심이 없다. 오로지 그 사람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다.
내가 만나 본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다.
하지만 나 또한 그러한 사람의 입방아에 오르는 게 싫어 6000만원대의 외제차를 구입했다.
"그 작가, 월 300은 벌어요?"
그 말이 자꾸 귀에 거슬렸기 때문이다.
물론 사업을 하며 그러한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몰던 sm3 차량은 아직도 현역이다.
지금은 아버지가 몰고 계시지만, 고향에 가면 가끔 내가 직접 운전한다.
난 외제차보다 군대부터 나와 인생을 함께 한 sm3가 더 좋다.
앞으로 몇 년이나 더 탈지 모르지만, 번지르르한 외제차보다 나와 삶을 같이 한 sm3가 더 정겹고 반갑다.
그래서 고향에 내려갈 때마다 한 번씩 그 차를 탄다.
만약 차로 사람을 판단하는 사람이 있다면, 걸러라.
그런 사람과 친해져봐야 결국 그런 사람 밖에 되지 않는다.
난 그래서 차량을 보고 부러워하는 사람에게 절대 먼저 다가가지 않는다.
오히려 차보다 사람에 관심 있는 사람은 그 사람의 내면을 본다.
차로 사람을 판단하는 사람이 있으면 걸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