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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 Jan 18. 2024

일상자아 관찰기록

프롤로그

나를 관찰하길 좋아한다.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이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온다. 하루에 100개의 일이 있었다면 100개의 자극이 된다. 나를 관찰하는 것은 세상을 관찰하는 것에 기반한다.


우리가 세상에 반응하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달라서 재밌고 또 달라서 같은 집에서 자라도 다른 사람이 된다. 오빠와 내가 다르듯이. 같은 선생님한테 배운 동창들이랑 내가 다르듯이.


어릴 적 나는 세상이 무서운 아이였다. 따뜻하고 안전한 집 문을 열고 나서면 수많은 사람들과 쌩쌩 달리는 자동차들, 각종 소음과 빛, 나를 바라보는 시선들을 마주한다. 처음 보는 모든 자극들이 무서워 엄마 뒤에 숨곤 했다. 누군가가 말을 거는 게 싫었다. 말하기가 서툴러서 속으로만 말했다. 하고픈 말이 많아도 머릿속에만 맴돌았다. 활기 넘치고 왁자지껄한 어린이는 나와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함이 나에겐 두려움이었던 것일까? 나는 숫기가 없는 학생으로 자랐다. 어린 내가 글쓰기의 매력을 알았더라면 그때의 나를 무어라고 묘사했을까?


지금의 나는 앎이 무찌르는 두려움의 쾌감을 알아버렸다. 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나의 우주 구석구석에 내가 탐험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새로운 자극은 두려움이 아니라 즐거움이 되었다. 새로운 도전은 내 생각의 틀을 깨버리고 자아를 하루하루 다르게 만든다.


며칠 전엔 인생이 점점 재밌어진다고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했던 것들을 하나씩 해나가면서 느낀 점과 생각들이(성공이냐 실패냐를 떠나서) 이전의 나와 버무려진다. 내가 어디로 구르느냐에 따라 크기도 색깔도 맛도 달라지는 눈사람 같달까.


그러니 이젠 새로운 것이 좀 덜 두렵다. 이리 구르나 저리 구르나 나는 점점 커지는걸 아니까.


세상에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에 나의 의식이 반응하고 무의식이 감각하는 것들을 관찰해보고 싶었다. 거창하게 쓴 것 같지만 일상을 살면서 내 안에 일어나는 모든 생각과 감정을 남겨보고 싶었다.


생각이 많은 아이야, 너는 무슨 생각을 하길래 생각이 그렇게 많은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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