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이 지나자마자
어제부터 비가 내린다.
아직은 가을비라 우겨보지만
빗소리에 겨울의 차가움이 살짝 섞여있다.
하지만 날씨가 아무리 추워져도
역시 첫눈이 내려야 마음속 겨울은 제대로 시작된다.
언제 첫눈이 오려나...
'첫눈'이라는 단어는 설렘을 부른다.
아마도 그 이유는
약속에서 오지 않았을까?
첫눈이 오는 날 만나자는 연인과의 약속.
세상이 동화처럼 하얗게 변하는 그날을
올해도 많은 청춘들이 두근대며 기다리리라.
그런데 궁금함이 생길 수 있다.
내가 있는 곳은 눈이 오는데
상대가 있는 곳이 오지 않는다면 어쩌지?
또는 그 반대면 어쩌지?
혹은 비와 눈이 섞여 내리면 어쩌지?
그럼 기상청에 물어봐야 하나...
혹시 이런 쓸데없는 생각들이 든다면
틀림없다.
당신은 더 이상 청춘이 아니다.
(나도 그렇다)
게다가 부모는 더하다.
군대 간 울 아들
눈 치운다 엄청 고생하겠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단어 하나에도
첫눈에 반한 첫사랑 같은 설렘의 찌꺼기가
아직 남아있음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