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로빅 등록을 망설이는 2030 직장인에게
아쿠아로빅 수업은 수영장에서 진행이 된다.
그러면 필수 복장은? 당연히 수영복과 수영모겠지.
아쿠아로빅 첫 등록을 마친 그 주 주말, 설레는 마음으로 첫 수업을 기다리며 백화점 스포츠 코너에 가서 수영복 쇼핑을 했었다. 당시 나의 고민은 이것. 수영복을 입으면 나의 몸이 부끄럽지 않을까? 최대한 나의 몸을 많이 가리는 수영복이면 좋겠다, 라는 마음으로 골랐던 나의 첫 아쿠아로빅용 수영복은 바로 3부 반신 수영복이었다. 색깔도 최대한 화려한 색은 피하고 무난함의 극치인 블랙으로. 탈의실에서 수영장 물속까지 들어가는 짧은 시간만 부끄러움을 피하면 아주 최적인 수영복이라고 (그때는) 생각했었다. 수영모는 예전에 사용하던 실리콘 수영모가 있으니 이거를 가지고 가면 되겠다. 물안경도 예전에 쓰던 게 있으니 이거면 되겠지. 오케이 준비 끝!
대망의 첫 수업!
열심히 준비한 수영복과 수영모, 물안경까지 야무지게 착용하고 수영장에 들어섰다. 첫 수업은 너무나 재미있었지만 첫 수업을 마치자마자 나는 나의 아쿠아로빅 복장에 심각한 오류를 있다는 걸 깨달아버렸다...!
아쿠아로빅은 수영장에서 진행하지만 얼굴은 물속에 들어가지 않는다. 첫 수업의 50분 내내 강사님을 따라서 수영장에서 열심히 팔다리를 움직여도 나의 머리는 수영장 밖에 있었다. 이게 수영모의 종류와 무슨 연관이 있냐고? 수업이 진행될수록 점점 숨이 가빠지고 머리로 열기가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실리콘 수영모는 열기를 고스란히 배출하지 못하니 수업이 끝나고 아주 뜨끈뜨끈한 머리가 되어있었다는 얘기다.
수영을 한다면 실리콘 수영모가 머리 젖음을 최소화하고 차가운 수영장 물로부터 내 머리의 온도 유지를 지켜주겠지만, 아쿠아로빅에서는 실리콘 수영모? Nope, 비추천이다. 실제로 수업을 하면서 주변의 다른 수강생 어머님들을 보니 실리콘 수영모는 아무도 없고 전부 천 수영모를 쓰고 계시더라. 첫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바로 천 수영모를 빠르게 구매! 이후부터는 나도 천 수영모를 착용했고 50분의 수업이 끝나도 첫 수업과 같은 뜨끈뜨끈한 머리는 더 이상 경험하지 않았다.
아쿠아로빅이란 물속에서 팔과 다리가 쉬지 않고 움직이며 진행되는 운동이다. 따라서 팔다리를 움직일 때 걸리적거리는 옷차림이면 수업에 온전히 집중하기가 어렵다. 강사님은 다리를 앞뒤로 90도씩 뻗어 차는 동작을 자주 하시는 분이셨는데, 나의 3부 수영복은 다리차기 동작을 할 때 아주 거슬리더라. 자꾸 말려 올라가는 수영복에 신경이 쓰여서 수업 동작을 하나씩 놓치게 되었었다. 역시나 주변을 둘러보니 아쿠아로빅 고인물 어머님들의 옷차림은 심플 그 자체. 천 수영모와 기본 수영복. 3부? 반팔? 그런 게 뭐야, 그냥 우리가 "수영복" 하면 생각나는 기본 수영복을 모두가 입고 계셨다. 역시 심플 이즈 더 베스트인가.
나는 아주 시력이 나쁘다. 평소에는 렌즈를 착용하고 집에서는 안경을 착용하는데 렌즈나 안경 이 없다면 시야가 뿌옇게 보일 정도이다. 첫 수업날, 선명한 시야 확보를 위해 렌즈를 착용하고 물안경까지 착용하고 수업에 들어갔지만 물속으로 얼굴이 들어가지 않는 아쿠아로빅에서 물안경은 무쓸모였다(!) 역시나 주변을 둘러보니 나 혼자만 물안경을 착용하고 있더라. 다만 일반 안경을 쓰신 어머님들을 두세 분 뵈었는데 오호라 나도 아쿠아로빅 수업을 할 때는 굳이 렌즈착용 말고 안경을 쓰고 수업을 참여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케이, 나의 아쿠아로빅 복장은 앞으로 천 수영모에 기본 수영복, 안경이다.
많은 어머님들이 아쿠아슈즈를 착용하고 수업에 참석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하지만 1년 넘게 아쿠아로빅을 다녔던 나는 단 한 번도 아쿠아슈즈를 착용해 본 적이 없다. 아쿠아로빅 수업을 할 때 수영장 바닥이 미끄럽다 보니 중심을 잘못 잡으면 넘어지기 쉬워서 미끄럼 방지를 위해 아쿠아슈즈를 많이 착용하곤 한다. 하지만 나의 키에 맞는 자리에 서서 아쿠아로빅을 하면 넘어질 위험 없이 안전하게 운동을 할 수 있다. 나 역시 가슴 높이의 수영장 깊이에서 꾸준히 아쿠아로빅을 했고, 단 한 번도 미끄러지는 경험 없이 안전하게 운동을 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물의 부력 때문에 수영장에서 미끄러지는 일은 흔치 않다.) 그래서 나의 정말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아쿠아슈즈는 must는 아니고 optional인 복장 같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문제없는 아이템이랄까?
그래서 요새 나의 아쿠아로빅 복장은 바로바로
안경을 쓰고
천 수영모를 쓰고
기본 수영복을 입은
말 그대로 기본에 충실한 복장이다.
포털 사이트에 아쿠아로빅 복장을 검색해도 잘 설명된 게 없어서 시행착오를 겪었던 나의 케이스를 발판 삼아 새로 아쿠아로빅을 시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얘기한다. Simple is the 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