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남이 안 된다고 즐거워하지 말고
누구나 자신의 일이 잘 되고 성공하길 바랍니다.
성공하면 무조건 좋죠, 어느 누가 성공하지 않길 바랄까요. 그렇지만 일이 잘되는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은 때가 있죠. 잘 될 때는 기쁘고 자신감도 넘치지만, 잘되지 않을 때는 힘도 없고 내가 뭐를 잘못하고 있나 생각도 듭니다.
꼭 처음만 힘든 것이 아니라, 잘 되고 있다가도 갑자기 잘 안 될 때도 있는 거예요. 인생에서의 굴곡은 누구나 있기 마련입니다. 어떤 사람은 굴곡이 크게 오갈 수 있는 것이고, 어떤 사람은 작게 오갈 수 있는 거고요. 한번도 실패하지 않았다고 해서 결코 그에게 실패가 오지 않는 건 아닙니다. 잘 된다고 자만하지도 말고, 안 된다고 자책하지도 말아야겠죠. 꿋꿋이 내 길을 걸어가는 나만의 방향표가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방향 찾는 방법을 엄마에게서 배울 때가 많습니다.
주말에 엄마가 목걸이 하나를 맞추겠다고 해서 보석 가게에서 기다리는데 엄마한테 전화가 오는 겁니다. 엄마가 받으려는 순간 전화가 끊겼습니다. 옆에서 힐끗 핸드폰 화면을 보니 친구에게 부재중 전화가 와 있더라고요. 어떤 전화도 모질게 거절 못하는 엄마는 다시 전화를 걸어 통화를 10분 정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목걸이를 맞춰야 한다”며 대화를 끊었습니다. 목걸이를 맞추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엄마가 전화했던 친구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아까 전화했던 친구가 예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인데. 자기는 전화를 딱 한 번 해놓고 여러 번 했는데 왜 전화를 안 받느냐고 말하더라고. 자신에게 삐친 게 아니냐면서.”
“아, 아까 보석 가게에서 전화했던 그 분?”
“응, 사실 삐친 게 맞긴 맞아. 한 15년 전에 그 친구가 새로 일을 시작해서 너네 어릴 적에 데리고 먼 곳까지 가서 인사도 하고 그랬어. 그런데 그 친구는 내가 일하는 곳까지 한 번도 오질 않더라. 나도 서운해서 연락을 한동안 안 했더니, 이렇게 연락이 왔네.”
“약간 이기적이다. 엄마는 가줬는데, 그분은 한번도 안 오신 거야?”
“응. 근데 이 친구가 이번에 일이 잘 안 되서 접는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아까 전화하는데 그러는 거야. ‘너는 일 잘 되고 있냐고.’ 그래서 나는 전보다 더 잘 된다고 했더니, 그 친구가 그러는 거야. ‘좋겠다 너는, 평소에 사람들에게 잘 베풀어서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잘 되나 보다.’"
엄마는 본인의 일이 잘 될 때도 항상 말했습니다.
사람은 자만하면 안 돼.
1995년 IMF 때도, 2020년 코로나19 때도 엄마는 누구의 탓도 하지 않으며 늘 그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엄마는 경제가 좋지 않을 때도 타격을 입지 않았고 오히려 일이 더욱 잘 풀렸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잘 된다고 자랑하지 않았고, 자만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잘 안 되는데 남이 잘 되면 어떻게 배가 안 아플까요.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하잖아요. 엄마의 말에 최근에 있던 이슈가 생각났습니다.
”엄마, 얼마 전에 생긴 이슈가 하나 있어. 어떤 유명한 스타강사가 통장 잔고를 공개했는데 그게 엄청 많은 거야.”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갑자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났죠. 회사가 더 이상 운영을 할 수 없어 본인의 일을 하던 사람들은 일을 접기도 하고, 직원이었던 사람은 인원 감축으로 일자리를 잃기도 하고요. 매출이 줄어들거나 고정적인 수입을 잃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한동안 차지한 일이 생겼습니다. 스타강사인 이지영씨가 최근 유튜브에서 통장잔고를 공개한 거예요. 부동산과 차를 제외하고 가지고 있는 현금을 공개했는데, 그 액수가 130억이었습니다. 일반 사람이 벌기 쉽지 않은 금액이었죠. 물론 그 돈을 벌기까지 그분의 엄청난 노력이 있었다는 건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을 겁니다. 모두가 인정하는 스타강사이지만 경제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 소식을 접하니 박탈감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꽤 기사도 나며 이슈가 되었고요. 이 이야기를 엄마한테 해드렸더니, 엄마가 그러는 겁니다.
엄마는 늘 이렇게 기도해.
남이 잘 된다고 부러워하지 말고,
남이 잘 안 된다고 즐거워하지 말고.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마음가짐을 하는 엄마가 참 대단해보였습니다. 엄마의 말을 듣고 저도 한번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라디오를 할 때는 잘 되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처음부터 잘될 수는 없겠죠? 성공한 사람들은 많은 준비를 해왔고 하는 도중에 힘든 일도 있지만 견뎌내고 끈기로 지속해나갔을 것입니다. 게다가 잘 만든 콘텐츠는 한 명이 아닌 여럿이서 힘을 모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 명이서 하는 일과 여럿이서 하는 일은 퀄리티가 달랐습니다. 저도 혼자 라디오를 하면서 그게 눈에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세밀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단순히 "왜 쟤는 돈을 쉽게 잘 벌어?"라고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콘텐츠를 볼 때, 인기 많은 방송도 보지만 그렇지 않은 방송도 봅니다. 얼마 전에는 소통하는 실시간 방송을 우연히 보게 됐습니다. 시청자가 많은 인기 방송은 아니었는데, 8~9시간씩 꽤 긴 시간을 하며 방송을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시청자 수가 적고 후원도 없으니 방송을 하는 비제이가 조금 지쳐보였습니다. 시청자와 대화가 많이 없으니 할 말도 없어 보였고, 그러니 지친 표정으로 화면을 보는데 시청자가 조금은 날이 선 메시지를 보내는 겁니다.
-소통방송 한다더니, 그렇게 표정 안 좋게 하고 있고 무슨 소통을 해요?
상황이 조금씩 안 좋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비제이가 반쯤 농담을 섞어 말했습니다. "돈 벌려고 방송하지, 왜 소통을 하겠어요" 물론 솔직한 면이 개인방송의 매력이긴 하지만, 그 이후로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진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이 잘 된다고 그 면만을 보고 '나도 해봐야지'라고 시작하면 방향을 잃기는 쉽습니다. 부러움에 시작한 일은 부러워하다 힘들어지는 것 같고, 남이 안 되는 것만 보고 위안 삼으면 앞으로 발전이 더뎌지는 것 같습니다.
꿋꿋이 내 길을 걸어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관심을 많이 받고 싶어서, 또는 외롭고 쓸쓸해서, 아니면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두고 라디오를 하는 게 아닙니다. 라디오를 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쓴 대본과 제 목소리로 라디오를 듣는 청취자분께 좋은 마음과 위로를 해드리고 싶었던 거고요. 그게 점점 더 크게 퍼져 많은 사람이 좋은 위안을 받으면 더욱 좋겠고요. 그러기 위해 라디오를 지속해야겠죠?
아침 라디오를 자주 듣는 청취자분 중에 제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있었습니다.
"줄리님 저는요,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아침마다 라디오를 들으며 기분이 좋아요. 회사에서 그러는 거예요. 왜 대리님은 월 수 금요일만 기분 좋으시고 화 목 토요일에는 기분이 안 좋으세요?"
그 이야기를 듣는데 웃음도 나고, 정말 좋았습니다. 그것이 제가 아침 라디오를 기획한 목적이기도 했으니까요. 처음 듣는 청취자분들도 ‘편안한 목소리로 따뜻한 이야기를 해줘서 아침에 기분이 좋다’고 말해줄 때도 좋았습니다.
네이버 NOW에 방송하는 채널 중에는 저보다 청취자도 많고 반응이 좋은 곳도 많습니다. 아직 방송 경험도 적고 인지도도 없어 다른 라디오보다는 반응이 적습니다. 그렇지만 그것과 제가 어떤 연관이 있나요. 저는 제 일을 잘하면 되는 거죠. 너무 주위 의식만 하면 나를 잘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나. 우리 자신을 먼저 챙기자고요.
누가 나를 챙겨주나요, 내가 나를 많이 챙겨야지.
오늘도 좋아하는 일하면서 라디오 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일하면서 살길 바라며, 저는 계속해서 라디오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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