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찾아온 행운
9월이 되면, 정확하게 9월 1일이 되면 나는 분명하게 가을을 확신한다. ‘9’라는 숫자의 모양도 발음도 참 가을 같아서인지(가을과 구 월은 같은 자음으로 시작해서 인지 느낌이 비슷하고 숫자 9의 동글동글한 모양도 왠지 포근한 가을날을 닮았다), 나는 8월 31일의 하늘과 9월 1일의 하늘은 정말 다르다고 생각한다. 9월이 되면 평소보다 자주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가을 하늘을 보면 높고 푸르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가을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이-”라는 전 국민이 알고 있는 노랫말을 나도 모르게 흥얼거린다.
올 가을에는 날씨가 맑으면 “이때다!”하고 뛰쳐나가고 있다. 좀처럼 집에서 나가지 않는 실내형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어쩐지 햇볕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맘 놓고 즐길 수 있는 건 날씨뿐이어서 그런 걸까? 높고 푸른 하늘을 보면서 생각한다. 오늘의 행운을 놓치지 말고, 누릴 수 있을 때 조금이라도 누리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