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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적성해 Aug 01. 2021

모른다고 인정한 당신은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메타인지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지혜다.     

 공자가 모르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우기는 제자 자로에게 깨우침을 주기 위해 한 말이라고 한다. 어찌 보면 말장난 같은 이 말은, 되새겨 볼수록, 진정한 지혜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솔직하게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당장 나부터 돌아봐도 전공 및 입시 관련해서 학생 학부모에게 질문을 받으면 아는 만큼 대답은 한다. 하지만 솔직하게 ‘그 부분은 제가 아직 부족해요. 제가 더 공부해서 알려드릴게요.’라고 답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그만큼 남 앞에서 나의 부족을 인정하고 드러내는 것은 창피한 일이다.

知彼知己(지피지기)면 百戰百勝(백전백승)이라고 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오히려 적을 알 지언정, 자신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내 몸의 주인은 ‘나’ 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사용설명서’를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자신의 강점이 있음에도 제대로 키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는 부족한 부분이 있음에도 인정하기보다는, 남 앞에서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

요즘에 학습코칭 관련해서 자주 언급되는 말이 있다. 바로 ‘메타인지’다. 사전적인 의미는 ‘자신의 인지과정에 대해 생각하여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자각하는 것과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하며 자신의 학습 과정을 조절할 줄 아는 지능과 관련된 인식’이다. 쉽게 말하면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이다.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에, 모르는 것이 있으면 깨끗하게 인정하고 제대로 배우는 것이다. 메타인지는 학생들의 학습법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국·영·수 만 학습하는 것은 아니다. 인생의 전반에 배울 것이 얼마나 많은가?

 사춘기 관련해서 누구보다 많이 공부했다고 자부했었다. 그래서 후배 교사나 부모님에게 많은 조언도 했었다. 그런데 나는 제대로 아는 게 아니었다. 방학과 코로나가 겹치니 아이와 공부문제로 마찰이 많다. 며칠 전 큰아이가 나의 공부 잔소리에 직격탄을 날렸다.

 “아, 진짜! 내가 공부하는 게 성에 안차면, 엄마가 대학 다시 가라고요!”

아이의 말을 들으니, 내 머리가 하나하나 레고처럼 분해되는 것 같았다. 도저히 아이의 언행이 이해가 안 되었다. 한참을 머리를 쥐어 잡고 생각을 한 후 결론을 내렸다. 나는 사춘기 아이를 모르는 것 같다. 밖에서는 꽤나 베테랑인 척했는데, 정말 모르겠다. 암튼, 나는 모른다고 인정했으니 지혜자이다. 다시 사춘기 공부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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