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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T의 감성 03화

흔적

by 허니모카



이 세계를 닫고

다른 세계를 열어 그 안에 나를 놓는다.

고스란히 내가 사라져도

있는 듯 없는 듯 그대로인

나 없는 세계도 있어

그 안에 있어야 할 내가 없어도

없는지 아무도 모르더라

우린 그런 세계에 살고 있다.


관심을 거두어도 여전한 그곳

그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내가

사라지지 않고

그 자리에 흐릿하게 남아있는 세계


다른 세계에서 돌아와

다시 그 세계로 가면

또 여전히 있었던 것처럼 흘러간다.

있는 듯 없는 듯

존재의 흔적이 살아가는 그런 세계에 살고 있다.






그림 Tim Ei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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