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son From Korea Mar 31. 2022

'신랑ㆍ신부' 확진, '가족' 확진

'코로나' 이야기 - 에피소드 1/N


2022년 3월이 되고,

드디어(?) 코로나 진되었습니다.


출장 다녀와 며칠 정신없이 지내다 퇴근 한 어느 날,

집에서 가족들의 이상한 징후가 감지되었습니다.


기침, 가래, 목소리 변화 등

여러 증상들이 각자 다양한 조합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음날 아침,

가족들의 증세가 좀 더 심해졌다는 느낌.

모두 진료소 가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 후 가족 전체가 확진 결과 받았고,

사이좋게(?) 다 같이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격리와 함께 재택근무 들어가고

가족들과 강제적 단란한 모임을 합니다.


문득 상대적으로 늦게 걸린 편이라고 생각하며

코로나 관련 일들을 돌아보게 됩니다.


여러 가지 있으나,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두 가지.

그 중 한 에피소드가 우선 떠오릅니다.






코로나 첫 해, 남자 후배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JFK는 당시 일이 늦어 제대로 참석을 못하고

축의금도 간신히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이틀 후, 소식을 듣습니다.


'신랑ㆍ신부' 확진


회사 동료 확진 소식과 함께

신혼 여행지에서 부부가 검사를 받습니다.

확진되고 바로 격리 들어갑니다.


안타까운 소식이 부부의 양가 친척,

회사 동료 및 결혼식 참석자들에게 전달됩니다.


각각의 그룹들은 단체로 PCR 검사받기 시작했고

일부 지인들에게서 확진 소식도 나옵니다.


격리된 신랑ㆍ신부, 신혼여행지에서 힘겹습니다.

여러 이야기들 속에서 멘붕에 빠지기도 합니다.






신랑이 속한 단체 카톡방에서,

많은 사람들이 '위로' '힘내' 격려 메시지를 올립니다.


결혼식 제대로 참석 못해 마음 한켠 미안함 있던 JFK,

만회하듯 질세라 격려 메시지에 동참합니다.


그리고...

잠시 다른 업무를 보다가 다시 확인한 카톡방.

조용합니다.


JFK는 아무 글이 올라오고 있지 않음을 확인합니다.

신랑이 단체방을 나갔기 때문입니다.


그걸 보고... 순간 '아차!!!' 싶습니다.

불현듯 떠오릅니다.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한 격려였는가!?'






나름 의도는 선의였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부담을 더 준 입니다.


그렇게 생각 든 순간 미안함이 몰려왔고,

제 과거 속에서 여러 에피소드가 소환됩니다.


현재 '팀장' 위치에서는,

팀원의 실수ㆍ부족함을 접하고 무엇을 했지?
따끔한 일침이나 조언을 준답시고 얘기는 하지만...

내 기분 풀려고 쏟아놓지는 않았나!?


과거 '해외지사장' 위치에서는,

Hierarchy(계층) 있는 상황들 속에서 어땠지?

그 외국인들에게... 동료들에게... 시민들에게...

결과적으로 우월하게 건방만 떨지는 않았나!?


학창 시절 '선배' '형' '~장' 이랍시고,

그들을 위해 훈계/조언한다며 어떻게 했지?

결국 그들이 잘 되기보다 내 자존감만 생각하지 않았나?


돌이켜 살피는 반성(反省, Reflection)이

계속해서 머리에 떠오르고 떠나질 않습니다.






시간이 꽤 흐르고 후배는 단체방 컴백했습니다.

JFK는 전화를 걸었습니다.


오랜만에 통화.

역시나 단체방 탈퇴는, 부담감이 원인이었습니다.


당시 추가로 확진 판정된 케이스는,

다행히도 대다수 하객들에게서 나타나지는 않았고

가족 및 밀접접촉자 몇 분에게서만 있었습니다.


서로 담담하게 웃으며 이야기 나눴습니다.

안부 묻고 미안함도 전달했습니다.


원래 말수가 적고 차분한 동생이라

긴 통화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제 전화를 고마워한다고 느껴졌습니다.


통화하고 나니

JFK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습니다.

'역시나 나를 위해 전화한 건가!?'

그렇게 생각하며 웃어봅니다.

여하튼 전화하기 잘했다고 스스로 여깁니다...ㅎㅎ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지난 일 년여 간 해당 에피소드를 떠올리며...


'적어도 회사에서는, 팀원들에게 내 기분 풀려고 떠들어대는 행동을 (그닥) 하지 않았다!?'


이렇게 생각해 보는데...

글쎄요... 팀원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허헛!



***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


 


From  JFK


작가의 이전글 갑/을 - 박장썩소, 내상 & 내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