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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yong Julie Sim Jul 23. 2016

34일의 아프리카 캠핑 여행 이야기 #0. 프롤로그

세계일주 가려고 퇴사한 28살 여자 이야기: 34일의 아프리카 캠핑 여행

 남아공, 나미비아, 보츠와나, 짐바브웨, 스와질란드, 레소토 등 남부 아프리카 6개국을 34일 동안 여행했다.

 

‘노마드(유목민)’라는 이름에 걸맞게 앞뒤 배낭 두 개에 모든 살림살이를 이고, 캠핑 트럭과 텐트를 집 삼아 길에서 보낸 여행. 그 33박 34일은 ‘살면서 가장’, ‘살면서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습관처럼 튀어나올 만큼 참으로 강렬했다.   


긴 시간 동안 동고동락 했던 텐트

그리 쉬운 여행은 아니었다.    

 

살면서 가장 긴 기간 동안 한국 음식은커녕 아시아 음식도 입에 대지 못하고, 한국어는커녕 중국어조차도 한 마디 꺼내보지 못한 채 철저히 내 문화와 격리되어 지냈다.

살면서 가장 단기간에 가장 많은 생채기가 났다.  

살면서 가장 오랫동안 트럭을 타며 이동했다.

살면서 가장 차가운 물로 샤워를 했다.

살면서 처음으로 비자 문제로 추방(?) 당해 울면서 열흘 일찍 아프리카를 떠야 하기도 했다. 

    

Photo credit @ Jonathan Chen


그래서 더 놀라운 여행이었다. 

    

살면서 본 것 중 가장 비현실적인 일출, 가장 초현실적인 일몰들을 보았다.

살면서 본 걸 다 합친 것보다도 더 많은 동물들을 만났다. 

내 인생에서 오늘 본 것만큼 경이로운 건 본 적 없다고 말해 놓고, 그 다음날 또 새로이 감탄하며 똑같은 말을 꺼낼 수밖에 없는 나날들이었다. 그 아름다움을 표현하기에는 내가 아는 영어 형용사가, 아니, 한국어 형용사조차도 턱없이 부족했다.  

   

Photo credit @ Jonathan Chen


살면서 만난 어떤 여행 친구들보다 가장 많은 정을 주고 받은 친구들을 사귀었다. 

헤어지면서 눈물 섞인 포옹 대신, “나 거기 갈 거니까 곧 다시 만나.”라고 말할 수 있는 세계 여행자 신분인 것이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Photo credit @ Jonathan Chen
Photo credit @ Jonathan Chen


강렬했던 아프리카에서의 순간들, 특히 캠핑 생활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여행은 120점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곳'을 찾아내는 일이며, 
언젠가 그곳을 꼭 한 번만이라도 다시 밟을 수 있으리란 기대를 키우는 일이며, 
만에 하나 그렇게 되지 못한다 해도 그때 그 기억만으로 눈이 매워지는 일이다.
-이병률 '끌림' 중-




아프리카 캠핑 여행 이야기 예고편

[아프리카 캠핑 여행 #0]프롤로그: 강렬했던 그 순간들

[아프리카 캠핑 여행 #1]샤워 편: 공포의 야외 찬물 샤워 10분    

[아프리카 캠핑 여행 #2]텐트 설치 편: 매일 두 번, 텐트와의 씨름     

[아프리카 캠핑 여행 #3]텐트 찾아가기 편: 내 텐트 찾아 삼만리

[아프리카 캠핑 여행 #4]이동 편: 아프리카 여행의 반은 이동

[아프리카 캠핑 여행 #5]식사 편: 아프리카 캠핑하면서는 무얼 먹나? (업로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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