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본드형 Sep 21. 2024

부부 시인

추석이 지났으니

이제 빼박인 가을이다.


시월이 코앞인데도 아직 여름인 양

마지막까지 폭염을 내뿜던 고약한 날씨도

어제부터 내리는 가을비로 얌전히 물러가는가 보다.


나이 오십에 터져버린 감수성에

새벽부터 일어나 무작정 글을 써대던 3년 전.


나는 시를 썼다.


https://brunch.co.kr/@jsbondkim/162




그런데 요즘 아내가 그렇다.


실용과 효율의 T성향이던 그녀가

그 반대편 F만의 언어인 시를 쓰기 시작했다.


제법 어울리는 그림까지 그 

하루에도 내게 톡으로 보내온다.


이런 식이다.


아스팔트 위에서
꿈틀대는 지렁이를 보고
돈 벌러 고향 떠나
팍팍한 서울살이에 고생하시던
돌아가신 부모님 모습이 떠올라 써봤어.

 




날씨가 시인을 만드는 건지

나이가 시인을 만드는 건지


아니면,

우리가 원래 시인이었던 건지...


매거진의 이전글 휴가는 여행이 아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