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를 닫고
다른 세계를 열어 그 안에 나를 놓는다.
고스란히 내가 사라져도
있는 듯 없는 듯 그대로인
나 없는 세계도 있어
그 안에 있어야 할 내가 없어도
없는지 아무도 모르더라
우린 그런 세계에 살고 있다.
관심을 거두어도 여전한 그곳
그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내가
사라지지 않고
그 자리에 흐릿하게 남아있는 세계
다른 세계에서 돌아와
다시 그 세계로 가면
또 여전히 있었던 것처럼 흘러간다.
있는 듯 없는 듯
존재의 흔적이 살아가는 그런 세계에 살고 있다.
그림 Tim Eit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