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라는 이름 아래 너무 많은 감정을 참아야 했거든

난 그게 날 향한 유일함이라고 착각했어.

by 주또

그래도 널 좋아하는 동안 즐거웠어. 재밌었어. 사소한 것들에도 이렇게까지 웃을 수 있구나, 싶었고. 작은 일들에도 설레하며 온 세상을 다 가진 듯 굴던 날들이 있었어. 물론 울기도 많이 울었지. 네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던 나였으니까.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 사람이 사람을 너무 좋아하게 되면 점차 기대라는 걸 하게 되니까 말이야.


네가 올 것 같은 순간들이 존재했거든. 나 혼자만의 오해였을 거 알아. 너는 내 뒤편을 보고서 살짝 미소 지었을 뿐인데, 난 그게 날 향한 유일함이라고 착각했어. 별 뜻 없이 건넨 호의에도 ‘혹시 너도 나를 좋아하는 건 아니려나’ 설레발쳤어.


누군가를 좋아하니 시간도 참 빨리 가. 울고 웃다가 벌써 몇 해를 보냈어. 네가 다른 사람 만날 땐 질투도 했고 무진장 마음 아파하기도 했어. 괜히 단절되어보겠다며 네 연락을 전부 무시한 적도 있고.


우정이라는 이름 아래 너무 많은 감정을 참아야 했거든.

무척이나 괴로웠어.


나는 끝까지 이 마음을 고백하지 못해. 만일 속내를 불어버릴 경우 더 이상 네가 나한테 고민 상담을 하지 않을 테지. 집 앞 놀이터에 가서 나이에 맞지 않게 그네나 타자고 하거나 노래방에 가자고 하지 않을 테지. 나는 그게 두려워서 말 안 해. 그냥 이 마음은 내가 알아서 잘 정리하도록 할게.


평생 따분하지 않을 청춘이 되어주어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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