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 봄_우리 만나기 10분 전.

나는 이러면서 너를 기다리지.

by Juco


너를 만나기 전,

내가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은

나를 지우는 일.


우리가 마주하는 동안에,

내가 너에게 허튼짓 하지 못하도록

지우고 또 지워

나를 전부 비우는 일.


너를 만나기 전에

너를 만나기 위해

내가 해야만 할 일이

어디 그뿐이겠느냐마는


혹여라도 우리가 만났을 때,

미처 다 지우지 못한 내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남겨진 나만큼

딱 그만큼.

내가 보기에 좋게끔

남들 보기에 좋게끔.


너를 함부로 재단하고

그 위에 나를 멋대로 덧칠하며

이윽고 진탕 망쳐버릴 어리석음.

그보다 속절없이 부끄러울 비극.


하여, 너를 만나기 10분 전.

내가 반드시 하고 있을 그것은,

내가 감히 너에게 그 어떤 허튼짓도 못하게


흔적 없이 나를

지우고 또 지우는 일.

보잘 것 없는 나를

구하고 또 구하는 일.


감은 눈과 모은 손.

짧은 기도와 밝은 너.

너를 만나기 전,

내가 남기는 흔적들.




너의 흔적을 찾아. 그리고 자세히 바라보면 네가 그토록 원하던게 보일거야.









너를 만나기 전의 기도문.


당신께서 이를 사랑하시는 만큼 이 시간, 그 사랑이 가득하게 하시옵고 저의 눈, 코, 귀, 생각, 마음, 행동 하나하나가 그 사랑을 나타낼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또한 제 입술과 혀를 주관하사 제 것이 아닌, 오로지 당신께서 그와 나누고픈 이야기, 당신만이 아시는 지금 그에게 가장 필요한 이야기들만을 허락해 주시옵고, 오직 당신의 도구로써 쓰임 받길 원하오니 당신께서 그와 소통하는 통로로써 저를 사용하여 주시옵소서. 이 시간, 당신만을 의지하며 담대히 마주할 수 있도록 늘 저와 함께하여 주시옵길 바라오며. 이 모든 말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렸사옵나이다. 아멘.



보다 짧은 기도문.


당신께서 이를 사랑하시는 만큼 이 시간, 그 사랑이 가득하게 하시옵고. 저에게서 나오는 모든 것이 내가 아닌, 주님의 것이 될 수 있도록 저를 지켜주시옵소서. 이 시간 늘 저와 함께 해주시길 바라오며, 이 모든 말씀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렸사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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