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 4 [完]

단편

by 장순혁

- 섬

해가 밝아오는 새벽.
섬에 도착했다.

김 선장 : "그러면.. 딸꾹.
나는 가볼게.
뭔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딸꾹."

털털거리며 김 선장의 배가 되돌아 떠나간다.
점차 작아지는 김 선장의 배를 바라보는 나.
배가 완전히 사라지고
나는 빈 선착장을 둘러본다.
배도,
사람도,
무엇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저 멀리에 큰 산 하나가 있고,
반대쪽, 나와 가까운 곳에는
하얗게 홀로 외로이 서 있는 등대만이 있을 뿐.
저 등대를 바라던 수많은 사람들이
중국으로 이름도 없이 팔려 갔다고 했다.
형도 처음에는 저 등대를 바라며 왔을까
아니면 처음부터
등대는 안중에도 없었을까.
일단 등대부터 확인하자.
나는 등대를 향해 걷는다.
방파제에 파도가 부딪쳐 갈라지는 소리만이

쏴아아
쏴아아

하면서 들려오고
옷에 바닷물 방울들이 조금씩 튀길 뿐.
머지않아 등대에 닿는다.
낡은 나무 문이 입구다.
문을 열어본다.
열리지 않는다.
문을 두드려야 하나, 하며
문 이곳저곳을 살펴볼 때에
문 옆 벽에 걸린 빨간 조명탄 발사기가 보인다.

나 : "아침인데 괜찮으려나.."

조명탄 발사기를 꺼내 하늘을 향해 조준한다.
방아쇠를 당긴다.

피유우


푸른 하늘에 붉은 빛줄기가 새겨진다.
빈 조명탄 발사기를 도로 벽에 걸어놓는다.
등대 문 앞에 앉는다.
등대 문을 천천히 만져본다.
두꺼운 나무로 만들어진 문.
안에서 빗장을 잠가놓으면
누구도 안으로 들어서지 못할 만큼
두텁고 또 단단하다.
다시 침묵이 자리를 차지하는 허공.

덜컥

나 : "응?"

등대 안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분명히.
자리에서 일어나 문에 귀를 가까이 대본다.
그때,

아이 : "이연우."

뒤를 돌아본다.
많아야 고등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여자 아이가
어느샌가부터 내 뒤에 있었다.

나 : "..네."

아이는 뒤돌아 걸어가며

아이 : "따라와."

나는 그런 아이에게

나 : "저기.. 이 안에서 소리가.."

아이는 신경도 쓰지 않고 계속해서 걸어간다.
나는 그런 아이와 등대의 문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굳은 얼굴로 아이의 뒤를 따라간다.


- 산

아이 : "궁금한 게 많겠지."

아이의 뒤를 따라 아마..
한 시간은 넘게 선을 올랐을까,
아이가 먼저 말을 꺼냈다.

나 : "그렇긴 하죠. 근데.."

아이가 고개를 돌려 나를 본다.

나 : "왜 반말이지?
나보다 훨씬 어린 것 같은데.
여기 놈들은 다 존댓말을 모르나?"

내 삐딱한 말에
아이는 피식, 웃는다.
아이는 다시 고개를 돌리고는 마저 산을 올라간다.

아이 : "이현우, 아니, 형을 만나러 왔나?"

나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게
두 팔을 뻗어 균형을 잡으며

나 : "글쎄.
만나러 왔다기보다는..
그냥, 할 게 없어서 왔지.
심심했거든."

아이 : "고작 그 정도의 이유로,
정체도, 무엇을 하는 지도 알 수 없는 이곳에 왔나?"

나 : "내 성격이 워낙 시원시원해서.
그리고 뭐하는 데인지는 알고 왔어.
사람들 가져다 판다매?"

아이 : "..."

아이는 다시 입을 다문다.

나 : "그나저나,
난 누가, 왜 부른 거지?"

아이 : "..."

나 : “설마 이현우가 부른 건가?”

아이 : “...”

나 : "그 정도는 말해줘야 되지 않나?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아이 : "..이제 곧 알게 될 거야.
알고 싶지 않더라도."

나 : "모르는 것보다는 낫겠지."

산길은 점점 험난해지지만
아이는 숨 한 번 고르지 않고
계속해서 산을 오른다.
익숙하게.

나 : "잠깐만."

아이가 걸음을 멈추고 나를 돌아본다.

나 : "잠깐만 쉬었다 가자고."

아이는 대답은 하지 않지만
가만히 서서 걸음을 멈춰준다.
나는 가쁜 숨을 고른다.

나 : "후우..
후우.."

나는 보이지 않는 산꼭대기를 올려다보며

나 : "뭘 얼마나 대단한 걸 숨겨놨길래,
이렇게 산 높이까지 올라야 되냐?"

아이 : "..구태여 숨기지 않았다.
그저 거기에 있을 뿐,
그저 거기에 존재했을 뿐이니까."

나 : "에휴..
그런 식으로 말하면
뭐 니가 똑똑한 것 같아?
하여간 어렵게 말하면 지들이 다른 놈들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놈, 아니지."

나는 아이의 얼굴을 보며

나 : "착각하는 연놈들이 있다니까."

아이는 그런 나를 가만히 내려다보며

아이 : "그대가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닌가?"

나 : "뭔 그대 타령이야,
존나 오그라들게.
너,
그 말투 다 인터넷 보고 배운 거지?
하여튼 인터넷이
애들 다 배린다니까.."

아이 : "..마음대로 생각하도록.
달라지는 것은 없으니까."

나 : "어째 말하는 게
존나 할아버지 같네."

아이 : "..다 쉬었으면 다시 오르지."

아이는 내 대답을 듣기도 전에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고,

나 : "좀 천천히 가!"

투덜거리며 나도 다시 산길을 따라 오른다.


- 입구

산 중턱쯤.
아이가 걸음을 멈춘다.
헉헉대며 아이의 뒤를 따라가던 나.

나 : “휴우우..
그래, 너도 이제 지칠 때 됐지.
후우..
하아..”

그러나 아이는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아이 : “도착했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나 : “여기?
아무것도 없잖아.”

아이 : “이곳이 맞다.”

왜인지 모르게 드는 불안한 기분에
나는 허리춤에 꽂아놓은 빠루에 손을 가져가며

나 : “..왜.
여기서 나 죽이고 장기나 갖다 팔려고?”

아이는 피식, 웃더니

아이 : “글쎄..”

갑자기 아이가 손뼉을 크게 짝, 친다.
나는 화들짝 놀라며
빠루를 꺼내 아이에게 겨눈다.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보는 아이.
그때, 아이의 뒤편에 있던 바위가
굉음을 내며 옆으로 움직인다.
바위 뒤에,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인다.
아이는 고개를 까딱하며

아이 : “들어가지.”

나는 엉거주춤 서 있다가,
아이를 바라보며

나 : “어..
흠흠.
어.”

나는 아이와 함께 바위 뒤를 향해 걷는다.

아이 : “놀랐나?”

나 : “아니, 뭐..”

아이의 목소리는 여전히 변함없지만
왜인지 나를 놀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나 : “그렇게 놀라진 않았는데,
뭐랄까..
음..”

아이가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하고
따라 내려가려다 문득 고약한 냄새를 맡는다.
고개를 돌려보니
입구 옆의 덤불에 무언가 익숙한 것이 있다.

나 : "..?"

아.
시체다.
노인의 시체.
부패가 진행되어 썩어가기 시작하는.
그래서 한눈에 알아보지 못했다.

나 : “뭐야, 씨발!”

내 외침에 아이가 계단을 도로 올라온다.

아이 : “왜 그러지?”

나 : “왜는 씨발!
죽어있잖아!
너가 죽인 거야?
어?”

아이는 흘깃, 시체를 보더니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아이 : “그냥 껍데기야.
껍데기에 연연하지 마.
중요한 건 영혼이니까.”

아이의 차가운 말을 들으며
나는 멍해지는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다가,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그래,
생선 창고에서부터 위험할 거라는 생각은 했으니까.
위험해도, 가기로 했으니까.
아이는 그런 나를 가만히 바라보다
다시 뒤돌아 계단을 내려가며

아이 : “계속 가자고.”

나는 굳은 얼굴로
아이의 뒤를 따라 계단을 내려간다.

나 : “..누가 죽였든,
묻어는 줘야 되는 거 아니야?”

아이 : “묻힌 채 쉴 수 있는 것은
죽은 것들뿐이지.”

나 : “..충분히 죽은 것 같은데.”

아이 : “글쎄..”

바위가 뒤편에서 다시 굉음을 내며 닫힌다.
바위가 닫히자 계단 옆 벽마다 붙은 조명들이 켜진다.
내려간다.


- 연구자들

계단의 끝.
문이 있다.

쾅쾅

강철로 된 문을 두들기는 아이.
끼익, 소리를 내며 문이 열린다.
아이는 들어가고, 나도 따라 들어간다.
익숙한 냄새.
소독용 알코올, 병원의 냄새다.
안은 새하얀 대리석으로 장식되어 있다.
하얀 조명이 밝게 빛난다.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모여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안으로 들어선 아이와 나를 보는 사람들.
남녀노소 다양하다.
나는 벽에 등을 지고
경계하는 태도로 선다.
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는 다른 방에서 하얀 가운을 입고 온다.
사람들 중 한 명이 아이에게 묻는다.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 : “..설마 이연우인가?”

아이는 고개를 끄덕인다.
가만히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아이가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는
처음으로 미소를 짓는다.
소름끼치는 미소를.

아이 : “프히히..
다행히 늦지 않았지.”

그러고는 다시 사람들을 보며

아이 : “일단 가서 묶어놓기나 해.
귀찮아지기 싫으니까.”

사람들은 아이와 나를 번갈아 바라보다가,
나에게 다가온다.
나는 빠루를 꺼내 휘두르며
사람들을 물러서게 한 뒤,
아이에게 묻는다.

나 : “뭔데, 뭐냐고!
날 묶어?
여기서 씨발,
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나한테 뭔 개짓거리를 하려고!”

아이는 가운 주머니에 손을 푹 찔러놓고
나를 향해 걸어온다.

나 : “오지 마!”

아이는 여전히 소름끼치는 미소를 지으며

아이 : “너무 그러지 마.
그냥.. 음..
그래, 실험이라고 생각하면 돼.
너는 바이러스고,
니 형, 이현우는
바이러스를 집어넣을 생쥐야.
생쥐한테 바이러스가 먹힐지 알아보려면,
우선 바이러스를 생쥐한테 넣어야지.
그러니까..”

아이가 주머니에서 테이저건을 꺼내
피할 새도 없이 재빠르게 쏜다.
온몸이 저릿하게 전기가 오르며
나는 쓰러진다.

아이 : “닥치고 가만히 있기나 해.”

멀어지는 의식 너머로
아이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울린다.

아이 : “..등대로 연락해..
..이연우, 니 새끼의 동생을 데리고 있다고..”


머리를 땅에 처박고
정신을 잃는다.


- 이현우

누군가 나를 흔들어 깨운다.

나 : “으음.. 음..?”

..나..
어나..
..일어나!

지끈거리는 머리.
눈을 떠보니 의자에 앉혀져
밧줄로 꽉 묶여있는 나.
눈앞에는 이현우가, 형이 있다.
꿈인지, 현실인지.
머리가 너무 아프다.
어지럽다.

이현우 : “연우야, 괜찮아?”

나 : “..형?

이현우 : ”응. 형이야.
괜찮은 거지, 연우야?“

나 : ”뭐야..
여기 뭐냐고..
형.. 사람 ..죽였어?
형이 그렇게 싸움을 잘했나..?
여기, 여기는 뭐야..
다.. 뭐냐고..”

이현우 : “..기다려 봐.
형이 다 설명할게.”

아이 : “그럴 시간이 있을까?”

자꾸만 꺾이는 목을 세우려 노력하며
아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쪽을 본다.
아이의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있고,
형만 내가 묶인 의자 옆에 서 있다.
형은 입술을 깨물며,

이현우 : “..내가 분명히 말했을 텐데.
나는 관심 없다고.”

아이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아이 : “알지, 그럼.
여기서 이 박사가 그런 생각인 거
모르는 사람도 있나?”

이현우 : “그런데 왜..”

형의 말을 끊으며
아이는 말을 이어 나간다.

아이 : “우리 이 박사도 알다시피,
우리의 일명 만병통치약 프로젝트,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는 수술은..”

엄마가 병에 걸린 뒤 형이 의과로 옮겼던 생각이 난다.

아이 : “..실패야.”

이현우 : “...”

아이 : “자네의 담당 교수부터, 우리들까지.
정말 노력 많이 했지만..
아쉽게도 실패했어.
그러나 우리는 다른 대안을 찾았지.
바로..”

이현우 : “..뇌를 다른 사람의 몸에 이식하는 수술.”

아이 : “그렇지!
그런데 말이야,
사실 어떻게 보면 그 수술이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 아니겠나?”

이현우 : “..다시 말하지만 그건 치료가 아니야.
다른 이에게 몸을 강탈하는 거지.
게다가..”

아이 : “그 다른 이가 친가족밖에는
안 된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건가?”

이현우 : “..그래. 내가 말했지.
니들이 니들 가족이랑 몸을 바꾸든 말든 난 상관없고,
수술도..”

형은 나를 흘깃, 쳐다보더니

이현우 : “수술도 도와줄 테니,
나랑 내 가족은 건드리지 말라고.
나는 내 어머니를,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이곳에 자원한 거라고.”


- 이현우 II


아이 : “그래, 그래.
우리 이 박사는
등대에 박혀서 고결하게 연구만 하셨지.
덕분에 주름투성이의 낡은 몸에서
내 손녀의 건강한 몸에 들어올 수 있었어.
버려지는 몸은 가져다 팔아서
연구비로도 댈 수 있었고.
정말 고맙게 생각해.
그러나..
아무래도 우리가 불안해져서 말이야.
여기 있는 모두는 수술을 받았거나,
받기로 예정된 사람들이지.
그런데 자네만 수술을 받지 않으면
우리가 자네를 믿지 못할 것 같거든.
신뢰란 중요한 거지.
우리는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사이가 되어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우리가 자네를 위해
이렇게 자네의 새로운 몸을 힘들여 구해왔다네.
뭐.. 자네 글씨체 외우는 것 정도는 쉬운 일이라.
아, 고맙다는 인사는 됐어.
고개 한 번만 끄덕이면 돼.
수술에 동의한다고.
한 번만.
끄덕이면 돼.”

이현우 : “개소리하지 마.
내 동생은 돌려보내.
난 그 망할 수술 안 받을 거니까.”

아이 : “이런..
우리 연구의 결정체를 그렇게 말하면 쓰나.
사실 자네 의견은 필요 없어.
강제로라도 진행할 거였으니까.”
아이는 형에게 테이저건을 겨누며

아이 : “조금 따끔할 거야.”

탕-!

테이저건의 전극 바늘이 허공을 갈랐다.
형은 재빨리 옆으로 몸을 굴러
테이저건을 피한 뒤,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
쾅, 소리와 함께 안의 불이 모두 꺼지고,
사람들이 혼란에 빠져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아이 : “이런 씨발..
빨리 가서 예비 전력 가동 시켜!
이현우는 내가 잡을..”

퍽, 소리와 함께 아이의 말이 끊겼다.

퍽,
퍽,
퍽.

사람들이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왔고,

퍽,

소리와 함께
내 의식도 다시 꺼져갔다.
조용히 속삭이며 말했다.

나 : “형..
나..
버린 거야..?”


- 다시, 바다 위

쏴아아
쏴아아

파도 소리.
눈을 뜨면,
기우뚱대는 천장.
동그란 창문 밖으로 바다가 보인다.

나 :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머리를 짚으면 하얀 붕대가 정성스레 감겨있다.
배를 운전하던 이가
내가 깨어나는 소리에 뒤를 돌아본다.
익숙한 애꾸눈,
김 선장이다.

김 선장 : “일.. 일어났구,났구나!”

나 : “..뭐야.
뭐가 어떻게..
어떻게 된 거야..
당신이 여긴 왜 있어..”

김 선장 : “나도,나도 깜짝 놀랐,랐다.
이현,이현우한테 직접 전,전화가 와서,와서.”

맞다, 형.

나 : “형! 형은 어디 있어?”

김 선장 : “이현,이현우?
섬,섬에 있지.”

나 : “뭐? 이 씨발.
빨리 배 돌려, 빨리!”

김 선장 : “안,안 돼..”

나 : “그럴 때가 아니라고!
빨리 배 돌려!”

김 선장 : “이현우 부,부탁이야.
너,너를 데리고,고 나가,나가달래.
그리고 다시,다시는
섬,섬으로 데리고 오지,오지 말래.”

김 선장의 결연히 굳은 표정에
나는 다시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나 : “...”

그런 나를 안쓰럽게 보던 김 선장이
품속에서 종이를 꺼내 내게 건넸다.

김 선장 : “받,받아.”

나 : “..뭔데.”

김 선장 : “펴,편지.
이현우가 전해,전해 달랬어.”

나는 손을 뻗어 편지를 받았다.
꼬깃꼬깃 접힌 편지.
나는 편지를 펼쳐 읽었다.

...

김 선장 : “아, 그리,그리고.”

나는 울음을 참으며

나 : “..응.”

김 선장 : “금방,금방 갈테,갈 테니까
기다리고 있으래.”

나 : “..어디서?”

김 선장 : “집.”


- 형의 편지 (epilogue)

안녕 연우야
형이야
형은 요새 섬에서 연구를 해
형 담당 교수님이 추천해주셨어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는 수술이 있대
형이 엄마를 치료할 수도 있을 거래
형 열심히 할게
엄마 몸 괜찮아지시면 셋이 같이 집에서 밥 먹자

안녕 연우야
형이 어쩌면 엄마를 치료할 수 있을 것 같아
형 없어도 괜찮지?
엄마 잘 돌봐야 해

연우야
이 편지를 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가지고 다니게 되네
너가 이걸 봤으면 좋겠다
저번에 병원에서는 미안해
너가 섬에 오면
그 사이에 병원에서 형이랑 엄마랑 몸을 바꾸려고 했어
같이 연구하는 사람들이 너한테 설명해줬을 텐데
너한테 미리 말을 해줬어야 했는데
형이 이렇게 바보 같다
미안해

연우야
잘 지내지? 형은 잘 지내
아빠 장례식장에서 형이 말했던 거 기억나?
형이 엄마랑 너 지키겠다고 했잖아
약속 지킬게
무슨 일이 있어도

연우야
형이 너만은 지켜줄게
미안해
옆에 있어 주지 못해서
미안해

(급히 써서 휘갈긴 글씨체로)

연우야 형이 너 버린 거 아니야
절대 아니야
형이 바보 같았어
이게 맞는 줄 알았어
미안해
금방 갈게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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