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머니에
매일 넣고 다닐
오르골 태엽인형이 필요해
적당한 거리, 적당한 배려 따위
하지 않아도 되는,
오직 나만을 위한
오르골 인형이
내 호주머니 속에 있었으면 좋겠어
언제든 꺼내어 태엽을 돌리면
기꺼이 나를 위해 춤춰줄 인형
갑자기 식어버리고
굳어버리는 나의 숨결에
바로 반응할
처방약이 되어줄 그 태엽인형
지금 내 주머니 속엔
오르골 태엽인형이 필요해
나의 모든 세포가 굳기 전에
마지막 힘으로
오르골인형의
태엽을 돌릴 거야
성냥팔이 소녀가
그토록 바라던
성냥 한 개비의 온기면 그뿐이야
태엽을 오래 감지 않을게
편하게 눈감을,
잠시만
노래해 주고 춤춰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