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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멍하는 날

아내의 소원풀이

by 본드형 Nov 2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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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렇지!


아내의 속셈을 알.


처제네 김장은 핑계였고,

전원주택에서는 불멍이 가능하단 걸 노린 게 틀림없다.


5시간이나 걸린 '노동'을 끝내자마자

나에게 장작을 패오라 하더니,

며칠 전부터 동네에서 몰래 모았다며

솔방울 한 보따리를 차에서 꺼내와 신나게 불을 피운다.


저리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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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도 안 되었는데

주변이 벌써 어둑어둑해진다.


솔방울 불멍도 좋지만

추위를 버티기엔 화력이 약하다 싶은데...

마침, 일하러 나갔던 동서가

어떻게 알았는지 참나무 장작을 한 박스 사들고 왔다.


전문가의 손길이 닿으니

불꽃이 확 살아나며 주변 공기를 데운다.

순식간에 분위기는 캠프파이어장로 변해 버렸다.


블루투스 스피커를 켜고

딱 어울리는 노래를 스마트폰으로 찾아냈다.


"이 밤을, 이 밤을 다시 한번

당신과 보낼 수 있다면~어어언..."


그래, 이게 바로

'도시 촌놈'이 꿈꾸는 전원주택 사는 맛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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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밤이 깊어지고


낮에 만든 김장 김치에다

숯불 위에 구운 고기와 조개로

처제네와 우리 부부는 한껏 호사를 누렸다.


휘영청 달빛아래

잔불에 비치는 아웃는 얼굴을 보며

물었.


소원 풀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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