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달리는 밤을 건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목에 걸린 한숨을 움켜쥔 채
내가 쓰는 글들에게 하소연한다
귀 기울이는 것조차 사치처럼 느껴지는
침묵의 세상에서
내가 쓴 글들은 나를 외면하지 않는다
책장을 넘기며
수많은 이야기를 찾아도
어느 한 줄도 나의 비참을 품지 못한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이 한숨은
바닥에 흩어질 뿐이다
하지만 내가 지금 쓰는 이 글
떨리는 손끝에서
비뚤어지게 태어난 문장들은
말하지 않아도 안다
아무도 알 수 없던 슬픔과
홀로 뒤척인 밤들을
그 글들은
나만큼 느끼고,
나만큼 아파하며,
나를 닮은 위로를 건넨다
그래서 나는 쓴다
쏟아진 눈물을 흙처럼 받아줄 글을
시달리어 조각난 밤을 꿰매 줄 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