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혼자 있는다는 건 나에게 여전히 조금 어색한 일이다.
나는 혼자 있는 시간에서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지만, 정작 다른 사람의 부탁과 기대를 거절하지 못해 ‘진짜 혼자였던 시간’은 많지 않았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늘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었다.
그런데 통제 욕구가 강했던 사람과의 연애가 끝나고 나서는 더 이상 누군가의 요구에 흔들리고 싶지 않았다.
의식적으로 나를 피곤하게 만들던 관계들을 하나둘 정리했다. 이제는 정말 친한 친구 몇 명, 그리고 가족들과만 연락한다. 그랬더니 일상의 소음이 사라졌다. 그리고 놀랍게도, 시간이 정말 많아졌다.
출근하지 않는 주말엔 아침에 눈을 떠서 유튜브를 잔뜩 보고, 책을 읽고, 집안일을 하고, 운동까지 해도
하루가 길게 남는다. 그 많아진 시간 속으로 쓸데없는 생각들이 비집고 들어왔다. 때로는 그 생각들 때문에 괜히 더 우울해지기도 했다.
정작 혼자 남으니, 내가 진짜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사실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나는 늘 남의 요구를 들어주는 데서 의미를 찾았고, 정작 내 안의 요구나 미래에 대한 준비는 진지하게 들여다보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35살이라는 시점에 그걸 다시 배우는 중이다.
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로 가고 싶은지 하나씩 탐색해보려 한다.
그 안에서 나는 조금씩 내가 좋아하는 것, 그리고 진짜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찾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